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분야별 大진단] 북핵 폐기 없는 한반도 비핵화에 매달리지 말라
[미래한국 분야별 大진단] 북핵 폐기 없는 한반도 비핵화에 매달리지 말라
  • 김성민 미래한국 편집위원·자유북한방송 대표
  • 승인 2019.01.10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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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로서 느껴온 바지만 올해는 더 극심했다. 사람들의 이목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신년사가 아니라 북한 김정은의 신년사에 온통 집중되어 있었다. 기이한 현상이 아닐 수 없고, 이 기이한 현상은 이른바 판문점 선언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이른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서명했다. 그 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시대가 열렸다는 말장난을 시작했다.

돌이켜 보면 이 판문점 선언에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 연결 ▲최대의 안보위기와 직결되어 있는 남북군사합의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 중지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바꾼다는 명분하의 GP 철수 등이 예고되어 있었음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이 비핵화를 약속했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국민을 기만했던 것이다.

아무리 살펴봐도 판문점 선언에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문장은 없었다. ‘한반도에서 비정상적인 현재의 정전상태를 종식시키고 확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이 역사적 과제이다’는 북한의 케케묵은 주장만 확인될 뿐이었다. 더하여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는 얼빠진 수작만 선언문 뒷부분에 걸쳐 있었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정의용 특사를 미국으로 보내 트럼프가 놀라자빠질 만큼의 거짓말을 늘어놓도록 했고 트럼프를 만난 후 정의용은, 기자들에게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이 비핵화(약속)를 결심했음을 말했다고 전하였다”고 했다.

미합중국의 대통령마저 속아 넘어간 절묘한 거짓말이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84.1%나 치솟게 한 거짓말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국민 다수가 북한의 김정은이 핵포기를 선언한 줄 알았고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폐기란 환각에 빠져들 기세였다.

국내의 모든 언론이 문재인 정권이 자행하고 있는 희대의 사기극에 편승해 있었고 그나마 ‘한반도 비핵화’의 본질을 알고 있는 탈북자들의 입은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었다. 미군 철수를 전제로 하는 한반도의 비핵화…TV에 나와 그 단순한 진실을 빙빙 에돌던 어용 선동가들의 가긍한 모습이 지금도 어른거린다.

그리고 곧, 대한민국 정부의 적극적인 알선에 의해 트럼프와 김정은의 만남조차 이뤄졌다. 역시나 김정은은 싱가포르 선언을 통해 ‘미합중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2018년 4월 27일의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지향할 것을 약속한다’는 ‘지뢰’를 매설해 버렸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신년사보다 김정은의 신년사에 온통 집중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신년사보다 김정은의 신년사에 온통 집중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김정은 비핵화쑈에 속은 韓美, 핵만 없다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가
 

‘남과 북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하였으며 이미 채택된 남북 선언들과 모든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관계 개선과 발전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기로 하였다’는 국적불명, 민족반역의 판문점 선언을 미국마저 인정하게 하는 기막힌 환경을 만들었던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안전 보장을 제공해 주기로 약속했으며,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그의 확고부동한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못 박아 놓음으로 트럼프마저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커다란 함정에 차 넣어 버렸다.

말이 난 김에 외부정보의 차단 속에 내부정보를 생산 유포시키는 것을 체제 유지의 핵심요소로 삼고 있는 북한 당국의 언어유희를 자유세계가 당할 수는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트럼프 대통령이 혹 했던 한반도의 비핵화가 북한 주민들에겐, 주한미군 철수로 이해되고 있고 조국통일에 닿아 있다는 것을 부언한다.

체제 보장이란 말도 결국은 김정은 정권의 안전보장각서로 통한다. 집권 초부터 남조선 혁명과 무력통일에 대해 수도 없이 떠들어온 김정은 정권의 안전을 보장해 준다는 발상 자체가 대한민국은 안중에도 없는 미국 우월주의의 안이한 발상이다.

핵만 없다면! 핵만 없다면 세계 유일의 가혹한 독재정권마저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그보다 먼저 김정은은 정권 유지에 걸림돌이 된다고 고모부 장성택을 고사총으로 사살한 자이고 이복형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독살한 자이다. 권력 유지를 위해서라면 어떤 불법무도한 일도 저지를 수 있는 김정은과 그의 1인독재체제를 이런 전 근대적인 야만인 체제를 핵만 없다면 정상국가로 인정해 준다는 말인가.

김성민  미래한국 편집위원, 자유북한방송 대표
김성민 미래한국 편집위원, 자유북한방송 대표

그런 김정은이 이제 신년사라고 발표한 것에서 내가 핵보유국의 통수권자임을 공식화 했다. 김정은은 새해 벽두부터 ‘6·12조미공동성명에서 천명한대로…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정부의 불변한 립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이다’고 넋두리 했다.

그러면서 ‘이로부터 우리는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 이라는데 대하여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왔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다시 한 번 내외에 공식화했다.

또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그 무엇을 강요하려들고 의연히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리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겁박하기까지 하고 나섰다.

이렇게까지 김정은의, 공식 핵보유선언이 나온 마당에, 미국과 국제사회가 바라는 바가 북핵 폐기라는 걸 모르지 않는 문재인 정권이, 미군 철수를 강조하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의 본질을 쏙 빼고, 김정은에게 헛된 망상을 갖지 않도록 할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과거 햇볕정책의 잘못은 햇볕을 아무리 쪼여도 독재의 외투를 벗지 않는 김정은 정권의 본질을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 문재인 정권은 애당초 한반도의 비핵화가 미군 철수와 조국통일에 닿아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국민을 선동하고 기만하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고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정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해소되면 독재자 김정은이 체제 유지의 필수 수단인 핵과 미사일을 소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신문과 방송이 청와대의 논조를 따라 한반도의 비핵화를 자꾸 들먹이다 보면 미국과 국제사회가 남쪽 대통령 문재인의, 되돌릴 수 없는 한반도 평화정착론에 동조하리라고 믿는가. 세상에서 가장 부유하고 자유롭게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왜, 무엇이 부족해서 세상에서 가장 포악한 김정은의 저 북한에 끌려 다니면서 세금을 탕진해야 하는지 해명해 보라.

아울러 지금이라도 한반도 비핵화란 허접스러운 말 대신 북한의 핵을 포기하라는 단순하고 정직한 북핵 폐기의 원칙에 근거해 2019년의 대북정책을 수립하기 바란다. 끝으로 북한의 핵도 중요하지만 현 정부의 지지도와 직결된 국내의 일자리 창출 등에 눈길을 돌리라는 충고를 드린다.

김성민 미래한국 편집위원
자유북한방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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