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국회의원 “북핵, 폐기 아닌 동결 대비해야”
원유철 국회의원 “북핵, 폐기 아닌 동결 대비해야”
  • 김범수 미래한국 편집인
  • 승인 2019.09.0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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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핵전략‘나토식 핵공유’ 유력

인터뷰 김범수 미래한국 발행인
정리·사진 고성혁 미래한국 기자

미북간 핵협상의 시간이 다시 다가오고 있다. 완전하고 돌이킬 수 없게 하겠다던 미국의 핵폐기 원칙은 무뎌지고 있고 어느 새 북핵 동결이라는 양보 카드마저 거론되고 있다. 한국에 단거리 탄도 미사일 실험으로 핵타격을 위협하는 북한에 맞설 수 있는 균형의 수단은 무엇일까. 최근 전술핵 재배치를 비롯 조건부 핵무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 문제의 향도로서 기수를 잡고 있는 원유철 자유한국당 국회의원(5선, 북핵외교안보특위 위원장, 전 국방위원장)을 <미래한국>이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원유철 국회의원·한국당 북핵외교안보특위 위원장
원유철 국회의원·한국당 북핵외교안보특위 위원장

“‘북핵 대응 한국형 핵전략 가져야”

-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북핵외교안보특위 위원장, 북핵포럼 의장 등을 맡고 계십니다.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시험하며 핵전달 수단을 완성한 것으로 보이는데 국회내 북핵문제 최고 전문가로서 최근 우리도 핵대응 체계를 가져야 한다는 내용의 세미나를 개최하셨지요. 어떤 배경과 내용이 있었습니까?

한국형 핵전략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와 ‘핵포럼’이 공동으로 주최했죠. 앞서 우리 당에서는 최근 ‘문재인 정권 2년 안보가 안보인다’라는 제목으로 문재인 2년 실정백서를 냈어요. 당의 자문위원그룹이 있는데 외교안보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들의 고견을 담아 현 정권의 외교안보 실정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었습니다. 핵심은 북핵 폐기가 아니라 북핵 동결로 가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입니다.

만약 북핵 폐기가 아니라 동결로 갈 경우에는 유사시 대한민국만 김정은의 핵인질이 될 수 있고, 대한민국의 안보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에 핵담판은 반드시 핵폐기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끊임없이 미국 요로에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북핵 폐기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가운데 우리는 현재 상황이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죠. 당내에서도 이제 우리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에는 전술핵을 재배치하든가 아니면 유럽 나토식 핵공유제, 또 한반도 주변 해역에 핵잠수함을 상시 배치하여 핵억제전략안이라든가 또 자체 핵무장 등 여러 가지로 논의들이 쏟아지게 시작한 겁니다.

북한이 이스칸다르형 신형미사일을 발사함에 따라 그것을 요격할 수 있는 방어체계인 한국형 킬체인, 3축 미사일 방어체계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굉장히 높아지게 된 것이죠. 그래서 북핵과 미사일에 맞서서 대한민국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새로운 전략이 나와야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게 된 것이죠.
 

- 북핵에 대응해 우리도 핵전략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에 대해 당의 컨센서스가 형성된 건가요?

현재 황교안 대표 체제하에서는 아직 당론으로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끊임없이 토론하면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의 입장은 아니지만 현재 많이 압축된 것은 한국형 핵전략은 나토식 핵공유로 가는 것이 가장 합리적 대안 아니겠느냐로 의견이 좁혀지고 있죠. 핵무장은 국제사회의 시선도 있고, 한미동맹도 있으니까 그렇다면 한미연합사가 주축이 되는 핵공유로 가자고 제안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 후에 대한민국은 그 약속을 지켰죠. 한국에 배치되었던 미국의 전술핵은 미국으로 다 반출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1993년 NPT에서 탈퇴하면서 핵개발로 나선 겁니다. 결국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이후 한국은 약속을 지켰지만 북한은 안 지켰단 말입니다.

북한 3대 세습정권은 끊임없이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해 왔고 6차 핵실험 후 수십 차례의 미사일 발사 시험을 통해 급기야 2017년 북한 김정은은 수소폭탄실험을 성공시켰고 여기에 화성 15형 ICBM까지 갖게 되면서 그들이 말하는 핵무력을 완성시킨 겁니다. 이때부터 미국도 긴장하게 된 것이죠. 오바마 행정부 때는 ‘전략적 인내’라는 대북핵정책을 폈는데,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성공 이후 미국의 북한에 대한 본격적인 제재가 시작된 것입니다.

거기에 김정은이 못 견디고 (회담) 테이블에 나왔단 말입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어떠냐하면 5년 단임 정부가 냉탕 온탕으로 왔다 갔다 한 겁니다. 햇볕정책과 5·24 조치가 결국 말하자면 냉탕 온탕 아닙니까? 그냥 말 폭탄이었을 뿐입니다. 반면에 북한은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 이후 NPT 탈퇴 후 끊임없이 어찌 보면 일관되게 핵개발을 한 겁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핵 폭탄 대 말 폭탄의 대결이 되고 만 겁니다.

