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울남부지검장 고영주 변호사 “국민이 윤석열에 바라는 것은 법대로”
전 서울남부지검장 고영주 변호사 “국민이 윤석열에 바라는 것은 법대로”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10.01 10: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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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 외압 따르다간, 누구 손에 죽는지도 모르고 죽을 것”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의 각종 비리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이전 정부를 겨냥한 이른바 적폐수사에서 보여줬던 혹독했던 검찰과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총장 지휘 아래 권력의 최측근 핵심부를 파헤치는 현재의 모습에서 오는 혼란 탓이다. 윤석열 총장의 검찰은 아슬아슬하게 줄을 타는 것인가, 아니면 정의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것인가. <미래한국>은 9월 25일 서울남부지검장을 지낸 고영주 변호사와 긴급인터뷰를 진행했다.

전 서울남부지검장 고영주 변호사
전 서울남부지검장 고영주 변호사

-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비리의혹 사건, 지금까지 보시기에 검찰 수사는 어떻습니까, 잘 하고 있는 건가요?

그렇죠. 윤석열 총장 성격대로라기보다는 검찰의 생리대로 본연의 자세에 맞게 하고 있는 것이죠. 검사라면 그렇게 해야 되는 길을 가고 있는 겁니다.
 

- 수사 초반엔 윤석열 총장이 청와대와 교감 하에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냐는 분석도 일각에서 했는데요.

사람들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할 때, 저는 처음부터 검찰수사는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할 수 없다고 얘기했어요. 동원되는 사람이 몇 명인데 그걸 짜고 치느냐, 그런 건 있을 수 없다고 제가 처음부터 얘기했습니다.
 

- 지금 수사는 크게 자녀 입시 비리, 사모펀드, 웅동학원 의혹 등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시기에 수사 초점은 잘 맞춰져 가고 있는 건가요?

최선을 다해 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정경심이나 조국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다고 하면 역으로 윤석열 총장이 몰릴 수 있거든요. 엉뚱한 사람을 잡았다, 과잉 표적수사다 라고 해서 역으로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정석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에서 정경심 씨를 그동안 소환했는데, 불출석해서 또 한 번 안 나올 경우 체포영장 청구하겠다고 나오고 있고, 정 씨 쪽에서는 몸이 아파 안 나간 것뿐이지 불응한 게 아니라고 하는데, 그건 궤변이죠.
 

대검찰청 앞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꽃다발과 함께 조국 장관 구속을뜻하는 수갑이 함께 놓여 있다.
대검찰청 앞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꽃다발과 함께 조국 장관 구속을뜻하는 수갑이 함께 놓여 있다.

- 여론 다수는 윤석열 검찰을 응원하고 있는 반면, 친여 지지자들 중심으로 일부는 비난하고 있습니다. 검찰이 조국 일가 사건 어떻게 처리해야 합니까?

윤석열 총장은 본인을 위해서나 나라를 위해서나 엄정한 수사를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검찰 수사 과정에 압력이 있을 수 있어요. 특히 윗사람들, 장관의 견해가 다르고 총장의 견해가 다를 경우 압력이 있을 수 있는데, 어느 한쪽 의견을 따라가면 누구 손에 죽는지 모르고 죽게 될 겁니다.

어쨌든 외압이 심할 경우 원칙대로 수사한다가 정답이에요. 검사 수사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합니다. 윤석열 총장의 경우 애국진영이 사실상 그로부터 엄청난 압박을 받았고, 권력관계로서 이제는 좌파 정부의 압력을 받고 있는 중인데 이런 때는 원칙대로 수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는 끝장을 봐야죠. 조국에 대해서. 철저히 밝혀서 나중에 다시 수사하더라도 그때 수사가 정확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윤석열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겠죠. 나라를 위해서나 자신을 위해서나 조국 수사를 엄정하게 해서 후에 다른 누가 수사하더라도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없을 만큼 엄정하게 정확하게 수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혁의 본질은 검찰중립, 검찰독립

- 조국 장관은 사퇴 여론에도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요.

검찰을 개혁한다지만 여태까지 개선을 한 적이 없어요. 개혁한다는 것이 전부 자기네들 뜻에 맞춰 개악한 것인데, 그걸 개혁이라고 표현한 것이죠. 용어혼란전술이죠. 현재 판을 뒤집어야 자기네들 뜻대로 짤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를테면 검사들을 다 쫓아내야 민변 사람들을 데려다 쓸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판을 흔들기 위해 개혁이라고 하는 것이지, 실은 개악이죠. 검찰을 아는 사람은 누가 봐도 분명해요. 진짜 검찰개혁은 정치로부터 중립이고 독립이에요.

