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과 남을 살아본 자로서 말하는 대북전략
북과 남을 살아본 자로서 말하는 대북전략
  • 김상민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장·선교사
  • 승인 2019.04.1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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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해서 남한에 들어선 첫 땅은 김포공항이었다(1995년).

‘야! 이거이 일본 같다야!’

모스크바에서 함께 온 러시아 벌목공 출신 탈북 동료들의 말이었다. 차량이나 사람이나 건물이나 모든 분위기가 그렇게 보였다. 폐쇄 북한 속에서 그래도 접한 조총련 관련 영화에서 본 발전된 일본이었다.

나의 경우에 첫 느낌은 ‘한쪽 땅만이라도 참 다행이다!’였다.

남한도 북한 같은 꼴로 되었다면 조국 전체가 무슨 꼴로 되었을까 하는 우려와 천만다행이라는 골수에 박힌 애국심의 발현이라고 할까! 북과 남의 비교는 남한에 입국한 지난 25년 전에 벌써 지옥과 천국 차이였다. 당시 북에서는 대량 굶어죽고 있는데 여기서는 ‘살 빼기 전쟁’을 하고 있었다. 보름달 같이 훤하고 풍만한 여자가 훨씬 좋게 보이는데(이뿐데) ‘마른명태’가 되지 못해 안달하는 것이 이해가 안 갔다.

내가 나온 북한 대학의 학장은 왜소하고 말랐다. 대신 운전수가 뚱뚱하다. 그런데 간부회의에 가면 운전수가 학장으로 보여 누구나 인사를 한다. 여기 남한에서 뚱뚱하면 개념 없는 남자이지만 저기 북한에서는 신분증 볼 것 없이 고급 간부로 여겨진다. 3대 세습 김 부자도 그래서 모두 뚱뚱한 것을 고집했다. 만수무강연구소에서 건강상 문제로 아무리 권고해도 소용이 없었다.

보름달 같이 살집이 좋은 여자가 미인으로 여겨지고 남자는 배 나오고 군턱지고 대머리가 돼야 위신 있어 보이는 것은 희귀성 때문이다. 모두 못 먹어 말랐는데 그 중 뚱뚱한 것이 미와 위풍이 되는 것이다.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은 북한 주민에게 띄우는 대북풍선은 자유의 소리를 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은 북한 주민에게 띄우는 대북풍선은 자유의 소리를 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북한의 간부들보다 나은 남한 대중들의 삶

저기 북한에서는 화목 등 경제적 목적으로 산에 가는데 여기 남한에서는 ‘할일 없이’ 등산을 하고 있었다. 북에 있을 때 백두산 근처에 3년간 있었지만 한 번도 올라간 적이 없다. 북한 말로 ‘배시때기 고푼데’ 등산과 관광이 다 뭔가. 북한에서 고급 간부나 탈 수 있는 승용차를 남한 인민들이 타고 다닌다. 사실 북한간부의 승용차는 아무리 직위가 높아도 국가 것이지 자기 것이 아니다. 그러고 보면 여기 인민들이 북한 중앙당 간부보다 훨씬 나은 삶인 것이다.

발전된 남한 모습은 더 말하기가 길어져 끝으로 한 가지만 추가하려고 한다.

북한에서 최고 기술대학은 김책공대이다. 나는 고중 때부터 장차 전자공학시대를 예측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해 김책공대 반도체 공학부를 응시할 정도로 전자공학도였다.

당시 세계 일류의 일본 전자공학 수준에 비해 북한은 한 세기 뒤졌다고 할 정도로 일본의 전자공학은 북한에서 ‘우상’이었다. 그런데 그 전자공학의 핵심인 반도체분야에서 남한이 일본을 압도한 것을 보고 정말 놀라웠다. 밤낮 항일인 북한이지만 그것은 말 뿐이고 진짜 항일은 남한이 하고 있었다.

평양 거리에 자동차는 90%가 외제, 현재는 중국제가 많다고 하지만 1980, 90년대에는 그 대부분이 일제였다. 서울에 와보니 그 반대로 90% 이상이 국산차이다. ‘주체의 조국’ 북한은 말뿐이고 실제 주체의 조국은 남한이었다. 아무튼 반도체의 꿈을 가졌던 나로서는 일본을 앞선 남한을 보며 진정한 주체적 자긍심을 느낄 정도로 놀라운 것이었다. 그런데 피부적인 생활로 볼 때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이 있었다. 그것은 남한의 그 어디나 있는 동네 마트에서이다.