18대 국회 2010년 제가 국방위원장 할 때인데 그때 처음으로 조건부 핵무장론을 내세우게 됩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현실화 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자위권 차원에서 핵을 가져야 된다는 말을 하게 된 것이죠. 전쟁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서 우리가 핵을 갖되 북한이 핵을 내려놓으면 같이 내려놓는 조건부 핵무장을 주장하기 시작했죠.
 

2016년 2월 15일 당시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핵무장론’을 제기했다.
2016년 2월 15일 당시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핵무장론’을 제기했다.

18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조건부 핵무장론 제기, 트럼프 인수위에 입장 전달

- 당시 여당 국방위원장이라는 막강한 자리에서 핵무장 주장을 하신 건데 어느 정도 진척이 있었습니까?

그런데 진척보다도 제가 여러 항의와 무언의 압력을 많이 받았습니다. 미 대사관이라든가 전문가 쪽에서 원유철 국방위원장은 왜 핵무장론을 주장하느냐 하는 항의성 압력을 받았죠. 그러고 나서 제가 2016년 2월 여당 원내대표 할 때 교섭단체 연설할 때인데요, 전 국민에게 생방송되는 연설을 통해 당의 입장을 밝혔죠. 그때도 하루 전날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원고를 썼는데 청와대로부터 한국 핵무장은 뺐으면 좋겠다는 대통령의 전갈을 받고 고민을 많이 했죠.

박근혜 대통령이 정무수석을 통해 연락을 해왔었습니다. 그 때 뭐라고 표현했냐면 한미동맹은 소중하다, 대한민국 경제 발전하는 데 큰 배경이 된 소중한 관계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가야 하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점점 고도화 되는 가운데 잘못하면 미국의 핵우산이 찢어질 우려가 있다, 왜냐하면 그 때 당시 기상조건 때문에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장애를 받은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죠.

그러니까 비가 올 때마다 우산을 옆집에 가서 빌려 쓸 수는 없지 않느냐 하는 생각에서 그런 표현을 했던 것이고, 지금 우리도 우산을 빌릴 정도가 아니라 우비를 입어야 하는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고 교섭단체 연설에서 말한 것이죠.

그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새누리당에 방미 특사단을 구성합니다. 제가 단장으로 동료 의원들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 인수위원회에 우리 당의 입장을 전달하죠.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되고 나서 아메리카 퍼스트 입장에서 ‘김정은을 워싱턴으로 불러 햄버거를 먹으며 핵담판을 짓겠다’고 말했어요. 그때 제가 받은 느낌은 햄버거 회담의 의미는 북핵 폐기가 아니라 동결 의미로 다가왔어요. 왜냐하면 미국 본토에만 위협이 안 되면 이 수준에서 동결시키겠다는 그런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죠. 트럼프 행정부 인수위원을 만날 때마다 전부 이야기했어요. ‘트럼프 대통령의 햄버거 회담이 북핵 폐기가 아니라 북핵 동결로 가서는 절대로 안 된다, 햄버거 회담에는 대한민국도 같이 앉아야 한다, 우리 입장을 무시하고 대한민국을 패싱하고 간다면, 그리고 우리 안위에 관련해서 불리한 결론이 난다면 우리는 새로운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고 그때 이미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만나서 이야기할 때마다 북핵과 미사일 위협이 완성단계에 왔기 때문에 확장억제에 대한 새로운 판을 짤 때가 됐다고 말하고 전술핵 재배치와 핵무장 여론이 80%나 된다고 다 이야기해 줬습니다.

한미연합사가 주축이 되는 나토형 핵공유가 키워드

- 국회에서 핵무장 논의를 시작한 건데 청와대나 국방부 차원의 입장이나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은 없습니까? 드러내기 어려운 내용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자체 핵개발을 하게 되면 NPT를 탈퇴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현재 대한민국의 객관적 상황을 보면 NPT를 탈퇴할 수 있는 여건은 사실상 되어 있습니다. NPT 조항 10조 1항에 보면 ‘비상사태 국면에서 가입 국가는 NPT를 탈퇴할 수 있다’고 되어 있어요.

그렇다면 현재 대한민국은 비상사태 아닙니까? 그것이 정부 차원에서 구체적 액션 차원으로 들어가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죠. 정치인으로서 주장하는 것과 정부가 정책으로 움직이는 데는 차이가 있을 수 있죠. 아무튼 이대로 계속 대한민국이 문재인 정부 2년을 넘어서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는데 북한은 계속 미사일을 쏴대고 있는데 눈뜨고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 우리 한국당의 기본적 인식이고, 유사시 우리가 어떻게 국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지 깊게 고민하고 있고 대안을 모색하는 중입니다.

