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를 보는 눈] 갈림길에서 대립인가 절충인가
[ 시대를 보는 눈] 갈림길에서 대립인가 절충인가
  • 이종윤 미래한국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 승인 2019.05.1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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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으로 여야가 대립, 충돌해 정국이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공수처 이야기는 김대중 정권 시절에 나오기 시작해 고위공직자들의 비리가 있을 때마다 공수처 얘기는 단골 메뉴처럼 나왔고 지난 4월 22일에는 자유한국당이 빠진 4당(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선거개혁안, 공수처 법안, 검경수사권 개혁법안 등을 함께 묶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처리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개혁법안 쟁점이 되었던 공수처 법안은 판사·검사·경무관급 이상 관련 사건에만 기소권을 부여하는 제한적 기소권 공수처법에 여야 4당은 합의하고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추천하는 수사권, 기소권을 모두 부여한 공수처로는 후퇴한 법안을 합의한 것이다.

여당에서는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판·검사, 경찰 고위직일 경우만 기소할 수 있게 된 것은 아쉬운 점은 있지만, 검찰권력을 견제하고 악습을 끊기 위한 중대한 첫걸음이라 했고, 한국당은 권력의 통제수단이 하나 더 생기는 것으로 공수처를 게슈타포에 비유하고 정권의 홍위병을 만드는 것이라 비판했다.
 

이종윤 미래한국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이종윤 미래한국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또 다른 청와대 하명기관인 공수처 신설을 반대한다고 하는 반면 민주당은 기소권 일부를 포기한 것을 보고 누더기법을 만들었다는 불만을 토해낸 한국당의 지도부를 강타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공수처 법안은 “죄파 검찰청을 하나 만들어서 기존 검찰 권력을 무력화 시키는 것”이라 하고, “충견도 모자라 맹견까지 풀려고 하는 검찰청의 음모다”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공수처가 생기면 검찰이 무력화 되고 문재인 대통령의 권력기반 구축을 위한 제3의 기관이 될 것”이라 했다.

이미 검찰이 그 기능을 하고 있고, 공수처를 이용해 대통령이 한국당을 말살하려 한다는 이유로 공수처를 반대한다고 자유한국당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공수처 추천위원 7명중 처장을 비롯 대통령이 차장과 과소속 검사를 최소 4명을 임명하게 되면 고위공직자들의 비리 수사보다는 통제수단으로 이용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한민국에는 자유민주주의, 인간의 존엄성과 개인 인격을 존중히 여기는 인권이 보장되는 헌법이 있다. 그 헌법 앞에서는 여야가 따로 없고, 이 나라 국민이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헌법을 균등하게 준수해야 하는 보수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예수님이 산상설교에서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을 볼 것이요”라고 하셨다. 여기서 청결한 마음이란 두 마음이 아닌 단순한 마음(single mind)을 가리킨 것이다. 조국을 위한, 국민을 위한, 보편타당한 진리를 위한 것만 바라보는 단순한 마음을 가지라는 것이다. 내 개인의 영달, 당의 진로가 아닌 오직 대한민국의 헌법에 초점을 맞추고 공수처 법안의 진퇴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극한 대립의 갈림길에서 삼권분립의 체제하에 있는 입법부가 사사건건 사법부에 의존하는 고소, 고발하는 대신 양자택일의 흑백논리나 Neither-nor 둘 다 부정해 보기보다 Both-and 즉 둘 다를 수용하는 더 폭이 큰 정치가 요청되는 시점이다. 여야의 대립보다는 국회내에서 절충과 설득을 통한 선진화된 정치가 우리의 지도자들을 통해 보이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자유민주주의는 목표 달성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는 것을 늘 기억하고 국민들에게 귀감을 보여줄 수 있는 정치 지도자들이 되어 복음화 된 통일조국을 건설하는 그날을 여러분만 바라보고 있는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들려주기를 오늘도 간절히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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