그것이 개혁 방향인데, 지금은 윤석열이 조국을 수사한다고 개혁에 저항한다고 비난하잖아요? 이 사람들이 말하는 개혁은 검찰을 자기들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죠. 그걸 개혁이라고 말하는 것이죠. 옛날 북한에서 지주를 처형하면서 친일파이기 때문에 처형했다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소리예요. 자기들 마음대로 하려는데 저항한다, 그러니까 반개혁세력이다, 지금 적폐세력이라고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런 식으로 용어를 쓰는 것이지요. 검찰개혁이란 결국 정치권으로부터 중립, 독립인데 지금 엉뚱한 길을 가고 있잖아요. 그 점에서 이 사람들 생각이 순수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살아 있는 좌파 권력에 정면으로 맞서는 듯한 윤석열 검찰총장.
살아 있는 좌파 권력에 정면으로 맞서는 듯한 윤석열 검찰총장

- 변호사님은 검찰개혁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필요하다면 어떤 방향이나 그림이 돼야 하는지요?

검사가 정권 눈치 살피지 않고 수사할 수 있으면, 그런 여건이 조성될 수 있으면 그게 개혁이죠. 그런데 검사 정도 되면 그런 여건이 조성되기를 바랄 게 아니라 자기 스스로 그렇게 해야 돼요. 그게 진짜 검찰개혁이지, 여건을 다 조성해주고 한다면 뭐가 어렵습니까. 여건 조성이라는 말보다, 검사 개개인이 중요한 거예요.

검사가 ‘이렇게 하면 승진이 잘 된다’ 인사에만 신경 쓰고 있으면 어떡해요. 검찰 인사는 누군가는 해야 하니까 그건 막을 방법이 없죠. 예전에는 검사 수가 부족했어요. 검사가 일하다 윗사람과 자기 소신이 부딪히면 과감하게 직을 버리고 밖에 나가도 더 잘 살 수 있는 길이 있었거든요. 그때는 검찰의 독립이 많이 유지됐어요.

물론 그때도 정권에 아부하느라고 비정상적인 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과 달리 윗사람도 함부로 지시할 수 없었죠. 왜냐하면 아랫사람이 도를 넘는 지시를 받게 될 경우 그만 두고 나가겠다고 나오면 윗사람도 망신이거든요. 위에서도 조심하고 아래에서도 소신을 지킬 수 있었는데, 지금은 법조인을 1년에 2000명 넘게 뽑아대니까요. 요새는 검사하다 옷 벗고 나가면 검사 월급만큼 못 버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보니 이제는 검사들이 자리에서 쫓겨나지 않으려고 권력의 눈치를 많이 봅니다.

경찰은 윗사람이 시키면 무슨 일이든 다 합니다. 경찰에 수사권을 주지 못하는 이유는 검사는 그래도 사법시험을 보고, 또 변호사 자격이란 게 있어서 위에서 함부로 흔들 수 없는데 경찰은 쫓겨나면 그만이니까요. 그러다보니 위에서 무슨 일을 시키든 할 수밖에 없죠. 피해자를 가해자로 바꿔 놓고 가해자를 피해자로 바꿔 놓는다든지 이런 일도 벌어지면서 마음대로 하지만, 검찰은 지금까지는 그게 안 됐거든요. 하지만 점점 검사들의 기개가 사라져가고 있어요. 요새는 ‘야, 무슨 이런 검사가 다 있나’ 싶고요.

결국 검사가 권력의 눈치를 안 보게 하려면 자기 신상을 안 하도록 만들어줘야 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만들 수 있느냐가 문제지요. 검사를 수천 명씩 뽑아서 여차하면 검사 다 그만둬라, 민 변으로 갈아치워라 지금 목적이 그거 아니에요? 검사들이 반발하면 사표 다 받아라, 그리고 민변으로 다 채워라, 지금 그러고 있잖아요. 사표 낼 테면 내봐라, 지금 이러고 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소신을 지키기도 어렵죠.

그러니까 검사가 자기 소신을 지킬 여건은 어려워졌지만, (그럼에도) 기본적으로는 검사들 스스로 검사로서 도리를 지키고 중립성 독립성 확보하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합니다. 또 그것을 장려할 수 있는 (검찰) 기풍을 만들어야죠. 윗사람이 부당한 지시를 내려 검사가 그것을 거부했을 때, 이를테면 제3의 기관이 판단해서 누가 잘못했는지 판단해서 검사가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검사가 소신을 지키다가 일방적으로 희생되지 않는 그런 제도를 만드는 게 중요하겠죠.

- 윤석열 검찰에 당부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제가 윤석열에 큰 애정이 있다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당부를 하고 싶진 않은데, 지금은 윤석열 스스로 본인 살길을 찾아 잘 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대로만 하면 될 것이라고 봅니다.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등 발언과 전 정부에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경력 등으로 인해 친여세력으로부터 고소고발 등 각종 고초를 겪은 고영주 변호사는 검찰 적폐수사에 주요 대상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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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라 2019-10-14 06:18:54
부림사건 담당검사님^^ 난 부끄러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