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그래서 캐주얼.... 이상하자, 일탈하자, 도전하자, 행복하자
[리뷰] 그래서 캐주얼.... 이상하자, 일탈하자, 도전하자, 행복하자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2.25 0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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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안병민은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원 MBA를 마쳤다. 경영직무·리더십 교육회사 휴넷의 마케팅이사로서 고객행복 관리에 열정을 쏟다 갑작스러운 대장암 진단으로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았다.

지금은 완쾌하여 [열린비즈랩]의 대표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 활동에 열심이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는 도전의 과정”이라 강조한다. 이 책 《그래서 캐주얼》 또한 그런 ‘삶의 경영’의 연장선상에 있다. 전작으로 《마케팅 리스타트》, 《경영 일탈》,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2017년 6월, 영국 하원이 의원들에게 ‘노타이’를 허용합니다. 지금까지 영국 하원에서는 넥타이 무늬만 요란해도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이젠 아예 타이를 매지 않아도 된다고 한 것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과거엔 패션 테러라고 여겨졌던 ‘청청패션’이 이제는 세련된 패션의 정석으로 불립니다. 구두 대신 운동화를, 정장 치마 대신 청바지를 입는 게 자연스러워지기도 했습니다. 바야흐로 ‘캐주얼 전성시대’입니다. 

왜 이런 흐름이 나타난 걸까요? 요즘 시대 우리 마음의 온도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마음의 온도가 영하 13.7도라고 합니다. 10대는 수능 때문에, 20~30대는 취업 때문에, 40대는 결혼과 자녀 때문에, 50대 이상은 노후 때문에 치열하게 사느라 마음이 꽁꽁 얼어붙은 겁니다. 이런 삶 속에서 우리는 점점 자신을 잃어가게 됩니다. 
그래서 나를 얽매는 것들을 벗어던지고 자유롭게, 나답게, 캐주얼하게 살자는 겁니다. 그게 진짜 오롯이 행복하게 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나이 마흔에 생존율 50%라는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중견기업의 마케팅 임원으로 일하던 때였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놀란 것도 잠시, ‘이번 생에 내게 주어진 시간은 여기까지인가 보다’라고 그저 자연스럽게 운명으로 받아들입니다. 그간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으면 큰일나는 줄로만 알고 살았는데, ‘울타리 없는 삶’을 살기 위해 17년간 이어온 회사 생활을 미련 없이 접습니다. 

돌아보니 지금껏 팽팽하게 줄만 당기며 살아왔던 세월이었습니다. 직장에 충실히 한다는 핑계로 밤늦게 퇴근하고 새벽같이 출근하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항상 아이들이 자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게 익숙했고, 아내와는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눠본 기억이 머나먼 과거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하지만 줄이란 것도 버텨낼 수 있는 한계가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몸도 마음도 탈이 나고 보니 이젠 좀 느슨하게 풀어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보였습니다. ‘나답게 살지 않는다면 행복은 요원한 것’임을 말입니다. 

불혹에 가까운 나이로 2017년을 빛낸 스포츠 선수로 꼽힌 이동국 선수는 “경기 직전 2, 3초 동안 내가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할지 머릿속에 떠올리면 가슴이 뛴다. 그런 설렘이 사라지면 은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내 가슴이 설레는 삶이라야 행복하다는 겁니다. 

한국 골프의 레전드 박세리 선수도 긴 슬럼프에 빠졌던 이유를 자기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붙인 자기기만에 있었다고 고백하며, 스스로에 대한 사랑을 되찾자 다시금 일어설 수 있었다고 회상합니다. ‘나’라는 중심을 잃고 목표만을 바라보니 그토록 좋아하던 골프마저 고통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진정한 자신의 행복을 찾아 눈부신 발자취를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은 ‘나다움’을 잃지 않는 캐주얼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그들의 사례와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 속에서 과연 어떤 것이 진정한 행복으로 향하는 길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역발상의 사상가 ‘노자 철학’에서 캐주얼한 삶의 비유와 방법을 찾아봅니다. 노자는 ‘천하개지미지위미 사악이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 개지선지위선 사불선이皆知善之爲善 斯不善已’라 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하는 걸 나도 그렇다고 하면 그건 나쁜 일이고, 세상 모두가 좋다고 하는 걸 나도 좋다고 하면 그 역시 나쁜 일’이라는 뜻입니다.

좋고, 나쁘고, 아름답고, 추함은 저마다의 기호와 취향이 있으니 누가 정해준 기준을 따라갈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 책 《그래서 캐주얼》이 말하고자 하는 바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처럼 온전한 나로 살아갈 수 없는 시대에 ‘나답게 산다는 것’이 무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시간을 갖자는 겁니다. 여러분은 지금 ‘나답게’ 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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