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아베는 극우인가?
[인터뷰]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아베는 극우인가?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12.12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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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현재 일본에 대한 경고음을 내는 데 최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다.특히 아베 정권이 군사대국화와 위안부 문제 등에서 과거 대일본제국으로 회귀하려는 극우 본성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을 직설적으로 논한다. <미래한국>은 호사카 유지 교수로부터 그러한 주장의 배경과 논지를 직접 들어봤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 현재 대학 독도연구소에서 주로 연구에 집중하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독도 관련 연구인가요?

제가 독도연구소 소장으로 있습니다. 매년 주제를 잡아 연구 활동을 해오는데 올해는 독도 연구보다는 위안부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 한국에 오신 지 꽤 되셨죠?

1988년에 왔으니 31년 됐습니다. 그리고 2003년에 한국 국적을 취득했으니 한국인이 된 건 16년째예요. 완전 한국 사람이죠. 일본에서 30년 정도, 한국에서도 30년 정도 양국에서 각각 살았습니다.
 

- 이번 인터뷰는 지난 11월 ‘김창준 정경아카데미’ 강연과 관련해 궁금한 점들을 여쭙고자 합니다. 교수님은 아베 내각이 일본 극우에 뿌리를 두고 있는 극우정권이라고 평가하셨죠. 그런데 평화헌법 내에서 극우정권이 있을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생각은 일본을 너무 모르는 이야기입니다. 극우세력은 처음부터 ‘평화헌법은 일본이 만든 것이 아니고, 전범도 아닌데 군대를 못 갖도록 만든 맥아더의 책임’이라고 옛날부터 주장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름만 평화헌법일 뿐 일본을 침략국가로 규정한 이 헌법은 빨리 개정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군대를 갖는 보통국가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 해오고 그것을 실행하려는 사람들이 바로 아베 정권이라고 할 수 있죠.
 

- 그렇군요. 그런데 적이 침략해올 경우 싸울 수 있는 군대를 갖는 것은 보통의 정상적인 국가라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그런 생각이 바로 일본에서는 극우의 생각입니다. 현재 일본은 상식적인 국가가 아니에요. 아베 정권을 극우로 보는 이유는 군대를 갖겠다는 그것뿐만이 아니에요. 1945년까지의 대일본제국의 사상 등 모든 것을 부활시키려고 하기 때문에 극우라는 겁니다. 일왕을 살아 있는 신으로 추대하려는 국가, 사실상 국가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자민당을 점령했기 때문에 극우정권이라는 것이죠. 국가주의라는 것은 국가를 궁극적인 실체로 보고 개인을 희생시키는 것이므로 인도주의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입니다.
 

- 아베 정부가 극우라면 당연히 미국의 호르무즈 파병 요구를 받아들였어야 했던 것 아닌가요?

거절이 아닙니다. 현재 자위대법으로는 파병을 못합니다. 자위대는 군대가 아니기 때문에 연합에 들어가 함께 전쟁을 할 수는 없어요. 그러나 거절은 형식적인 것이고 여러 이유를 붙여 이번엔 조사와 연구라고 하여 자위대법을 근거로 독자적으로 파견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사실상 ‘호르무즈 호위 연합’에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이 2016년 통과시킨 법안이 집단적 자위권이에요. 이것은 동맹국이 제3국의 공격을 받을 때 일본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그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일본의 입장에서 동맹국이라고 하면 미국을 말하니까,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이 이란 측으로부터 공격받으면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여 이란을 공격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사실 아베 정권은 그것을 노리는 것이죠.
 

-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 헌법 개정에 대해 크게 반대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이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 시도를 허용하려 한다고 보시는 건가요?

미국에도 여러 의견이 있습니다만, 일본이 극우로 가는 것을 상당히 경계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민주당이 그렇고요. 공화당은 여러 의견이 있는 것 같아요. 그들은 이념적으로 일본의 극우를 선호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본군이 부활하는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는 있어요. 왜냐하면 미국을 대신해 일본군을 여러 곳에 보낼 수 있기 때문이죠. 미일동맹 입장에서요.

그게 미국이 원하는 바이죠. 미국은 공군, 해군에서 실제적인 피해를 입지 않고 되도록이면 육군에서 일본군을 투입하기를 원하는 것이죠. 그래야만 미군의 희생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에요. 미국의 국익을 생각할 때, 특히 트럼프 같은 사람은 주일미군도 주한미군도 되도록 감축하고 전쟁터에는 일본군을 투입하고 싶을 겁니다. 그런 움직임들은 조금씩 있습니다. 한반도 유사시에 자위대가 투입된다든가 하는 그런 이야기는 이미 있는 것이고요.