- 지금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쏘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특히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잘 해 주려고 무척이나 애쓰고 있는데 말이죠.

표면적인 이유는 대한민국이 F35스텔스 전투기 같은 신무기를 도입하고 한미군사훈련도 하기 때문에 대응 차원에서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김정은 입장에서는 내부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죠. 한미군사훈련이라는 것도 예전부터 해왔던 것입니다.

독수리훈련, 키리졸브훈련, 을지포커스훈련이 3대 훈련인데 그것도 현재 축소된 것 아닙니까? 트럼프 대통령도 한미훈련이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축소하는 데 동의한 것인데, 한미훈련이라는 이유로 김정은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다는 것은 그저 핑계에 불과하죠.

지난 보수 정권 때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하면 원점타격이라든가 강력하게 대응을 했단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평화경제라는 말까지 하면서 유화책을 쓰고 있음에도 북한으로부터 듣는 이야기는 ‘매 맞을 짓 하지 말라’는 이야기나 듣고 지난 광복절 다음날에는 ‘소 대가리’라는 소리나 듣는데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가 북한으로부터 조롱이나 듣는 존재가 되어 버렸단 말입니다.

그런데 대통령만 그런 대상이 되면 모르는데 국민들도 똑같이 자존심에 상처를 받고 군도 그만큼 사기가 떨어지는 것 아니겠어요? 한두 번도 아니고 말이죠. 그런데도 무시하고 간다는 것이 저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죠.
 

- 국민 입장에서는 문재인 정부도 있을 수 없는 일을 하고 있지만 한국당도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우리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가 2월에 시작했지만 벌써 14차 회의를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이 미사일을 쏴도 NSC를 주재하지 않아도 우리는 제1 야당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회의도 하고 북한을 규탄하고 했죠. 급기야 14차 회의는 청와대 앞에서 했습니다.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 말입니다. 도대체가 안보불감증에 걸린 듯해서 걱정입니다.
 

인터뷰 중인 김범수 미래한국 발행인(좌)과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우)
인터뷰 중인 김범수 미래한국 발행인(좌)과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우)

“일본 측에 지소미아 중요성 강조, 문제는 문재인 정부”

- 지난달 말 국회 방일단으로 일본을 다녀오셨는데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GSOMIA)와 북핵 문제는 어떻게 연관이 돼 있습니까.

북핵과 미사일을 해결하는 데 있어 현실적으로 미국과 일본과의 공조가 매우 중요합니다. 한미일 안보협력체계 하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지소미아를 토대로 해서 미사일 발사체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 같은 경우는 군사위성, 이지스함, 장찰기 등 정보자산이 잘 구비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휴민트로 해서 정보 공유가 이뤄지는 것이잖아요. 제가 한일의원연맹 고문으로 있습니다. 이번에 일본이 수출규제에 이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을 보고 국회 차원에서 막아야겠다고 생각해서 방일대표단을 구성해 일본에 갔었죠. 일본 가기 전에 일정을 다 조율했습니다. 자민당의 닛카이 간사장 면담 일정을 잡고, 연정하고 있는 공명당 대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쪽 사람 다 만났습니다.

일본 자민당 닛카이 간사장만 못 만났죠. 저는 그때 일본에 가서 지소미아를 근거로 해서 설득을 했습니다. 무슨 말을 했느냐 하면 국회 방일대표단으로 일본으로 간 7월 31일에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서 무력도발을 했는데 한일 군사당국간에 북한 미사일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고 그 근거가 되는 것은 한일간 지소미아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의 한미동맹 인식도 바뀌어야”

-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언론에서는 상당히 안 좋은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지소미아를 문재인 정부가 폐기하려 한다는 얘기도 있고요.

제가 그렇게 지소미아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니까 한일의원연맹 일본 의원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상당히 공감을 얻었습니다. 이 내용은 민주당쪽 강창일 의원이나 김진표 의원도 언론과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문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라고 그쪽에서도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백색국가에서 한국이 제외되었는데, 사전에 우리 정부가 이렇게 되지 않도록 외교력을 발휘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한 것이죠. 백색국가 문제는 그렇게 되었지만 일본은 지소미아는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 여당 일각에서 지소니아 폐기를 주장하고 있죠.
 

