현대차, 그리고 대한민국 계속 달릴 수 있을까?
현대차, 그리고 대한민국 계속 달릴 수 있을까?
  • 김범수 미래한국 편집인
  • 승인 2018.12.1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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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 엑셀 스텔라 쏘나타 그랜저 제네시스. 대한민국과 함께 성장해온 현대차가 대한민국과 함께 멈춰 서고 있다. 우리 경제가 이념주도 정책과 대전환기 신성장 동력의 부재로 인해 신음하듯 현대차의 미래가 암울하다.

현대차의 최근 경영실적은 충격적이다. 현대차는 금년 3분기 영업이익이 76% 감소해 1.2%를 기록했다. 100원어치를 팔아 1원을 남겼다는 얘기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011년 10%대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이대로라면 0%대와 마이너스 기록도 시간 문제로 보인다.

김범수 발행인
김범수 발행인

현대차의 경쟁력 감소는 이미 ‘트렌드’가 됐다. 인건비를 보면 1인당 평균 연봉이 9213만원(2016년 기준)으로 일본의 도요타 9104만원, 독일의 폭스바겐 8040만원 보다 높다.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은 15.2%로 도요타 7.8%, 폭스바겐 9.5%보다 훨씬 높다. 생산성은 어떤가?

자동차 1대 생산에 소요되는 시간(HPV)이 평균 26.8시간으로(2015년 기준) 도요타 24.1시간, GM 23.4시간, 포드 21.3시간 보다 길다. 높은 인건비를 감안하면 생산성의 차이는 더 커진다. 그러한 현대차 노조는 작년 한해 임금단체 협상에서 24차례 부분파업을 했고 이로 인해 매출 손실 1조 6200억원를 기록했다.

미래 성장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연구개발비의 경우 작년 현대차의 매출대비 R&D 비중은 2.6%로 폭스바겐 5.7%, 도요타의 3.8%보다 현저히 낮았다. 절대액수를 비교하면 현대차 연구개발비 총액은 작년 2조 5000억 원으로 폭스바겐 131억 유로(약 17조 원)의 15%, 도요타 1조1600억 엔(약 11조 원)의 23% 수준에 불과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차에 20% 이상 관세를 부과할 경우 현대차가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자동차산업 기반이 무너지면서 경제 전반에 부정적 연쇄효과가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차 위기의 근원은 ‘오너십 리스크’로 요약된다. 고질적 노사문제와 생산력 저하, 미래에 대한 투자와 전략의 부재 등은 현대그룹 특유의 톱다운 의사결정 문화에서 최고 경영자의 역할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특히 가솔린-디젤의 내연차 시대에서 미래차 시대로 변화하는 전환기에서 현대차의 선재적 전략은 오직 오너의 몫이다.

현대차의 한전부지 매입가 10조 5000억 원은 (삼성 입찰 금액 4조 6000억 원) 정몽구 회장의 말 한마디로 결정됐고 이는 많은 이들에게 현대차의 ‘몰락’을 예견케 했다. 그정도 액수면 당시 매물로 나온 재규어-랜드로버(2조 3000억 원), 볼보(2조 1000억 원), 크라이슬러(4조 4600억 원)를 모두 사고도 남고 이를 통해 기술력을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이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다. 현대차의 미래는 IOT, 미래차, 반도체, 자율주행차, 공유경제 등 과감한 분사(分社) 전략과 사내벤처 등 일대 경영혁신을 위한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

현대차는 과연 다시 힘차게 달릴 수 있을까, 아니면 최고 속력을 이미 찍고 서서히 멈춰서버릴 것인가. 그리고 이는 비단 현대차 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기업 전반, 그리고 정치권과 시민사회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시대의 대전환기, 우리는 각자 변화를 받아들이고 미래를 열어갈 용기가 있는가. 커다란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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