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건국전쟁...해방 정국(政局) 3년의 전쟁 이야기 
[리뷰] 건국전쟁...해방 정국(政局) 3년의 전쟁 이야기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2.1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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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언론계에서 평생을 보낸 저자가 쓴 200자 원고지 1700장에 달하는 방대한 ‘해방 정국(政局) 3년’의 처절했던 전쟁 이야기다. 그 전쟁의 중심에 섰던 청년단체 가운데 기동타격대의 핵(核)으로, 좌파 무장 세력과 맞서 대한민국 건국의 밑거름 역할을 한 서청(西靑)과 민청(民靑)에 관한 생생한 기록이 이 책의 줄거리다. 

서청은 1946년 11월30일 정식으로 발족된 서북청년회의 약칭(略稱)이다. 여기서 서북이란 평안남북도를 일컫는 관서(關西)와 황해도 해서(海西)의 서(西), 함경남북도를 일컫는 관북(關北)의 북(北)에서 따온 명칭이다. 이들 지역에서 살다가 소련과 그 허수아비 김일성(金日成)의 탄압을 피해 남으로 내려온 서청 청년들은 누구보다 먼저 좌익의 정체를 몸으로 겪은 이들이었다. 

민청은 1946년 4월9일 종로 YMCA강당에서 결성된 대한민주청년동맹의 약칭이다. 민청은 유진산(柳珍山)이 회장을 맡았고, 이승만(李承晩)과 김구(金九), 김규식(金奎植)이 명예회장이었다. 이 책에서 큰 활약상을 보여주는 ‘장군의 아들’ 김두한(金斗漢)은 민청 감찰부장 겸 별동대장이었다. 
 

이들 서청과 민청의 우파 청년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전사(戰士)였던 데 비해, 좌파 청년들은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내걸고 싸운 계급혁명의 전위(前衛)였다. 그들은 옳든 그르든 신념을 위해 건국전쟁에 몸을 불살랐다. 

그것은 한편으로 조국의 미래를 놓고 펼친 미국과 소련의 대결, 좌우로 극명하게 갈린 두 세력의 충돌이었다. 제 나름대로의 애국심과 신념, 그리고 염원이 청년들의 목숨을 지푸라기처럼 버리게 만들었다. 

특히 남쪽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공산화를 노리는 좌익들의 준동(蠢動)에 대항한 우파 청년들은 ‘이름조차 없는 나라’에 대한 애국심에 목숨을 걸었다. 그들은 배고픔과 외로움, 그리고 죽창에 찔리는 고통을 참고 또 참는 놀라운 인내도 보여주었다. 저자는 이렇게 적고 있다. 

“그들은 증오만치 사랑도 알았고, 동지애도 있었고, 어떤 상황에서도 비겁함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이 글을 쓰면서 상대적으로 작은 내 모습도 확인해야 했고, 그들의 역사에 눈물도 흘렸다.” 

1945년 8월15일의 해방으로부터 1948년 8월15일의 대한민국 건국에 이르기까지, 꼬박 3년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좌파 청년들은 볼셰비키의 행동대로, 혹은 빨치산으로 죽었다. 박헌영(朴憲永)을 위시한 그 지도부는 미(美) 제국주의의 간첩이었다는 죄목으로 김일성의 칼날에 고문(拷問)당하며 삶을 마감했다. 

우파의 수많은 젊음들도 자유의 전사로, 혹은 북녘땅 게릴라로 볼셰비키의 칼날에 목숨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 더 많은 청년들은 자유한국의 ‘건국 세대’로 역사에 남았다. 그리고 다시 70년 세월이 흐른 지금, 종북(從北) 좌파 정권의 출현과 더불어 광화문 한복판에서 “공산당이 좋아요”를 외치는 미치광이의 소리가 들려오는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기이한 괴물(怪物)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것은 어쩌면 이 책에서 리얼하게 묘사된 ‘해방 정국’의 재현(再現)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掩襲)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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