겨울이나 여름이나 어느 때 가봐도 싱싱한 채소와 과일들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아이 머리통만한 사과와 배 등은 북한에서 김 부자나 먹을 수 있는 수준급이다. 그러니 여기서는 모두 김 부자 입 수준으로 사는 것이다. 눈이 펑펑 내리는 날 사슴이 산딸기를 한바구니 줬다는 동화 같은 현실이 남한에서는 이뤄진 것이다.

자유와 인권에 대해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김 부자 외에 간부 포함 전체 북한 인민은 말 그대로 수령의 노예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대통령도 잡아넣는(당시 전두환, 노태우) 진짜 인민 세상이었다. 이러한 남한의 풍요와 자유보다 더 놀라운 것은 살아보면서이다. 자살률이 선진국그룹(OECD)에서 1위라니 웬말인가. 다른 나라도 아니고 바로 위의 조국에 비하면 천국인데…

탈북자인 내가 여기서 행복한 것은 무엇인가? 항상 북한에 비해서는 모든 것이 좋기 때문이다. 고칠 수 없는 부정적 인간이 아니라면 이것은 당연한 것이다.

통일은 여전히 대박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북한 사람에게는 이 천국 소식을 알리는 것이라고 봤다. 그래서 특허를 낼 만큼 대북풍선을 개발해 날리는 ‘원조’가 된 이유이다.

남한 사람에게 할 일은 무엇일까. 당신들이 북에 비해서는 얼마나 천국에 있는지를 알리는 것이다. 그래서 광야의 메아리가 되어도 글을 쓰는 이유인 것이다.

그 밖에 절실하게 알리고 싶은 것들이 있다. 통일과 관련된 것들이다. 한마디로 남북한의 대출로는 통일이다. 지난 ‘한강의 기적’을 초월한 대출로가 될 것이다. 남한의 우수한 잠재력에 이 세상 가장 싼 인건비와 부동산을 가진 북한과의 통일로서 이뤄지는 시너지효과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침체된 남북한 처지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길임은 틀림없다.

혹자는 통일비용 소리하며 통일을 꺼려 하는데 이처럼 공허한 소리는 없다. 왜 통일투자이지 통일비용인가? 한마디로 경제활동의 중요지표인 인건비로 증명할 수 있다. 북한의 한 달 노임은 남한 돈 1000원 수준이다. 이마저 공장 가동률이 10%도 안 돼 못 받고 사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현재 남한은 한 달 평균 노임이 300만 원 이상으로 알고 있다. 통일되어 북한 월급의 백배인 10만 원을 줬다고 하면 290만 원의 인건비가 절약된다. 북한 근로자는 일한 대로 월급을 줘 살고 남한은 남한대로 이익이지 뭐가 손해난다는 말인가. 통일비용이란 말은 전범국 독일의 통일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서 실정이 정반대인 한국에 그대로 적용한 책상머리소리일 뿐이다. 또 흡수통일하지 않는다는 남한은 통일비용소리 할 자격도 없다.

통일되면 얼마 후 북한이 남한보다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변모될 것이다. 민원이 없고 국가소유지이므로 전 국토를 미국처럼 계획화해 건설하면 경전의 말 그대로 늦게 된 자가 먼저 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한반도 통일은 세계 평화와 경제 활성화에도 너무나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당장의 핵 문제 해결도 그렇지만 북한 때문에 꽉 막힌 것들이 펑 뚫리기 때문이다. 제3경제대국과 제2경제대국, 자원대국과의 육해공로가 한반도 통일로 이뤄진다.

혹자는 주변국이 통일을 반대한다고 우려한다는데 정말 그럴까. 한국이 통일되면 주변 3대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침략을 당할까봐 떤다? 이것은 우리의 못난 생각이지 한국의 통일을 누가 반대한다는 말인가?

남은 문제는 통일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자들과의 싸움이다. ‘전략으로 싸우라 승리는 이에 있나니’라는 경전의 구절처럼 통일전략을 바로 세우는 것이 만사형통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통일전략을 보면 배가 산으로 가는 격으로 꼭 반대로 향한다는 것이다. 통일전략이라고 해서 어려운 것은 하나도 없을 만큼 단순명료하다. 즉 통일을 원하는 세력과 안하려는 세력이 누구냐를 판단하면 된다. 그것은 뻔하고 뻔하지 않은가?

