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대참사로 몰아넣을 KBS의 대형사고
국민을 대참사로 몰아넣을 KBS의 대형사고
  • 박한명 미디어비평가
  • 승인 2019.02.1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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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 재방송 참사로 증명된 KBS 기강해이, 그냥 두면 대참사 난다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미디어연대정책위원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미디어연대정책위원장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KBS가 한 일은 기존의 재난보도준칙을 전면적으로 개정하는 것이었다. 속보경쟁 과정에서 벌어진 ‘학생 전원 구조’와 같은 오보를 막으려면 사실을 정확히 취재 보도해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재난보도 범위로 자연재난 이외에도 메르스와 같은 사회적 재난을 포함시켰다.

인수공통 전염병이나 신종 인플루엔자 등 질병 재난이나 전기, 가스, 통신, 교통, 금융, 의료, 식수 등 국가기반체계의 마비나 이에 대한 테러 등도 포함시켰다. 공영방송으로서 자기 반성적 차원의 조치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피해자를 최소화하고 혼란을 방지, 재난에서 복구를 촉진하기 위한 원칙으로 △정확성 △피해자 배려 △인권 보호를 보편원칙으로 제시했고 ‘공식 발표자료 보도’, ‘유언비어 발생 및 확산방지’, ‘선정적 보도 지양’, ‘취재원에 대한 검증’, ‘비윤리적 취재금지’, ‘과거 자료 사용시 주의사항’, ‘오류 정정’, ‘컴퓨터 그래픽 사용시 주의 사항’ 과 같은 일반원칙들을 제시했다.

KBS의 이런 자기반성이 국민을 기만하는 쇼잉(보여주기)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한 사건이 바로 일기예보 재방송 사건이다. KBS가 평소 이런 재난보도준칙을 철저히 준수했다면 공영방송이자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KBS가 프라임 타임 저녁 종합뉴스 시간에 전날 일기예보를 그대로 송출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기후변화 대응실패가 미래 경제에 절대적인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들먹이고 싶진 않다.

날씨에 직접 영향을 받는 농·수산업, 건축업, 식품안전산업, 관광산업 등 소위 날씨경영은 우리 산업과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2월 12일 일기예보를 그 다음 날 똑같이 방송한 KBS의 정신 나간 보도에 생계에 피해를 입고 낭패를 본 국민들 피해도 있을 것이다.

2013년 필리핀은 태풍 ‘하이옌’으로 6300여명이 목숨을 잃고 400만 명 이상 이재민이 발생하는 엄청난 재난을 겪었다. 이때 발생한 손실액이 무려 28억 6천만 달러라고 하는데, 그때 만약 필리핀 방송이 KBS와 같이 일기예보 재방송이나 틀고 있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양승동 사장이 우파사장이었다면

정확한 기상관측은 군사안보에도 영향을 준다. 위나라 조조가 80만 대군을 이끌고 오나라에 쳐들어왔을 때 오나라와 손잡은 촉나라 유비의 군사 제갈공명이 기상현상을 분석, 예측하지 않았다면 적벽대전 스토리는 없었을 것이다. 비록 허구에 가깝지만 기상관측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는 데 이만한 이야기가 있을까.

산업과 군사가 고도화된 현대야말로 기상정보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기상정보를 정확히 관측하고 보도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전제조건이다. KBS의 일기예보 재방송 사건을 있을 수 있는 하나의 해프닝 정도로 치부하고 간단히 넘어가선 안 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KBS는 양승동 사장이 지휘한 이후로 그야말로 국민적 골칫덩이가 돼 가고 있다. 김제동과 같은 특정 정치세력의 마스코트 같은 편향적인 인사에 공정성이 필수인 시사프로그램을 맡겨 KBS를 선동매체로 타락시키고 있다. 그걸 위해 혈세나 다름없는 수신료로 거액출연료를 아낌없이 퍼주고 있다.

적폐청산이란 미명 하에 과거 우파정권 시절 보도를 뒤집고 기자와 PD들에 보복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러다 보니 제작자들이나 관련자들이 전날 일기예보가 재방송된 것도 모르고 몇 시간씩 방치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세월호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보도로 지난 정권에 온갖 패악질을 해온 KBS 아닌가.

그럴싸한 재난보도준칙까지 새로 만들었지만 KBS는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근무기강 해이와 무사안일주의가 판을 친다는 방증이다. 편파보도와 왜곡보도, 권력 방패막이 보도는 훨씬 더 악화됐다. 이런 KBS를 믿었다간 대한민국이 살 수 있는 골든타임까지 놓칠 게 분명하다. 죄송하다는 사과 한 마디로 끝낼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KBS에서 아직까지 책임자 징계 소식이 안 들린다. 제작 담당자들에 대한 처벌과 양승동 사장의 대국민 사과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우파정권 KBS 사장이었다면 어찌 했을지 반대로 생각해보면 된다. 사장 자리에 마냥 버티고 있기 힘들었을 것이다. 일기예보 재방송 사건은 일종의 전조증상이다. 이런 신호들을 그냥 넘긴다면 ‘대지진’으로 KBS가 무너질 날이 오지 말란 법도 없다.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미디어연대정책위원장(전 미디어펜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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