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인터뷰] 투표장에 90년대생이 온다...‘무능한 민주당, 오락가락 한국당’
[릴레이인터뷰] 투표장에 90년대생이 온다...‘무능한 민주당, 오락가락 한국당’
  • 강지연 자유한국당 전문위원
  • 승인 2019.04.2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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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눈에 비친 양대 정당

밀레니얼 세대라 불리는 20대인 90년대, Z제너레이션. 디지털 모바일 세대인 이들은 그 특성답게 간편하고 재미있는 것들을 추구한다. 동시에 주체적인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중요시하는 세대다. 더 이상의 엄숙함이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20대 90년대생들은 어떤 정치적 성향들을 갖고 있을까. 강지연 자유한국당 전문위원이 발로 뛰어 만난 90년대생들의 정치적 생각들을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
 

김OO(여 만 25세)

서울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1994년생. '나도 보수지만 보수정당은 싫어요'라고 말하는, 그러나 지난 지방선거에선 어쩔 수 없이 자유한국당 찍었다고 고백하는, 흔치않은 20대 여성 보수주의자이자 페미니스트.

조OO(남 만 27세)

선출직 정치인이 꿈인 예비 청년정치인. 서울 소재 대학을 나와 정치 유관단체 취업을 희망하며 이직 준비 중인 1992년생 남성. 그전에는 꽤 규모 있는 청년단체에서 비상근직으로 일했다.


 

페미니즘 논쟁으로 인해 90년대생 젊은 커플이 깨질 정도로 20대 남성층의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은 매우 높다.
페미니즘 논쟁으로 인해 90년대생 젊은 커플이 깨질 정도로 20대 남성층의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은 매우 높다.

“여자 애들이 문재인을 욕하기 시작했어요”
 

- 윗세대하고 구별되는 90년대생의 특징이 뭔가요?

젠더 이슈요. 페미니즘 논쟁 때문에 커플이 깨질 정도로 남녀갈등이 심해요.
 

- 20대 여성 보수주의자는 처음 봤어요. 주변에 ‘나는 보수다’라고 말하시는 편인가요?

보수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어요. 그런데 보수라고 욕먹은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여자가 보수인 건 첨 본다, 20대가 보수인 건 첨 본다는 말은 많이 들었고요. ‘네 말 들으니 나도 보수인데?’라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 자유한국당 찍었다는 말도 하시나요?

아... 그건 좀...
 

- 왜요?

저도 보수지만 보수정당은 싫어요. 자유한국당 지지자라고 하면 일베충인 줄 알 거예요. 20대 여성에게 자유한국당 이미지는 딱 일베 이미지예요. 나의 보수 성향을 제대로 대변해주는 정당이 없어서 슬퍼요.
 

- 보수인데 자유한국당은 왜 싫어하시나요?

보수의 가치와 정책은 없고 인물만 있어요. 한마디로 박정희 정당이죠. 진보는 김대중 노무현 정당이고. 저는 보수지만 박정희 대통령의 독재까지 옹호할 생각은 없어요. 경제적 공적과는 별개로요. 인물이 아니라 가치와 정책을 중시하는 보수는 마음 둘 곳이 없어서 슬퍼요.
 

- 자유한국당의 어떤 점이 가장 맘에 안 드시나요?

왔다갔다 일관성 없는 거요! 무상급식도 반대했다가 찬성하고, 복지 확대도 반대했다가 찬성하고. 제일 화나는 건 지난 대선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했다는 거예요. 최저임금 인상이나 소득주도성장 같은 경우 왜 문제인지 끈기 있게 설득해야 하는데 그럴 의지가 없어 보여요. 그리고 특정 세대만 편든다는 느낌이 강해요.
 

- 특정세대라 하면?

60대부터 80대까지요.
 

- 그런데 일베스럽다는 건 좀 다르잖아요. 구체적으로 기억나는 사건이 있나요?

너무 많아서 ... 물론 민주당 손혜원이나 임종석, 문재인도 다 말이 안 되는 사람들이지만 ... 유은혜 같은 사람이 청문회 통과해서 부총리 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국민들에게 스트레스 주는 말을 자유한국당이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공당이라면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는데 너무 이념에 꽂혀서 5.18 논란을 일으킨다든지, 진영논리로 자기편만 너무 싸고 도는 건 혐오스럽죠.
 

