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 등 돌린 20대.....본질에 눈감고 부추기는 좌파 언론
문재인 정부에 등 돌린 20대.....본질에 눈감고 부추기는 좌파 언론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3.1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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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20대 지지율이 지속적인 하향세를 이어가면서 어느 때보다 이 세대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대는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뒷받침하는 핵심 지지층으로서 불과 수개월 만에 극적으로 변심해서다. 언론들은 이 세대를 앞다퉈 조명하거나 이탈 원인은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언론사의 색채와 논조에 따라 분석과 진단은 조금씩 달랐다.

YTN이 의뢰하고 리얼미터가 2월 25일부터 28일까지 수행해 3월 4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20대 지지율은 44.2%를 기록했다. 20대보다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연령대는 60대 이상(35.6%)이 유일했다. TBS 의뢰로 리얼미터가 2018년 지방선거 직후인 6월 18일부터 20일까지 실시해 21일에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20대 지지율이 78.9%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과 8개월 사이에 34.7%포인트가 빠진 것이다.

다른 여론조사 기관의 추세도 비슷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1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석 달간 전체 연령층의 문 대통령 월평균 지지율은 40%대 후반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12월 46%→1월 47%→2월 47%). 하지만 20대에선 하락세가 멈추지 않았고(51%→50%→47%), 이번 조사에선 월간 단위로는 처음 50% 아래로 떨어졌다. 20대에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하락했다. 민주당의 1월 평균 20대 지지율은 39%였고 2월엔 37%였다.

상대적으로 역차별을 받고 있는 20대 남성층의 좌절감은 결국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렸다.
상대적으로 역차별을 받고 있는 20대 남성층의 좌절감은 결국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렸다.

20대 이탈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친여권 진영

이런 가운데 여당과 친정부 인사들의 20대 폄하 논란도 이 세대의 이탈 현상을 부추긴 것으로 지목된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해 12월 출판사 돌베개가 주최한 ‘나는 왜 역사를 공부하는가’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특히 20대 남성에게서 낮은 현상에 대한 한 독자의 질문을 받고 ‘군대 가야 하고, 축구도 보고, 게임도 해야 하니 여성보다 불리해서’라는 식의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됐다. 1월 28일 청년층을 겨냥해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 하지 말고 아세안으로 가라’는 정부 한 고위 관료의 발언도 있었다.

여당 지도부 인사들의 잇단 발언도 파문이 컸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월 15일 국회 토론회에서 “20대가 가장 보수적인 것은 지난 정권에서 1960~1970년대 박정희 시대를 방불케 하는 반공교육으로 그 아이들에게 적대의식을 심어줬기 때문”이라고 궤변을 늘어놔 여론의 비판을 샀다. 같은 당 설훈 의원은 며칠 뒤인 2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에 대한 20대 지지율 하락의 이유로 ‘20대가 전 정부에서 제대로 교육 받지 못한 탓’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정부여당 인사들의 잇단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이 기간 동안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20대의 지지율 하락 추세가 꾸준히 이어졌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언론 보도 흐름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친정부 언론의 경우 20대 이탈 현상을 진영의 고정된 프레임으로 분석해 보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한겨레신문은 3월 3일자 기명칼럼으로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의 글을 게재했다. ‘20대 남성 지지율, 페미니즘이 원인이라고?’란 제목의 칼럼에서 홍 교수는 20대 남성이 문 대통령으로부터 이탈하는 현상의 원인을 페미니즘에 두는 일각의 분석을 거부했다. 홍 교수는 칼럼에서 “20대 남성의 불만이 여성의 집단이기주의나 페미니즘 때문이라는 분석은 더욱 문제적이다. 최근 페미니즘이 제기한 이슈는 디지털 불법 촬영, 직장과 학교에서의 미투, 성희롱·성폭력 등이었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삶의 모든 영역에서 성적 착취와 차별, 폭력을 몰아내자는 것이었다. 여성의 집단이기주의가 아니라 보편적인 인권과 평등의 문제였다. 정부가 부족하나마 대책을 내놓고 있을 뿐 그 요구가 다 실현된 것도 아니다. 이제 작은 성과들이 하나하나 쌓이고 있는 정도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남성들이 부당하게 ‘손해’를 봤다고 할 수 있을까? 그 요구는 여성의 집단이기주의이니 그만두어야 하는 것인가?”라고 했다.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만만한 소수집단인 여성과 페미니즘에 책임을 전가하고 희생양을 삼아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20대 하락 양상 자체가 일시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2~3달 동안 이어져 온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하며, 특히 20대 남성의 하락세와 관련해선 크게 성(性)이슈와 취업난 문제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권 실장은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기보다는 타인의 문제, 정부의 문제로 인식하고 역차별에 대한 반감 등이 축적돼 온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의 여성 정책에 대해 옳고 그른 것과 별개로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며 “기본적으로 취업도 어렵다 보니 그에 대한 피해의식도 내재되어 있어 현 정부의 정책이 공정하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20대 지지율 하락의 주원인은 남성들에 있다”며 “취업난에 대해 여성들로부터 피해를 본다는 생각과 ‘미투(나도당했다)’ 운동이 불거지면서 역차별이 불고 있는 데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면서 전반적으로 사회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시각은 홍성수 교수의 진단과는 거리가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대가 가장 보수적인 것은 전 정권에서 반공교욱을 받은 탓이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20대 젠더 갈등 회피하는 진보 언론

반면 경향신문의 1월 18일 토요판 기사 ‘20대 남성은 왜 문재인 정부에 화가 났나’는 비교적 객관적인 태도를 취하려는 노력이 보이는 기사다. 지난해 12월 리얼미터의 설문조사 결과 20대 남성의 문재인 정부 지지율(29.4%)이 60대 이상 남성(34.9%)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각종 분석이 쏟아져 나온 가운데, 특히 20대 여성의 정권 지지율(63.5%)과 큰 차이가 벌어진 원인으로 ‘젠더갈등’이 도마에 오른 것에 주목한 기사였다.

