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를 보는 눈 ] 동기윤리 vs 책임윤리
[ 시대를 보는 눈 ] 동기윤리 vs 책임윤리
  • 이종윤 미래한국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 승인 2019.02.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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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경제·사회학자인 막스 베버(Max Weber)는 1919년 그가 행한 연설 ‘직업으로서의 정치’(Politik als Beruf)에서 동기윤리(Gesinnungsethik)와 책임윤리(Verantwortungsethik)를 이야기하고 있다.

동기윤리란 어떤 행위의 동기만 선하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관계없이 그 행위는 선하다고 보는 윤리를 말한다. 베버는 성경이 가르친 윤리는 전형적인 동기윤리라 주장한다.

책임윤리란 동기뿐 아니라 그 행위의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질 수 있는 행위라야 선하다고 할 수 있다는 윤리관이다. 그는 정치윤리로서는 동기윤리가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한다.

이종윤 미래한국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이종윤 미래한국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오늘날 같이 복잡한 사회에서 단순히 좋은 동기를 가졌다 해서 그를 훌륭한 정치가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칼 만하임(Karl MannHeim)은 책임윤리야말로 오늘의 조직화된 사회에 필요한 윤리라 강조했다.

그도 역시 동기윤리는 기독교의 윤리관이라 지적했다. 그러나 1954년 미국 에반스톤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에서 ‘책임있는 사회’(Responsible Society)를 주제로 개인주의적이고 자유 경쟁적인 사회를 지양(止揚)하고 사회 전체에 대한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사회 윤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 “신약성경은 매우 발달된 개인윤리를 가지고 있지만 사회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무관심하다”는 것을 주장한 로저 멜(Roger Mehl)도 베버나 만하임과 같이 동기윤리를 말했다. 이 문제에 대한 진지한 대답이 필요하다.

성경은 사회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나? 구약성경 특히 아모스서는 하나님의 정의가 강조되고 있는데 이 정의야말로 오늘날 사회윤리의 중심 과제이기 때문이다. 신약성경은 정의를 무시한 것이 아니고, 진정한 정의를 실천해 보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사업으로 강조하고 있다.

사실은 오늘날 많은 교회들이 그리스도와 무관한 인간적인 차원의 사회정의를 부르짖고 있어 개인주의적이고 소극적인 면이 없지 않지만 칼 헨리(Carl F.H Henry)는 기독교 사회윤리도 마음의 변화 즉 거듭나지 않고는 무의미하다고 한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스도 없이 개인이 선해질 수 있다는 사고 방식은 그리스도 없이 하나님이 조금만 도와주시면 인간의 힘으로 사회를 개혁할 수 있다는 생각과 통한다. 그러나 인간은 하나님의 도우심 없이 사회개혁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성경의 줄기찬 교훈이다.

직업(Beruf)을 하나님의 사명, 소명으로 말하는 기독교를 믿는 독일을 전후 경제 대국으로 성장케 한 자본주의 정신과 시장경제 제도가 우리 사회에도 더 깊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 ‘일하기 싫거든 먹지도 말라’한 성경 말씀에 귀를 기울여 정부의 규제를 통한 통제보다 시장경제 체제가 원활히 돌아갈 수 있는 책임윤리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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