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길] 정의를 강물같이 흐르게 하자
[미래길] 정의를 강물같이 흐르게 하자
  • 김범수 미래한국 편집인
  • 승인 2019.02.25 11: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를 세워라(Fiat justitia, ruat caelum).’

2017년 박영수 특별검사팀을 지지하던 시민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이 문구가 적힌 꽃바구니들을 특검 사무실로 배달했다. 사무실이 위치한 대치동 건물 앞은 시민들이 보내온 꽃바구니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고 한다. 이 격언은 국정원 댓글공작 수사에서도 진보좌파 진영의 단골 구호가 됐다.

지난 1월말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1심 유죄판결에서 드루킹의 대선 여론조작 공모행위가 단지 김경수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정황들이 포착되고 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는 영부인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수 천 명의 지지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경인선에 가자’고 수차례 외쳤다. 드루킹과 김경수가 공모했던 대선 여론조작의 비선 조직인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을 드루킹의 조직원들만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격려한 것이다.

김범수 발행인
김범수 발행인

김경수 특검은 대선 여론조작의 공모자들에 대한 제2의 ‘경인선 특검’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그 대상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로 모아진다. 재판을 통해 드러난 8800만 건 댓글조작 사실은 문재인 정권에 치명적이 될 것이다.

그래서인지 민주당과 좌파단체들은 ‘재판불복’을 공공연하게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김경수 재판 1심판사를 법관탄핵 명단에 추가하겠다는 협박도 나왔다. 그 판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원 뇌물죄에 유죄를 판결했었다. 물론 민주당은 당시 환호했다.

김경수 재판 항소심인 2심에서 무효를 선언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주장도 공공연하게 나온다. ‘가카빅엿’으로 물의를 빚었던 판사 출신 서기호 전 의원은 민변의 사법개혁특위 위원장 자격으로 출연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경수 1심 재판 판사와 2심 항소심 판사를 싸잡아 ‘양승태의 사노비’라며 불한당이나 할 수 있는 주장을 펼쳤다.

자신들의 마음에 드는 판결이면 정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불의라는 태도는 대한민국의 사법체계를 근본적으로 부정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것이 바로 ‘내로남불’의 끝판왕, 파쇼 인민독재가 아닌가. 민주와 정의를 위해 투쟁해 왔다는 운동권 정치인들, 그리고 법조인들의 민주와 정의는 도대체 무엇인가.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고 했다. 권력은 쟁취할 때보다 놓을 때가 더 어렵다고도 한다. 문재인 사람들은 이제 남은 기간에 권력을 어떻게 내려놓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20년, 100년 정권 창출’ 주장은 자신들의 정치 수명을 단축할 뿐이다.

우리 국민들은 보기보다 우매하지도 않고 비겁하지도 않다. 아무리 보수와 야당이 당장 무기력하다고 해서 모든 것이 자신들의 뜻대로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욕심이다. 욕심은 죄를 낳고 죄의 대가는 사망이라고 성경은 우리에게 가르친다.

민주당과 범여권은 겸허한 마음으로 주권자 국민 앞에 정의를 세울 것을 약속해야 한다. 자신들의 잘못을 고백하고 밝힐 수 있을 때 국민들은 여당을 신뢰할 것이다. 오직 정의를 강물같이 흐르게 하자. 경인선 특검이 그 시작이 될 수 있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