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공자, 기업가정신을 말하다
[서평] 공자, 기업가정신을 말하다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5.23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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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기업가가 갖춰야 할 본질적인 자질, 곧 기업가정신이란 무엇인가? 

우선 1장에서는 기업과 기업가의 의미, 그리고 슘페터와 피터 드러커에 의해 정의된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의 유래와 의미를 살펴본다. 

1933년 이전까지 기업가는 단지 독립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으로만 인식되었다. 그러나 1933년 슘페터가 기업가를 ‘부를 창출하기 위해 새롭고 어려운 일에 도전하는 사람’으로 설명하면서 기업가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게 된다. 슘페터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호황과 불황은 불가피하게 발생하며 중요한 것은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이 혁신, 즉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를 오로지 기업가인 앙트러프러너(entrepreneur)만이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기업가정신은 개인의 행복과 국부를 창출하는 동력이 된다며, 기업가정신을 “새로운 것을 하거나 기존의 것을 새로운 방식으로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기업가를 “새로운 생산 방법과 상품 개발을 기술혁신 등을 통해 창조적 파괴에 앞장서는 혁신자”로 보았다. 이후 기업가를 혁신가(innovator)와 동일한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기업가정신은 진보적이고 창초적인 사고를 총칭하는 말이 되었다. 

그런가 하면 피터 드러커는 기업가정신을 산업 경제의 기업 현상에 한정하지 않고 사회의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개념으로 확대시켰다. 그는 기업가정신이 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 NGO 등에서도 필요하며 새로운 기업이나 오래된 기업에서도 발휘될 수 있다고 보았다. 즉 기업가정신을 산업 경제 내의 기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한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발휘할 수 있는 자기 혁신의 기본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또한 그는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기업가정신은 새로운 비즈니스 창업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와 혁신, 변화, 개선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발전시켰다. 
마지막으로 드러커는 기업가정신의 실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을 ‘기회인식 및 포착’으로 보았다. 이에 따라 기업가는 “항상 변화를 추구하고, 변화에 대응하며, 변화를 기회로 이용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공자는 구글에 무엇을 요구할까? 

2장에서는 서양과 동양의 역사에서 기업가정신의 사례를 살펴본다. 그를 위해 서양의 상인의 탄생과 더불어 기업가정신의 시작으로 콜럼버스의 신항로 개척의 과정을 간략히 훑어본다. 그리고 동양에서의 기업가정신이 있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마찬가지로 상인에서부터 그 원류를 찾아본다. 

다음으로 기업가정신의 의미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정신적 자세와 실천 행동으로 확대하여 동양의 역사와 철학, 사회와 정치 등에서 기업가정신을 찾아본다. 무엇보다 『서경』과 『논어』를 중심으로 선사와 역사시대의 인물들이 발휘했던 리더십을 통해 공자가 말하는 기업가정신의 토대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그렇다면 ‘공자가 애플을 경영한다면’, 스티브 잡스에게 무엇을 일러줄까? ‘공자에게 구글의 미래 전략을 묻는다면’, 어떤 기업가정신을 이야기해줄까? 공자는 기업가정신의 토대로 갖추어야 할 4가지 정신인 4덕(德)과 그것의 실천을 위한 7가지 씨앗을 의미하는 7인(仁)을 이야기할 것이다. 

4덕의 첫째는 ‘신뢰가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뜻의 무신불립(無信不立)으로 직원을 비롯한 이해관계자의 마음과 신뢰를 얻는 능력을 말한다. 오늘날 기업가는 시대를 이끄는 존재이며, 이를 위해 구성원과 소비자의 목소리와 마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둘째는 ‘바른 자를 등용하여 바르지 못한 자 위에 둘 수 있는 인재 등용 능력’, 곧 거직조저왕((擧直錯諸枉)이다.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하면 바른 사람을 적재적소에 등용할 수 없다. 믿음의 사회, 평안한 사회, 안정된 사회와 기업은 바른 사람을 등용할 때 가능하다. 