남한은 자존심을 상해가면서도 어떻게 하나 북한과 대화를 하려고 한다. 그런데 원초적인 인도주의인 이산가족상봉, 아니 서신거래라도 하자는데 분단 70년이 지난 오늘까지 성사되지 못하는 것이 누구 때문인가? 식민지 조국을 해방시킨 절세의 위인이며 6·25침략을 막아낸 백전백승의 영웅, 지상낙원 북한을 만든 인민의 유일수령이라며 3대 세습 신격화된 북한. 이런 거짓 우상은 라디오, 인터넷을 없앤 세계 유일의 폐쇄와 자기 고모부를 고사포로 박살내는 공포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핵무기 역시 이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수백만이 굶어죽어도 만든 것이다.

그러니 대화가 될까. 핵을 놓지 않겠지만 설사 놓는다고 해도 개혁 개방을 할까. 그들 입장에 서서 정상적인 대화나 개혁 개방이 가능하겠는지 상상해보라.

대명천지 민주화된 한국 국회에서도 국회선진화법을 만들어놓고 끝까지 양보 안하는데 과연 자기가 죽는 길, 정상적인 대화와 개혁 개방을 선택할 수 있을까. 답은 공리와 같이 너무나 명확한 것이다.

인터넷 없는 북한, 대북정보유입이 유일한 체제변혁 수단이다. (사진은 대북전단을 담은 풍선)
인터넷 없는 북한, 대북정보유입이 유일한 체제변혁 수단이다. (사진은 대북전단을 담은 풍선)

인터넷 없는 북한, 대북정보유입이 유일한 체제변혁 수단

대북전략, 통일을 위한 전략은 북한 통치자가 아닌 주민을 향해야 한다. 북한 주민이란 김 부자 족속을 제외한 북한 사람 전체를 의미한다. 이러한 전략은 1995년 남한에 입국한 때부터 필자는 시종일관 주장했다. 또한 이러한 전략은 1997년 탈북해 온 황장엽 전 노동당비서도 말한 바이다. 그는 온 세계가 김정일이 루핑다리를 건넜다며 들뜨게 만든 첫 남북정상회담 해인 2000년 월간조선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강조한 것이 또렷이 기억에 남는다.

“김정일은 아무리 그래도 중국 같은 개혁 개방으로 나오지 못한다. 북한의 변화는 김정일 정권을 통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의 진정한 변화는 북한 주민들을 각성시키는 데 있다.”

그의 예언대로 김정일이 죽을 때까지 세계가 들떠 바라던 것처럼 되지 않았다. 오히려 3대 세습으로 지금까지 변함이 없음으로 증명되었다.

2016년 탈북한 황장엽 다음 고위 탈북자라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도 똑 같은 취지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발언을 했다.

“북한은 신격화된 수령에 의해서 움직이는 나라이다. 북한을 변화시키려면 외부 정보를 유입시켜야 한다. 문화 콘텐츠보다 사상을 바꿀 콘텐츠를 보내야 한다. 북한 사람들은 김 부자의 노예이다. 통일은 노예해방이다. 통일의 주체는 북한 주민이다.”

황장엽이 누구인가. 북한의 머리인 주체사상을 만든 이이다. 그럼에도 그분의 말이 통하기는 커녕 미국 방문도 맘대로 하지 못하게 한 것이 남한 사회이다. 태영호 전 공사도 국정원 연구기관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 남한 사회이기도 하다. 기라성 같은 이들 탈북인사들도 이럴진대 나 같은 탈북자는 더 말해 무엇하랴.

그럼에도 진리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을 믿는다. 그 믿음으로 대북정보유입의 결정적 수단인 대북 대형풍선을 민간인으로 처음 개발했고 10여 년간 절대적으로 가장 많이 날리고 있다.

대북풍선이 대북정보유입의 결정적 수단이라 함은 라디오, 인터넷을 절대 불허하는 북한이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에서 전지전능하다는 수령의 통치력으로도 막을 수 없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레이더와 열, 소리, 육안으로 추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북풍선에 라디오와 전단(아날로그 및 디지털)을 달아 보내면 되는 것이다.

대북정보유입은 대북전략, 통일전략의 핵심이라고 감히 말한다. 혹자는 북한에 군사적 선제공격을 말하는데 이미 때가 늦었다. 핵을 보유하기 전에는 가능했으나 현재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부자가 그래서 결사적으로 핵을 개발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대화로, 햇볕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은 역사가 보여준다. 그래서 남은 대안이 북한 주민을 향한 대북정보유입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적화통일하고 싶어도 힘이 없다. 어떤 자료에 보면 북한은 남한의 전라남도 고흥군 경제력밖에 안된다고. 남한은 통일할 힘이 넘친다. 단지 의지력이 부족하고 대북전략이 문제일 뿐이다. 올바른 대북전략과 의지력을 가지면 통일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다.

나와 함께 대북정보유입운동에 물심양면 함께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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