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로의 초대
‘멋진 신세계’로의 초대
  • 김범수 미래한국 편집인
  • 승인 2019.04.2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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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결코 멋진 세계도 아니고 용기 있는 세계도 아니었다. 한 난자 (卵子)에서 180가지의 인간을 생산해내는 공장과 그 아이들을 타율과 강제에 의해 주어진 조건 속에서 교육 훈련시키는 장면으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시작된다.

실험용 병 속에서 태아가 자라나고 267일 만에 기계적으로 대량생산되는 태아들은 햇볕이 드는 방으로 옮겨져 병마개가 따진 후 유아실로 들어간다. 그리고 계급이 정해진다. 질서 정연한 유토피아의 세계다. ‘과학이 만병통치약’이라는 믿음이 창조한 이 멋진 신세계의 본질은 파시즘이다. 다만 그 과학을 ‘민주’라든지 ‘평화’로 바꾸어도 역시 파시즘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김범수 발행인

수많은 철학자를 배출했던, 그래서 논리와 이성적 사유로 치자면 그 어느 나라 국민에게도 뒤지지 않았을 독일인들은 너무나 쉽게 히틀러의 나치즘에 열광했다. 히틀러는 대중들에게 ‘독일인들은 평등하게 될 것’이라고 연설했다. ‘나치의 법은 정의로울 것’이라고도 했다. 당연히 그 평등과 정의는 나치에 복종하는 것으로만 보장됐다. 이를 위해서 자유는 반납되어야만 했다.

우리는 비슷한 연설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듣는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렇게 해서 “우리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에 살게 될 것”이라고 취임사에서 공언했다.

실제로 우리는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일들을 겪고 있다. 서민을 위한다던 최저임금 인상은 서민들의 일자리를 줄이고 있다. 우리 안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미국, 그리고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으로부터 동시에 ‘우리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는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요구를 받고 있다.

본업이 주식투자인지 재판인지 헷갈리는 판사가 국민들의 월등한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관에 임명되고 대한민국 국민은 커녕 간첩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의 친북성향 학자가 ‘통일부’ 장관에 임명됐다. 1심에서 대선여론조작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법정구속되자 민주당 의원들은 판사를 적폐라고 탄핵리스트에 올리더니 급기야 보석으로 풀어줬다.

판사에게 형량 민원 청탁을 넣은 민주당 의원에 대한 수사는 말이 없고 야당 의원들의 공기업 인사 청탁은 진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유죄로 간주되어 이름이 공개된다. 3줄 자기소개서에 귀거리 점퍼 면접을 하고 붙었다는 대통령 아들의 공기업 취업 특혜 의혹이나 행적이 수상한 대통령의 딸과 그 부군 이야기만 나오면 나라가 뒤집어질 정도로 청와대와 여당은 지금은 다수가 된 언론과 더불어 난리를 친다.

그 어디에 과정이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가. 그런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라면 굳이 경험하고 싶은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추락한 것은 날개로 인해 날아 올랐고 그래서 그 날개 때문에 추락한다. 권력은 날개다. 높이 오르는 자는 추락할 때 그 만큼 위험하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 너무 높게 날아 오른 것이 아닌가. ‘우리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는 그럴만한 이유를 갖고 있기에 지금까지 모든 세상 사람들이 관습적 지혜로 피해 온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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