셋째는 ‘이름을 바르게 하는 능력’인 정명(正名)이다. 한마디로 기업가는 기업가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기업(企業)을 ‘자신에게 주어진 업을 일으켜 세상에 도움을 주는 조직’으로, ‘기업가’는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기회를 창출하여 세상을 변화시키는 창조적인 존재’로 정의한다. 

마지막으로 넷째는 ‘다른 사람의 장점을 살려주는 능력’인 성인지미(成人之美), 곧 군자다움이다. 즉 남을 나처럼 여겨서 안타까워하고 공감하며 배려하고, 다른 사람의 장점은 살려주지만 단점이나 나쁜 점은 없애준다. 

이상이 기업가, 리더가 갖추어야 할 4가지 덕이라면 이를 조직 속에서 실행하기 위해서는 7가지 씨앗, ‘7C’가 필요하다. 

기업가정신의 실행을 위한 7가지 씨앗, 7C 

3장에서부터 9장까지는 각 장에서 기업가정신의 실행을 위한 7가지 씨앗, 곧 7C를 하나씩 살펴본다. 

피터 드러커는 기업가정신을 “일종의 과학(science)도 아니며, 특별한 기예(art)도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실천(practice)이다.”라고 정의한다. 즉 이론에 머무는 것이 아닌 실천적 행동의 결과라는 것이다. 

‘7C’의 하나는 ‘Change’ 변화의 씨앗으로 빠른 변화의 시대에서 유연함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가속의 시대’에서는 변화를 파악하고 미래를 읽을 수 있는 통찰력, 변화를 분석할 수 있는 관찰력, 미세한 변화도 구분할 수 있는 변별력, 과감한 실행력이 필요하다. 변화를 예측하고 앞서가는 리더의 사례로 아마존(amazon)의 제프 베조스를 살펴본다. 

둘은 ‘Crisis’ 위기극복 씨앗으로 위기를 벗어나 성공한 기업들을 소개한다. 위기를 이기는 힘은 진정성, 성실함, 인간존중이다. 늘 자신을 닦고 성찰하고 덕을 쌓고 위기를 대비해야 한다. 유니클로와 대전 성심당 제과점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셋은 ‘Chance’, 기회의 씨앗으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붙잡은 리더들을 소개한다. 대표적으로 엘론 머스크의 ‘지속가능한(Sustainable)’ 경영 철학과,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아이돌 BTS의 성공 사례를 분석한다. 

넷은 ‘Challenge & Commitment’의 씨앗으로 도전과 헌신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도전은 자신과의 싸움이며 자신을 넘어서는 일이기에 도전을 위해 늘 자신을 닦는 수신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회장의 조선업 진출 사례를 통해 진정한 도전의 의미를 새겨본다. 

다섯은 ‘Creativity’ 창의력의 씨앗으로 창조를 통해 세상을 바꾼 리더를 이야기한다. 역시 스티브 잡스의 사례가 최고이다. 그는 “애플은 인문학(Liberal Arts)과 기술(Technology)의 교차점에 있다.”고 정의하며,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기존에 있는 것에 새로운 것을 합성하고 생각의 폭을 넓혔다. 

여섯은 ‘Champion’, 최고의 씨앗이다. 최고가 된다는 것은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는 남다른 능력과 재능, 전체를 보는 통찰력과 함께 디테일까지 헤아리는 섬세한 관찰력, 모두를 아우르는 마음의 넓이와 인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삼성의 반도체 산업에서의 성공사례를 통해 ‘사업보국, 인재 제일, 합리 추구’라는 경영이념의 힘을 살펴본다. 

일곱은 ‘Charming’으로 매력의 씨앗이다. 리더와 기업가는 자신과 뜻도 지향도 다르며, 심지어 불호(不好)인 사람까지도 폭넓게 끌어안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 소비자의 필요와 마음을 자신의 것처럼 여기는 것, 상대가 처한 현실과 입장까지 공감하고 이해하며 배려하여 일을 진행하는 것이 사람을 모으는 리더의 덕이다.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가 바로 그런 기업가이다. 

앞에서 인용한 대로 기업가정신은 실천할 때 의미가 있다. 혼돈의 시대를 넘어서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갈 기업가가 사덕칠인을 갖출 때 피터 드러커가 말한 실천의 기업가정신을 사회에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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