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유를 남용하는 자들이 부르는 국가 위기
언론자유를 남용하는 자들이 부르는 국가 위기
  • 박한명 미디어비평가
  • 승인 2019.04.1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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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자유를 부르짖던 자들이 장악한 KBS와 MBC로 인해 신음하는 국민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미디어연대정책위원장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미디어연대정책위원장

“언론의 자유를 부르짖는 것은 그것을 남용하려는 사람뿐이다” 독일의 세계적인 극작가 괴테가 한 말이라고 한다. 필자가 괴테에 과문하여 실제로 그가 남긴 말인지 아니면 우연히 괴테 이름을 달고 명언집에 담기는 바람에 오랜 세월 떠도는 이름 모를 누군가의 명언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과거 누구보다 언론자유를 부르짖던 언론노조가 똬리를 틀고 앉아 ‘적폐굿판’을 벌이는 요즘 공영방송사 안, 소위 언론투사들의 행태들을 보면 이보다 더 적확한 말이 있을까 무릎을 치게 된다.

KBS가 지속적으로 사고를 치며 국민의 골칫덩이가 돼 가는 것도 따지고 보면 언론자유가 넘치다 못해 남용되는 탓이다. 북한 인권과 세습 문제를 박정희 박근혜 대통령 부녀의 경우와 똑같이 보는, 지각이 의심되는 자의 김정은 찬양 인터뷰를 그대로 방송한다거나 이승만 대통령을 미국의 괴뢰라고 부르는 망상적 관종 폴리페서를 간판으로 내걸고 부끄러운 줄 모르고 천박한 역사인식을 자랑해대는 꼴이 그 증거다.

자유가 넘치다 못해 방종에 이른 KBS의 현실은 이번 강원도 산불 사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양승동 사장은 울화가 치미는 국민을 대신해 항의하러 온 야당 의원들의 면담을 거부하고 놀랍게도 대신 부사장을 내보냈다. 야당 의원들이 “양 사장이 못 나오는 것이냐, 안 나오는 것이냐”고 하자 부사장 하는 말이 “안 나오는 것”이라고 했단다. 솔직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오만함의 끝판왕 이라고 해야 할까.

청문회서부터 보여줬던 ‘그까짓 물러터진 야당 의원쯤이야’ 하고 얕보는 양승동 사장 의식 저변에 깔린 본능적 우월감이 아니라면 이럴 수 있을까. 이들이 그토록 외쳤던 언론자유란, 권력에 취해 인사불성인 권력중독자의 모습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양 사장이 강원도 대형 산불 화재 늑장대처 이유로 ‘산불 방송은 15년 전 한 번 했을 뿐이라 노하우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내놓은 변명도 마찬가지다.

양승동 사장의 고백, 해임의 정당성

국가재난 주관방송사가 다른 지상파나 케이블방송보다도 특보체제 전환이 늦었다고 비판하는데 방송기술이니 노하우 타령이다. KBS 사장씩이나 되는 사람이 국민들이 왜 KBS를 비판하는지 기본적인 이해력이나 공감능력이 없다. 양 사장 본인 말대로라면 KBS는 집중호우, 태풍, 지진 등에 대해서는 반복적으로 방송해 특보 방송을 잘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만일 생화학 테러와 같은 준전시 상황이라든가 탈원전으로 인한 대규모 정전사태 블랙아웃이라도 벌어지면 어떡할 건가.

국가재난 주관방송사인 KBS가 전혀 쓸모가 없다는 얘기 밖에 안 되는 것이다. 양 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바로 자신을 해임해야 하는 이유를 고백한 꼴이다. 양 사장은 KBS 안에서 적폐청산 놀음에만 빠져 유능한 직원들을 죽이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 그런 무능과 편협성이 국가적으로 위급한 상황에서 KBS의 컨트롤 타워 기능을 죽이고 있는 것이다.

KBS가 언론자유를 남용하는 이들의 놀이터가 돼 버린 것처럼 MBC도 상황은 크게 다른 것 같지 않다. 작년 12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고도 사장 이하 임원들 일부가 자기 업무추진비를 삭감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고 한다. 아리송한 목적의 해외 웰빙 출장과 고액연봉이나 즐기는 이들은 방송문화진흥회가 부실경영을 지적하고 개선을 지시해도 거의 무시에 가깝게 버티고 있다.

이런 MBC를 바라보는 국민은 당연하게도 MBC나 방문진의 존재이유와 가치를 느낄 수 없다. 우리는 공영방송사 안에 차고 넘치는 언론자유가 거꾸로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언론자유를 남용하는 이들이 기세를 떨치면 그 그늘 밑에서 신음하는 이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정권의 홍위병 노릇하며 권력에 취해있는 KBS와 MBC 같은 공영방송의 무책임한 보도의 희생자 바로 국민이다.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미디어연대정책위원장(전 미디어펜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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