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함으로 구속되었다가 풀려난 4星 장군들...."대법원에서 무죄판결 받은 박찬주 육군 대장"
모함으로 구속되었다가 풀려난 4星 장군들...."대법원에서 무죄판결 받은 박찬주 육군 대장"
  • 고성혁 미래한국 전문기자
  • 승인 2019.05.13 10: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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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주 전 육군대장(제2작전사령관)이 4월 26일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판결을 받았다. 4성 장군이 구속되었다가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것은 최윤희 전 합참의장, 정옥군 해군참모총장(27대), 황기철 해군참모총장(30대)에 이어 박찬주 육군대장이 네 번째다. 모름지기 ‘장군의 수난시대’라 할 만하다.

왜 이런 일이 연이어 계속 발생할까? 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좌파 시민단체와 무차별적 폭로와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 때문이다. 4성 장군들에 대해서는 이른바 ‘무죄추정원칙’도 배제된다.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이미 마녀사냥식 여론재판이 이뤄진다. 흉악범조차 얼굴을 가리는데 4성 장군에 대해서는 그런 배려(?)조차 없다.

박찬주 육군대장은 2017년 7월 공관병을 부당하게 부려먹고 괴롭혔다는 이른바 ‘공관병 갑질’ 의혹을 제기한 군인권센터(소장 임태훈)의 폭로에 무차별적인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소위 마녀사냥과도 같은 언론의 여론재판이었다. 군인권센터(소장 임태훈)는 2017년 8월 “육군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 박찬주 대장의 가족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공관병, 조리병들을 노예처럼 부리며 인권을 침해하고 갑질을 일삼았다”며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기도 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심지어 전자팔찌까지 채워 통제했다고 말했다.

박찬주 육군대장(제2작전 사령관)
박찬주 육군대장(제2작전 사령관)

군인권센터가 제보자들로부터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박찬주 대장의 부인은 청소나 조리, 빨래, 안방의 블라인드 치기 등을 일을 공관병에게 수시로 지시했으며 심지어는 소파와 바닥에 떨어진 발톱 같은 것까지 줍게 하는 등 ‘갑질’ 지시도 내렸다는 것이다. 당시 이 같은 의혹 제기는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정권을 잡은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군내 갑질 문화를 뿌리 뽑으라”고 일종의 지시성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집권 여당 대표 역시 ‘이적 행위에 준하는 사건’이라면서 박찬주 대장을 범죄인으로 기정사실화하는 발언도 했다. 군 검찰은 대통령의 지시까지 내려오자 박찬주 대장을 말 그대로 ‘탈탈’ 털었다.

그러나 사실은 달랐다. 군 검찰 역시 박찬주 대장을 직권남용이나 소위 ‘갑질’로 구속하지 못했다. 군 검찰은 ‘공관병 갑질’로 처벌이 어렵게 되자 별건 수사를 했다. 결국 박 전 대장은 군부대의 고철을 수거해 폐기하는 고철업자에게 760만 원의 향응 대접을 받은 것으로 구속됐다.

2017년 9월 21일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박 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군사법원은 “주요 뇌물 범죄 혐의를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피의자를 구속하지 않으면 증거인멸 염려가 크므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것 역시 2심에서 모두 무죄로 판결 받았다

한평생 군에 몸담고 국가의 간성으로 책임을 다했던 박찬주 대장은 결국 옷을 벗었다. 시민단체의 확인되지 않은 폭로로 인해서 말이다. 박찬주 대장의 지난 3년간을 요약하면 현역 육군대장→별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군 검찰)→국방부 헌병대 영창 3개월→군사재판 회부→민간인 신분 인정받아 수원구치소 이감→보석 석방→1심에서 향응 184만 원 등만 인정,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선고→ 2019년 4월 26일 대법원 최종 무죄판결을 받았다. 한마디로 지옥의 맛을 본 것이다. 군과 장군으로서의 명예는 어디서 보상을 받아야 하는가 라는 반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박찬주 대장을 제외한 최윤희 합참의장, 정옥근,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은 방산비리와 연루된 혐의로 구속되었다. 최윤희 전 합참의장은 2016년 해상작전 헬기 ‘와일드캣’ 도입 비리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었지만 대법원에서 무죄판결 받았다.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은 세월호 침몰 당시 아직 해군에 인도되지 않은 수색구난함인 통영함에 출동명령을 내렸지만 통영함은 임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 언론은 통영함 방산 비리로 몰고갔다. 해군의 최고 수장인 황기철 총장은 그렇게 구속이 되었다. 그러나 모두 대법원에서 무죄로 석방되었다. 비리보도엔 그토록 적극적이었던 언론들은 무죄 석방기사는 단신으로 처리했다. 언론의 군에 대한 편향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최윤희 전 합참의장
최윤희 전 합참의장

한겨레신문의 짧막한 정정 보도

2013년 4월 10일자 한겨레신문에는 짤막한 정정 보도 한 꼭지가 올라왔다. 박근혜 정부의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되었던 김병관 후보자에 대한 한겨레신문의 악의적 왜곡 보도에 대한 정정 보도다.

