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민생투쟁 대장정’ 득과 실은?
자유한국당 ‘민생투쟁 대장정’ 득과 실은?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5.2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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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없는 강행군으로 대중성 확보 및 보수층 껴안기 성과…중도 등 외연확장 보완 필요성도

자유한국당이 지난 달 문재인 정부의 김연철 통일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명 강행을 ‘악한 정치·독한 정치’라고 규정하며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선언한 후 황 대표의 본격적인 민생투쟁 대장정이 이어지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5월 7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에서 ‘국민 속으로 민생투쟁 대장정’ 출정식을 열고 부산·경남(PK) 지역부터 순회 행보를 시작했다. 부산은 2017년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전체의 38.71%를 얻으며 31.98%를 득표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따돌렸던 지역이다.

2012년 대선에서는 한국당 전신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나선 박근혜 전 대통령이 59.8%를 얻으며 민주통합당 후보였던 문 대통령(39.9%)을 약 20%포인트 차이로 압승했다. 부산이 대선 승리를 가른 주요 승부처로 작용한 점을 감안하면, 한국당 입장에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최우선 고지인 셈이다.
 

지난 5월 7일 ‛국민 속으로 민생투쟁대장정’에 나선 황교안 대표가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지난 5월 7일 ‛국민 속으로 민생투쟁대장정’에 나선 황교안 대표가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부울경 ‘민생투쟁 대장정’ 호응 높아

현 정권 출범 후 탈원전 정책에 의해 PK에 밀집된 원전 기업들의 부진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속출하면서 이번 장외투쟁에서는 기존 한국당 지지층이 결집되는 분위기를 보였다. 황 대표는 시민과의 접촉면을 넓힌다는 차원에서 택시와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했다. 백팩에 운동화 차림으로 부산 사상구 덕포시장을 방문하고, 부산의 한 임대아파트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행보를 이어갔다

황 대표는 이틀째인 8일에도 부산·경남(PK) 지역에서 ‘민생투쟁 대장정’을 이어갔다. 전날 경남 거제 하청면 신동마을회관에서 잠을 청한 황 대표는 이날 거제의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방문을 시작으로 통영, 창원, 양산을 훑었다. 이날 하루 경남 안에서만 180km가량을 이동했다.

‘민생투쟁 대장정’ 3일째인 9일에는 울산과 경주를 방문했다. 이날 오전 10시 울산매곡단지 내 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와 문정부경제실정백서특위와 연석회의를 열고, 매곡산단업체 시찰에 이어 오후에는 울산 울주군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를 방문해 원전 관련 정책 간담회를 하고 한수원 노동조합원들과 만나 현장의 애로 사항을 청취했다.

황 대표는 10,11일 이틀간은 대구경북(TK) ‘민생투쟁 대장정’을 이어갔다. TK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치·경제·안보 난맥상을 강하게 비판함과 동시에 농민·중소기업인·대학생·시장상인 등과의 만남을 통해 민생경제를 책임지는 수권정당의 모습을 부각시켰다. 황 대표는 10일 지역 중소기업 현장을 방문해 회사 관계자들과 생산라인을 일일이 둘러보고 최저임금 등 중소기업 운영의 어려움과 건의사항을 듣고 근로자들의 근로여건과 기술개발 문제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11일에도 민심잡기에 올인했다. 대구 수성구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청소작업을 한 뒤 중구에 있는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목소리를 들었으며 동구의 반야월시장으로 이동해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펼쳤다. TK 방문의 정점은 이날 열린 ‘문재인 정부 장외규탄대회’였다. 지지자들은 황 대표가 연단에 올라 문재인 정부의 정치·경제·안보 실정에 대한 비판을 할 때마다 연신 “황교안”을 외쳤다. 다만 황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석방을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에 대해 일부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좀 더 강하게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많이 아쉽다”며 “박근혜 언급 없는 연설은 다소 공허하게 들린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민생투쟁 대장정’ 6일째인 12일엔 오전 경북 경산에 있는 한 교회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한 후 오후 불기 2563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경북 영천시 청통면 대한불교조계종 10교구 본사 은해사에서 열린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했다. 일부 언론은 황 대표가 불교식 예법을 지키지 않아 불교계 비난을 사고 있다고 보도해 찬반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민생투쟁 대장정 7일째인 13일을 맞아 황 대표는 경북 구미보 현장을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강 보 해체 작업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회의도 보 현장을 배경으로 스탠딩 방식으로 진행했다.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최고위원 등과 함께 1시간 10분 동안 구미보 둘레길을 걸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안동으로 자리를 옮겨 유교문화회관에서 퇴계의 종손인 이근필 씨를 비롯해 박원갑 경북향교재단 이사장, 김종길 도산서원 선비수련원장 등 유림단체와 간담회를 가졌다. 유림 간담회가 열린 안동 유교문화회관 안에는 200여 명의 시민이 몰리면서 좌석이 없어 서 있거나 바닥에 앉아있는 사람들도 다수였다. 건물 밖에도 간담회 시작 2시간 전부터 시민 500여 명이 운집했다.
 

충청권 민심 확보가 관건

황 대표는 중원 싸움이 치열한 충청권의 민심을 얻기 위한 민생투쟁 대장정을 14일에도 이어갔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충북 제천 송학면 무도리에 있는 한 농가의 고추밭에서 지주대 설치 작업을 돕고 농민들의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오후에는 청주로 옮겨 청주시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협의회 관계자들과 교육정책을 논의하는 간담회로 민생투쟁을 대신했으나,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히기도 했다. 민주노총 충북본부 노조원 20여 명은 간담회가 열린 청주 상당구의 한 카페 앞에서 “적폐세력 처벌하라” “황교안을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민생투쟁 대장정’의 9일째인 15일에는 대전 유성구 국가핵융합연구소를 방문했다. 오후에는 스승의 날을 맞아 대전의 한 식당서 퇴임한 교장 선생님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한 뒤 천안으로 자리를 옮겨 아동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한편 황 대표는 지난 7일 부산을 시작으로 약 400㎞에 걸친 ‘국민속으로 민생투쟁 대장정’을 시작했다. 영남→충청→호남→수도권·강원을 권역별로 순차적으로 이동하는 일정으로, 15일 반환점을 돈 가운데, 휴일 없는 강행군을 통해 황 대표는 대중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보수층 결집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일각에서는 중도를 껴안는 외연 확장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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