- 그렇게 싫어하시면서 왜 자유한국당 찍으셨어요?

보수분열은 곧 패배니까요! 사실은 그전 선거에서 바른미래당 찍었는데 선거결과 보고 ‘아, 우리나라는 결국 양당제로 갈 수 밖에 없구나’ 깨달았어요.
 

-원래 보수정당 계열만 투표하세요?

스무살 때는 민주당 찍었어요. 그 땐 당연히 민주당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보수정당은 선택지에 있지도 않았죠.
 

- 생각이 바뀌신 계기는?

문과계열이라 경영학과를 복수전공했어요. 한 교수님에게 경제학 수업을 들으면서 정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나라가 살기 위해서는 보수 정책이 필요하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어요. 특히 경제와 안보 분야요. 경제는 분배보다는 성장, 안보는 말뿐인 평화보다는 힘의 논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주변 친구들과는 생각이 많이 다르시겠어요.

음 ... 최근엔 그렇지도 않아요. 요새 들어 발생한 아주 특이한 현상이 있는데 여자애들이 문재인을 욕하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여자애들이요! 깜짝 놀랐어요.
 

- 구체적으로 뭐라고 욕하던가요?

또 북한에 다 퍼주네, 북한에 또 속네 ... 그리고 경제와 일자리 정책 때문에 화가 많이 났죠. 일자리 만들기랍시고 강의실 불끄기 알바 같은 걸 만드니 사람 놀리나 싶은 거죠.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기간 인턴 채용이 엄청 늘었거든요. 그런데 이 인턴 경력은 아무 짝에도 쓸데없는 거 아세요? 민간기업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서도 그건 경력으로 쳐 주지도 않아요. 그리고, 특이한 건 페미대통령이라더니 변한 것도 없다고 욕하는 애들도 있구요.
 

- 결혼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82년생 김지영> 같은 경우 여성들이 하나 정도 겪었을 법한 얘기를 한 여성의 인생 안에 총망라해 놓은 책이라, 별로 현실적이지는 않거든요.

일단은 내 인생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어요. 결혼은 나중에 내가 누군가를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면 고려할래요. <82년생 김지영>에 나오는 차별을 하나라도 겪는다면 굳이 그걸 감수하면서까지 결혼하고 싶지는 않아요. ‘굳이’에 방점을 찍고 싶네요.
 

“민주당은 저와 같은 2030이 많이 모여서 그 점이 좋았어요”
 

-민주당에서 활동해 보니 어떻던가요?

미디어에서 접하는 모습과 직접 본 모습이 거리가 있어요. 뉴스나 플랫폼을 보면 한국당은 올드하고, 민주당은 젊은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실제 활동해 보면 한국당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민주당이 젊어 보이는 건 홍보물 디자인 영향이 큰 것 같아요.
 

- 어떤 점에서 민주당이 올드하다고 보시는지?

예를 들어 대학생위원장을 발언권을 가진 정식당원으로 보지 않고 그저 ‘일 시킬 아랫사람’ ‘심부름꾼’ ‘짐꾼’ 정도로 보는 거요. 정치에 관심 있는 청년 당원이 들어오면 이야기도 들어주고 일할 기회도 줘야 하는데 잡일만 시키는 거요.
 

- 잠깐, 아깐 일 시킨다고 불만이라고 하셨는데 일할 기회를 달라는 건 모순 아닌가요?

위에서 모든 걸 결정하고 뒤치다꺼리 하는 일 말고 제가 주도권을 가진 일을 말하는 거예요. 예전에 주변 지역 국회의원을 초청해서 토크콘서트를 개최한 적이 있었는데 그 행사는 모든 걸 저희가 주관을 했어요. 그땐 힘들어도 보람 있었어요.
 

-그래도 계속 민주당에서 일하시는 이유는?

대학 선배의 권유로 한국당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한 적이 있었는데, 확실히 부모님 세대들만 모이더라구요. 젊은 사람들이 모이질 않았어요. 민주당은 다른 정당에 비해 젊은 층에서 지지율이 높으니까 저와 같은 2030이 많이 모여 그 점이 좋았어요.
 

- 젊은 정당을 원하면 정의당 갈 수도 있었을 텐데?