‘<한겨레>는 지난 2월20일치 김병관 전 국방장관 후보자 관련 기사내용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정정합니다.

김 전 후보자가 1999년 2사단장 재직 시 부대 시설공사와 관련된 리베이트 문제로 군사령부의 감찰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했으나, 당시 김 전 후보자는 공사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수수한 적이 없고, 이와 관련 군 당국의 감찰을 받은 사실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한겨레신문의 김병관 내정자에 대한 보도는 대한민국 4성 장군을 파렴치범으로 몰아넣은 말 그대로의 마녀사냥이었다. 김병관 내정자에 대한 일종의 ‘비토’는 한겨레신문의 보도에서 출발했다. 이 기사를 시작으로 김병관 내정자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음해공작은 언론에서 악의적으로 확대재생산되었다. 한겨레신문 기사는 포털에 의해 퍼져나갔고, 각종 인터넷 언론은 이를 확대재생산했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에 대한 음해공작 메커니즘과 너무도 똑같았다.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에 대한 악의적인 거짓말은 여과 없이 언론에서 확대재생산되었다. 결국 이회창 후보가 낙마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나중에 김대업은 처벌을 받았지만, 거짓말을 확대재생산한 언론은 처벌은커녕 오히려 노무현 정권 하에서 승승장구했다.

김병관 내정자에 대한 비토는 좌파언론뿐만 아니라 조선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도 가세했다. 전 언론이 똘똘 뭉쳐 김병관 마녀사냥에 힘을 합친 모양새였다. 그 만큼 한국 언론의 군에 대한 시각은 부정적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었다. 그러나 결국 김병관 내정자에 대한 한겨레신문의 악의적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었고, 한겨레신문은 4월 10일자로 정정 보도를 냈다. 그렇다면 한겨레신문만의 정정 보도로 간단하게 끝날 일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한겨레신문의 왜곡 보도를 인용한 여타의 언론은 책임이 없다는 말인가? 혹자는 특정지역 출신의 언론인들이 똘똘 뭉쳤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을 정도였다. 김병관 내정자 낙마는 ‘제2의 김대업사건’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정옥근 해군참모총장(27대)
정옥근 해군참모총장(27대)

군 장성에 대한 음해와 악의적 보도는 그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2014년 9월 3일자 거의 모든 언론이 신현돈 1군사령관 경질을 기사화했다. 종편방송은 한 술 더 떴다. 일련의 군 관련 사고와 연결시켜 군을 비판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신현돈 1군사령관이 2014년 6월 19일 모교 안보강연 후, 부대복귀 중 오창휴게소(경부고속도로)에서 음주 만취 추태를 벌였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국방부 감사관실 조사 결과 과음도, 무단이탈도 없었고, 민간인과 마찰도 복장이 풀어진 적도 없다. 그런데 이런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신현돈 사령관을 해임했다.

문제는 해임 과정이다. 당시 뉴시스 기사에 따르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제보를 토대로 국방부의 사후 조치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 사건이 퍼졌다는 점이다. 군 야전사령관에 대한 문제는 어떤 시각으로 보나 높은 수준의 보안을 요구하는 사안이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사안이 야당 의원에 제보로 접수된 후 언론에 보도되었고, 명확한 사실 확인 전에 군 야전사령관이 경질되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미군 지휘관에 대한 신중한 미국의 언론 보도 태도

조선시대 남이 장군은 모함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순신 장군 역시 동인과 서인의 정쟁 속에 모함으로 한때 백의종군을 해야 했다. 군인을 모욕 주던 조선시대 습성이 오늘날 그대로 이어진 듯 소위 민주시대에서 군 장성은 수난을 겪고 있다. 어쩌면 한국군 지휘부는 언제 모함으로 구속될지 모르는 ‘극한직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기철 해군참모총장(30대)
황기철 해군참모총장(30대)