경향신문은 서울과 그 외 지역의 대학을 재학·졸업했거나 전문대 혹은 고등학교를 졸업해 일하고 있는 20대 남성 13명을 심층 인터뷰해 기사로 엮어냈다. 기사는 인터뷰에 응한 20대 남성들이 자신들의 정서로 ’박탈감’ ‘무력감’ ‘비관’ ‘열등감’을 꼽은 것을 열거하면서, 20대 남성 이탈 원인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실업증가, 급진적 남북관계, 친페미니즘적인 정부 정책 등을 꼽으면서도 “가장 공통적으로 나온 이슈(10명)는 양심적병역거부제와 현 정권의 ‘친 페미니즘 성향’이었다. 즉 젠더갈등은 20대 남성들의 억눌린 감정을 터뜨리는 표면상의 기폭제가 되었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그러나 젠더 이슈가 20대 남성 각자의 일상을 지배하는 고민의 핵심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기사는 페미니즘에 대한 이들의 정서적 거부감을 진단하면서도 사회학자 최태섭의 말을 빌려 “지금 20대 남성이 겪는 문제는 젠더 정책 때문이 아니고 거시경제의 문제와 청년정책이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 문제 때문”이라면서 “20대들의 고통을 해결하는 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젠더갈등, 분열만 더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본질을 비껴갔다. 또한 “부모세대에 대해 20대 여성과 남성은 태도가 확연히 다르다. 20대 여성들은 ‘어머니처럼 살지 않겠다’면서 남성에게 종속되는 결혼을 거부한다.

이들은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지난해의 미투 운동을 겪으면서 한국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차별을 고발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체로 거듭났다. 그리고 ‘굳이 남자 없어도 행복한’ 삶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대 남성의 태도는 애매하다. 이들은 “‘아버지처럼 살기 싫다’기보다는 ‘아버지처럼 살 수 있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고 말한다. 이들의 아버지 세대는 그래도 괜찮은 일자리를 잡고 결혼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기 때문이다”이라거나 “20대는 남성이 훨씬 많은데도 남성이 더 대접받는 문화 속에서 컸다.

게다가 초·중·고 시절엔 입시경쟁을 하고, 대학 시절엔 취업경쟁에만 매달렸다. 자연스러운 연애가 쉽지 않았다.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나호선 씨(27)는 “핸드폰에 ‘여사친’(여자사람친구) 번호조차 없는 남성은 여성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고 했다. 나 씨에 따르면 이성에게 ‘선택’ 받지 못한 남자는 여성에 대해 왜곡된 이미지를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 등으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반감 원인 가운데 핵심인 20대 남성의 반페미니즘 정서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음을 보여줬다. 이 같은 해석은 페미니즘 친화적인 진보언론의 한계를 보여주는 방증처럼 보인다.

좌파진영 언론비평 매체 미디어오늘은 2월 27일 <민중당 “20대 남성 지지율, 정부·여당 헛발질 그만”> 제목의 기사에서 “민중당이 ‘잇따른 정부와 여당의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과 관련한 헛발질에 아연실색한다’며 ‘젠더갈등, 남녀갈등, 세대갈등을 부추기는 발언을 쏟아내지 말고, 20대 청년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포괄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내 놓아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여성·엄마민중당은 27일 논평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과 홍익표 의원은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 원인을 전 정권 반공교육 때문이라는 억측을 늘어놓더니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에서는 페미니즘 운동의 강화나 성평등 정책이 그 원인이라는 황당한 결론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요인 분석 및 대응방안’ 연구보고서를 통해 여성편향적 정책 등이 20대 남성의 불신 및 지지 철회를 불러왔다는 분석을 거론하며 민중당의 입장을 부각시켰다.
 

20대 청년층의 문재인 지지 이탈은 공정성에 대한 실망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서울신문에 기고한 ‘20대는 왜 지지를 철회하고 있나’란 제목의 3월 4일자 칼럼에서 현 정부 핵심 지지층이었던 20대의 문재인 정부 지지율에 ‘적신호’가 켜진 원인을 상세하게 분석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20대는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이후 가장 능동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있는 세대다. 김 교수는 “정부 여당은 유독 촛불 민주주의를 강조하지만, 과연 자신들과 다른 집단의 의견을 인정하는 관용을 베풀고 주어진 법적 권리를 신중하게 행사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가.

최근 20대가 대통령 지지를 철회하는 진짜 이유는 고용절벽 때문만은 아니다. 20대는 현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하지 않고 과정은 공정하지 않으며 결과는 정의롭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김경수 재판 불복, 법관 탄핵 추진, 정부의 ‘보안접속’(https) 차단 등의 조치가 헌법 가치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모른다. 국민은 결코 어리석지 않다. 무지하고 오만하면 반드시 응징한다”고 진단했다.

문재인 정부를 뒷받침하는 좌파언론은 여권에서 이탈하는 20대 현상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여권발 20대 남성 비하 논란이나, 20대의 젠더갈등 등을 친페미니즘 시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짙었다. 진영이 추구하는 이데올로기와 프레임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셈. 언론의 이 같은 시각은 현상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해법 도출을 방해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20대의 지지 철회가 한동안 이어지리라는 예상을 거둘 수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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