현실적으로 정치권에 진출한 기회나 당선확률이 적을 것 같아 가지 않았어요. 무슨 얘길 해도 민주당 2중대 취급 받을 것 같기도 하구요.
 

- 민주당은 어떤 정당인가요?

중도보수 정당이죠. 자유한국당에 비해 외교 안보는 좌편향이지만, 경제 문화 복지는 중도성향이 강하죠.
 

- 지금 민주당 정책들이 중도보수 정책이라고요? 진심이세요?

(곤혹스러워하며) 솔직히 지금 문재인 정부는 너무 좌편향으로 가고 있어서 저도 걱정이에요. 당론과 달라서 얘기하기 조심스럽지만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제가 봐도 좀 사회주의적이지 않나 싶어요. 국가가 손댈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과한 국가 개입은 생각지 않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을 간과한 것 같아요. 주 52시간 탄력근무제 같은 것도 그렇고요. 친척들 중에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 근무시간 제한 때문에 좋은 알바가 있어도 장시간 못 쓰고, 그 알바는 다른 데서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고 안타까워하세요. 이런 부분들은 가진 사람들에게는 작은 문제일지 모르지만, 못 가진 사람들한테는 생계를 위협하는 문제인데 이 점을 너무 가볍게 본다는 생각이 들어요.
 

- 그런 정책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민주당은 무능하다, 현실을 모른다 ... 느낌을 국민들에게 줄까봐 걱정이에요. 그리고 고령화 사회로 갈수록 너무 좌편향적으로 가면 손해라는 정치공학적인 생각도 들어요. 일본 정치가 사실상 자민당 독점 체제로 가는 건 초고령화사회의 영향이 크다고 보거든요.
 

- 문재인 정부에 대해 가장 아쉬운 점은?

경제와 환경이요. 구체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제한으로 자영업자한테 궤멸적 타격을 입힌 부분과 미세먼지에 관해 중국에 할 말 못 하는 부분이요.
 

- 요즘 핫한 페미니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말을 고르다가) ‘선을 넘었다’ ‘여자가 벼슬이다’ 여성할당제 <100분 토론>에서 능력에 상관없이 여성임원을 5:5로 하라는 주장을 보고 기가 찼어요. 김지예 변호사라는 사람이 자기가 그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심뽀인 것처럼 보였어요. 그리고 여성 공무원이 당직 안서는 것은 양성평등이 아니라 좋은 것만 골라서 취하겠다는 걸로 밖에 안 보여요. 요즘말로 ‘뷔페미니즘’이죠.
 

- 많은 사람들은 민주당을 페미니즘 정당으로 보는데?

정의당이 페미니즘 정당의 원조죠. 정의당 사람들이 전략적으로 탈당해서 민주당을 잠입해서 물을 흐리고 있다고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마치 신천지가 보수 기독교계 침투하는 느낌?
 

- 한국당이 민주당보다 나은 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별로 없는데 ... 정책역량은 민주당보다 나은 것 같아요. 정책들이 좀 더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선출직 정치인을 꿈꾸시잖아요. 본인이 정치인이 되면?

소통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어요. 청년들이 국회의원과 격의 없이 호프 한잔 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드는 게 꿈이에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싶어요.
 

-자유한국당 사람들은 광우병, 4대강, 천안함을 민주당이 개입한 3대 선동으로 보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저도 광우병 시위에 나갔는데 생각해 보니 선동당한 것 같아요. 4대강은 가뭄 홍수 예방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유지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에서 단점이 더 크다고 보고요. 천안함에 대해선 중립이에요.
 

- 천안함에 대해서 중립적이라는 것 어떤 의미인가요?

북한 소행인지 아닌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거죠.
 

- 말 많은 북한 퍼주기에 대해서 어떻게 보세요.

그렇게 볼 수도 있는데, 북한 입장에선 한국이 유화정책을 통해서 북한 분열을 유도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겉으로는 북한 퍼주기지만, 실제로는 일종의 압박정책으로 봐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정치 지망생으로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과제가 뭐라고 보세요?

기득권 타파요. 정치에서는 다선 국회의원의 기득권, 경제에서는 강성귀족노조의 기득권이요. 대기업 기득권도 문제인데 이재용이 풀려나는 거 보면서 우리 사법체계에서 대기업을 못 건들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포기했어요. ‘언터처블’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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