2008년은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對테러전이 한창일 때였다. 다시 미 정부는 중부군사령관 경질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언론들은 중동정책에 대해 중부군사령관이 부시 행정부에 대해 반기를 들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만 했을 뿐이다. 게이츠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장에서 “팰론 중부사령관 경질은 ‘유감스럽지만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고 밝히면서 ‘솔직히 그동안 팰론과의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좋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고 말했을 뿐이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10년 오바마 대통령은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사령관을 전격 경질했다. 이는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간 주둔 사령관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아프간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역시 언론의 추측일 뿐 미 행정부는 최고사령관의 경질 이유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미 언론 역시 해임된 사실에 대해서만 보도할 뿐 우리나라 언론처럼 군에 대한 무지막지한 비판을 쏟아내지 않았다. 미국 언론은 군에 관한 보도는 매우 신중하게 했다. 미군 전체의 사기와 명예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언론과는 대조적이다. 미국 언론의 군 관련 보도 행태를 우리 언론은 곱씹어 봐야 한다.

박찬주 예비역 대장 전역사(轉役辭) 발췌

저는 오늘 뒤늦은 전역인사와 함께 군문을 떠나려고 합니다.

2017년 8월9일 제가 서울에 업무차 올라와 있는 동안, 저도 모르는 사이에 후임사령관이 취임하였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그 이후 다시 대구에 내려가질 못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함께 충격을 받았을 참모들과 부하전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면서 뒤늦게나마 떠나는 인사를 드리려 합니다.

지난 40년간, 저에게는 지켜야 할 조국이 있고 생사를 함께 할 전우들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늘 힘의 원천이자 행복의 근원이었습니다. 전차(戰車)의 굉음을 울리며 지축(地軸)을 흔들면서 전우들과 함께 불렀던 기갑영웅의 노래가 아직도 귓가에 남아 있습니다. "폭풍우 치던지, 눈이 내리던지, 태양이 우릴 보고 웃던지… 매서운 바람을 뚫고, 맹렬히 돌진하여 나가는… 우리는 용맹의 상징 기갑선봉대"

이 순간 저는 지난 군생활의 추억에 젖어 감회를 전달하기 보다는 앞으로 우리 軍을 이끌어갈 全軍의 후배 장교와 장성 여러분께 몇가지 당부의 말씀을 전하는 것으로 전역인사를 대신하려 합니다.

첫째, 후배장교 및 장성 여러분들은 軍의 철저한 정치적 중립을 지켜가야 합니다. 민주국가에서 軍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도전요소는 두가지인데, 하나는 軍이 정치에 개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지도자들이 軍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정치지도자들은 때때로 국가이익보다는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 인기영합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軍의 정치적 중립이란, 軍이 정치적 성향에 흔들리지 않고, 심지어는 설령 정치지도자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굳건하게 국가방위태세를 유지하여 국가의 생존과 독립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정권이 능력을 상실하면 다른 정당에서 정권을 인수하면 되지만 우리 軍을 대신하여 나라를 지켜줄 존재는 없습니다. 軍이 비록 정치의 통제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軍이 정치보다 도덕적 우월감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임을 알아야 합니다.

둘째, 정치가들이 평화를 외칠 때, 오히려 전쟁의 그림자가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다는 각오를 가져야 합니다.

그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평화를 만드는 것은 정치의 몫이지만 평화를 지키는 것은 군대의 몫입니다. 정치지도자들은 안 좋은 상황속에서도 유리한 상황을 기대하지만 군사지도자들은 유리한 상황속에서도 안 좋은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것입니다.

비록 정치지도자들이 상대편의 선의를 믿더라도 군사지도자들은 선의나 설마를 믿지 말고 우리 스스로의 능력과 태세를 믿을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합니다. 힘이 뒷받침 되지 않은 평화는 진짜 평화가 아니며 전쟁을 각오하면 전쟁을 막을 수 있습니다.

셋째, 정치지도자 들에게 다양한 군사적 옵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군대가 정치지도자들에게 제공할 수단에는 전쟁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양한 형태의 위협에 대비하여 다양한 옵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며, 성과중심에서 효과중심으로 사고를 전환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옵션들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그것이 전략심리전이든, 참수작전이든, 해상봉쇄이든, 군사적 옵션의 선택은 정치지도자의 몫이지만 그것의 실행을 보장하는 것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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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이 2019-05-14 03:52:10
전 정권 정리 차원의 숙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