- 한일관계 악화에 이어 문재인 정부가 의도하는 다음 순서는 한미동맹 흔들기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한편 미국측에서 먼저 방위비분담금 50억 달러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트럼프의 한미동맹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방위비 분담금은 어느 정도 수준에서 우리가 협의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에 대한 인식부터 바뀌어야 될 것 같아요. 동맹이라면 친구잖아요. 한미동맹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만들어진 혈맹이자 가치동맹입니다. 6·25 전쟁 때 미군 3만 명 이상이 전사하면서 피를 뿌렸잖습니까?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동맹의 견고함을 유지하는데, 친구가 폭력배한테 얻어맞으면 도와줘잖아요? 그런데 나만 안 맞으면 되니까 나 몰라라 하면 그건 동맹도 친구도 아니잖아요. 북한이 미사일 쏴도 1만 3000km 떨어진 미국은 괜찮다면서 ‘그건 작은 실험일 뿐이야’라고 하면서 미 본토에만 위협이 안 되면 된다는 식은 곤란하죠. 동맹이라면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것은 동맹인 미국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인식해야죠.

방위비 분담금도 그래요. 언론 보도를 보면 50억 달러를 요구한다고 하는데 50억 달러가 아니라 500억 달러라도 우리가 줄 만하면 줘야죠. 그 주장이 합리성과 정당성, 적정한 요구라면 응해야죠. 그런데 그것이 50억 달러든 5억 달러든 간에 합리적인지 그렇지 않은지가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더욱이 동맹관계는 미국 우선이나 한국 우선이 아닙니다. 한미동맹의 상징과도 같은 말이 있어요. ‘WE GO TOGETHER’라는 말처럼 같이 가야죠.
 

“범보수 대통합의 과제, 인재 수혈이 핵심”

-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볼 때 한국당은 아직 변한 것이 없다, 그래서 지지를 못하겠다라고 하는 인식이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변화는 있었는데 국민들에게 충분히 어필을 못했죠. 국민들의 인식이 틀리지 않다고 봅니다. 제가 볼 때는 대통령이 탄핵된 직후에는 한국당이 탄핵된 정당이라는 멍에를 짊어지고 있잖아요? 탄핵 직후에는 한국당 지지율이 5%도 되지 않았어요.

그때는 한국당은 대선 후보도 내지 말라는 말까지 나왔어요. 그런 악조건 속에서 아무튼 한국당이 제1야당으로서 대선 후보를 냈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2등을 했고, 황교안 대표 들어서서는 재보궐 선거에서 선전을 했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틀림없는데 이제 우리가 점핑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신, 파격적인 노력이 반드시 전제되어야죠. 큰 틀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대해 심판론을 내세워야 되지 않겠어요?

지금 전 분야가 거의 파탄 상태 아닙니까? 외교, 안보, 민생, 경제 모든 것이 파탄 상태로 가고 있는데도 선거로만 귀착시키는 민주당 아닙니까? 저희는 경제가 어려워 뭐든지 해야겠다는 생각에 일본까지도 다녀오고 했는데,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뭐라 했어요? 총선을 한일전이라고 하는 발상 자체가 집권당으로서 책임 있는 태도냐 하는 겁니다.

정당의 목표는 정권을 잡는 것이니 내년 총선은 매우 중요하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보수우파 대통합 또는 범보수 야권 대통합을 이뤄야죠. 범보수 우파 대통합이든 범야권 대통합이 됐든 반문연대가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깃발, 새로운 가치를 표방하고 한국당이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
 

- 보수통합을 위해 자유한국당의 최우선 과제, 개혁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표현방식은 달라도 아직 당내에는 탄핵파 반대파, 친박 비박, 혹은 수도권 영남 간의 갈등이 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실 친박 비박 경계가 다 허물어졌는데 그 기준을 어떤 것에 두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황교안 대표가 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번 상임위원장 같은 경우도 세 분이 새로 되었어요. 이종구 기재위원장, 김세연 보건복지위원장, 그 다음 국토교통위원장에 논란이 있었던 박순자 위원장, 홍문표 위원장 네 분 다 어떻게 보면 다 탈당했던 분들입니다. 만약 친박이었다면 탈당했겠냐구요? 앞뒤가 안 맞잖아요. 탄핵에 동조했던 분들인데 그분들이 다 상임위원장이 되었어요. 김재원 예결위원장 한 분만 가지고 친박 비박 개념을 들이 밀었단 말이에요.

하지만 저는 이제는 그것을 뛰어 넘으려면, 사실 그것이 우리 한계인 것이니 인정하자는 겁니다. 그 한계를 뛰어 넘으려면 좋은 인재를 널리 수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대한민국에서 정당은 아직도 인물 정당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좋은 인재, 인물들이 좋은 비전과 정책을 당에 와서 생산해 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길을 열어야 한다고 봅니다. 성을 쌓는 자는 망하고 길을 여는 자는 흥한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우리 한국당은 담을 허물려고 황 대표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당이 야당이고 지지율이 정체가 되어 조금 어려운 점이 있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한국당이 국민들에게 진정성으로 다가서면 많은 분들이 한국당에 와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내년 총선 이후에는 한국당에 새로운 인물들이 주류를 이뤄 정권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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