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왜 무능한 남자들이리더가 되는 걸까? 회사가 리더를 뽑을 때 쉽게 빠지는 함정
[리뷰] 왜 무능한 남자들이리더가 되는 걸까? 회사가 리더를 뽑을 때 쉽게 빠지는 함정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7.1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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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여론 조사 업체인 갤럽(Gallup)이 전 세계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5퍼센트가 직속 상사 때문에 일을 그만둔 적이 있다. 또한 미국인의 65퍼센트가 임금 인상보다 차라리 상사의 교체를 더 원했다. 여기서 상사는 적어도 팀의 리더이거나 아니면 조직의 임원, 나아가 조직의 최고 리더인 사장을 의미한다. 이처럼 많은 리더가 무능하고, 조직에 독이 되고 있다. 그리고 놀랍게도 지역과 국가를 막론하고 리더는 대부분 ‘무능’하고 ‘남성’이다. 

이런 경향을 날카롭게 포착한 컬럼비아대학교 경영심리학 교수이자, 미국심리학회가 선정한 ‘가장 주목받는 심리학자’, 동시에 인력기업 맨파워그룹(ManpowerGroup)에서 최고인재과학자로 일하는 토마스 차모로-프레무지크(Tomas Chamorro-Premuzic)는 2013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왜 무능한 남자들이 리더가 되는 걸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기고했다. 이 기사는 즉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급기야 매년 지금까지 매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사이트에서 ‘독자가 가장 많이 읽은 기사’ 중 하나로 선정되고 있다. 기사가 첫선을 보인 지 6년이 지나 차모로-프레무지크 교수는 같은 제목의 책을 펴냈다. 『왜 무능한 남자들이 리더가 되는 걸까?(Why Do So Many Incompetent Men Become Leaders?)』는 지금 수많은 기업, 정치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차모로-프레무지크 교수는 왜 대부분의 리더가 무능한 남성인지, 과연 무능한 남성 대신 우리는 어떤 리더를 선택해야 하는지 등 나쁜 리더십의 원인과 해결책을 살핀다. 그런데 『왜 무능한 남자들이 리더가 되는 걸까?』라는 도발적인 제목을 보고 책 내용을 오해해서는 안 된다. 이 작품은 단순히 성별 전쟁에 관련된 책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팀부터 기업, 행정기관, 국가까지 세상의 모든 조직의 리더십의 질을 개선하는 방법을 탐구하는 책이다. 

다만 성별과 관계없이 리더들이 전반적으로 무능한 것은 현재의 두드러진 현상이며, 사회적으로 남성 리더가 여성 리더보다 더 많기 때문에 형편없는 남성 리더가 여성 리더보다 더 많은 것은 사실이다. 리더십과 관련해서 차모로-프레무지크 교수는 이렇게 주장한다. “더 많은 여성 인재 중에서 리더를 선출한다면 리더십이 개선될 가능성이 큰데, 여성이 오늘날 일반적인 리더와 다른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 책은 리더십에 대한 전통적 입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가 속한 일터를 비롯해 다양한 조직, 그리고 리더를 바라본다. 그럼으로써 먼저 이 책을 읽은 국내 유명 교육기업 메가스터디 그룹의 김성오 부회장의 말처럼 “지금껏 우리가 알고 있던 리더십에 관한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해외 언론에서도 이 책의 출간과 동시에 찬사가 줄을 이었다. 미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무능한 리더를 향한 따끔한 일침으로 가득하다!”고 했고, 영국의 『선데이타임스』는 “무엇이 훌륭한 리더를 만드는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책”이라고 극찬했다. 

“그 사람은 정말 끔찍한 관리자였어요. 함께 일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였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할 때마다 즉시 가치 없고 어리석으며 시간 낭비인 생각이라고 무자비하게 공격했죠. 팀원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사람들에게 마치 자기 아이디어였던 것처럼 얘기하고 다녔어요.” 이렇게 상사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은 사람은 오리지널 맥킨토시 컴퓨터를 디자인한 유명 컴퓨터 개발자 제프 라스킨(Jef Raskin)이다. 그리고 그가 얘기한 상사는 바로 ‘스티브 잡스’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을 세우고 혁신적인 제품으로 세상을 바꿔놓았다. 하지만 그는 천재였을 뿐, 결코 좋은 리더가 아니었다. 그래서 탄생한 말이 ‘잡스 패러독스(the Jobs paradox)’다. 여기서 우리는 한 사람의 업무적 재능과 리더십 재능은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스티브 잡스, 셰릴 샌드버그, 일론 머스크, 앙겔라 메르켈, 데이비드 캐머런, 힐러리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 모두 세계적 리더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그런데 정말 이들이 모두 훌륭한 리더일까? 『왜 무능한 남자들이 리더가 되는 걸까?』의 저자는 무능한 리더를 카리스마를 내뿜는 슈퍼히어로, 반사회적 욕망으로 똘똘 뭉친 사이코패스, 자기중심적이고 자아도취적인 나르시시스트라고 등으로 구분한다. 용어로도 알 수 있듯, 리더라면 조직에서 초점을 자신이 아니라 성과에 맞춰야 한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말했다. “유능한 리더는 사랑받고 칭찬받는 사람이 아니다.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제대로 일하게 하는 사람이다. 인기는 리더십이 아니다. 리더십은 성과다.” 

모든 조직의 생존과 변화는 인재로부터 시작되며, 특히 리더가 가장 큰 역할을 한다. 따라서 겸손, 진실성, 그리고 능력을 갖춘 사람을 리더로 선택하면 세상은 분명히 더 나아진다. 이 책은 명확한 데이터와 논증을 통해 조직이 잘못 선택한 리더가 뽐내온 리더십의 허상을 통렬하게 파헤친다. 그리고 여러 리더의 사례들을 살펴보며 우리가 리더를 선별하는 기준을 바로 세우도록 해준다. 

무엇보다 이 책은 무능한 리더와 훌륭한 리더의 핵심 자질을 구별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흔히 ‘리더’ 하면 떠오르는 특성들과 실제로 유능한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한 특성들의 차이점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차이점을 알아야 무능한 남성 리더가 계속 리더의 자리를 차지하는 상황을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차모로-프레무지크 교수는 무엇보다 유능한 리더를 원한다면 여태까지 써온 리더 선출 방법을 버리라고 조언한다! 리더는 물론, 흔히 조직이 사람을 뽑을 때 쉽게 빠지는 함정 중 하나가 ‘면접’이다. 면접관들 앞에서 잘 대응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일까지 잘할 거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지만 대개의 조직이 그렇게 여긴다. 이 책은 면접을 대신해 리더의 잠재적 능력을 ‘지적 자본, 사회 자본, 심리적 자본’ 등으로 세밀하게 나눠 평가할 기준을 제시하고, 웹 스크래핑이라든지 스마트 배지, 네트워크 분석 등 보다 혁신적이고 과학적인 평가 방법을 소개한다. 이런 조언에 우리는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여태껏 갖고 있던 리더십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자. 우리가 속한 작은 부서부터 회사 전체, 국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조직에는 리더가 있기 마련이고 해당 리더의 영향력이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미치게 되어 있다. 그러니 당장 가장 작은 조직의 리더부터 제대로 선택해보자. 그 올바른 선택이 결국은 모두의 생활과 인생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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