트럼프, 유사시 한반도에 미군 대신 자위대 투입하고 싶을 것

- 그런데 동맹관계란 물자를 지원하기도 하고 피치 못할 땐 피를 흘린다는 각오도 전제돼 있는 것 아닌가요?

한미동맹은 동맹이니까 그런 전제가 가능한데, 한일은 동맹이 아닙니다. 동맹으로 만들려는 것이 지소미아와 같은 것이죠. 그러나 한일군사동맹이 생긴다 하더라도 잘 가동될까요? 잘 가동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 욱일기나 독도 문제 때문에요. 특히 군사동맹이 되려면 적어도 영토 문제가 있으면 안 됩니다. 동맹이니까요.

한일이 제3국가와 싸우고 있을 때 일본이 독도를 침범할 수 있어요. 독도 문제가 작은 일인가요? 일본이 독도를 침범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장담할 수 있나요? 충분히 가능성은 있는 것이죠. 일본의 생각을 너무 가볍게 보면 안 됩니다.

- 그럼에도 지금이 제국주의 시대도 아니고 민주주의 국가 사이에서 그런 일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베는 제국주의 시대로 되돌아가려는 사람이니까요. 평화헌법을 아직 개정하지 않았지만 개정하려고 하기 때문이에요. 그게 아베의 마지막 목표이기 때문이죠. 헌법을 개정할 수 없으면 총리를 즉각 그만둔다고 했는데 아직 하고 있잖아요. 평화헌법 개정은 아베 정권, 특히 아베의 마지막 목표입니다. 그게 없으면 자신의 정치생명도 필요 없다고까지 생각하는 사람이니까요.
 

일본이 한국을 중국으로부터 지켜줄 것이라는 것은 착각

- 일본이 평화헌법을 개정해서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된다면, 언제든지 한반도를 침략할 수 있다고 보시는 지요?

침략이라는 말은 쓰지 않아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죠. 유사시 한반도에 출병하는 것 말입니다. 예를 들면 예전 민주당 정권의 간 나오토 총리가 다음과 같은 발언을 했습니다. ‘한반도 유사시에 일본 자위대는 부산에 상륙하여 한국 전체를 뒤져가면서 모든 정보를 수집한다’고요.

민주당 정권이니 한국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었는데도 말이죠. 이런 얘기를 왜 할까요? 그러니까 일본 민주당도 자민당도 한국을 순수하게 돕는다는 생각은 없다는 뜻입니다.

- 일본에 우호적인 한국민들은 북한이나 중국으로부터 침략을 당할 경우 일본이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착각이라는 말씀이시군요?

착각입니다. 간 나오토라는 총리가 그렇게 말해 충분히 비판받은 사례가 보여주잖아요. 한국에서도 보도됐지만 한국인들은 이런 사실들을 금방 잊어요.

- 일본 정치인들이 혹시 그런 생각을 하더라도 행동으로 옮기려면 일본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자위대가 움직이는 것은 일본 국민들의 의사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자위대는 위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고, 설령 위의 명령이 없어도 움직입니다. 한국에 자위대 무관으로 와 있는 사람들 중에 자신들은 위의 명령이 없어도 스파이 활동을 많이 했다고 자랑하고 일본으로 돌아간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본이 만주사변, 중일전쟁을 일으켰을 때도 위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 게 아니었습니다. 먼저 현지에 있는 사람들이 알아서 움직이고 위에서 나중에 추인해준 것이죠. 일본이 과거를 충분히 반성하지 않는 상태에서 똑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한미동맹은 확고하게 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거기에 일본군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쉽게 승낙할 수 없습니다.

일본이 과거의 전쟁을 충분히 반성했는지, 또 침략전쟁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현재 일본 극우세력을 부활시키려는 상황을 무겁게 그리고 상세하게 분석력 있게 봐야 합니다. 그리고 욱일기를 내리지 않고 게양하며 한국에 들어오려는 일본 자위대를 그대로 수용할 수 있는가를 정확하게 봐야 한다는 겁니다.

일부 한국 국민들은 그들을 실체가 아니라 이상화시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본에 대해 원하는 면만 보고 있고, 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으면서 실체를 도외시하는 경향이 일부 한국 국민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소미아의 손익계산서는 한국에 불리

- 지소미아가 한국에 불리한가요?

북한 쪽 정보를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일본 측입니다. 우리 한국 밖에 알 수 없는 휴민트 정보 등이 있기 때문에 일본이 지소미아 종료 선언 마지막까지 아쉽게 생각했던 거예요. 그리고 지소미아의 가장 큰 목적은 군사기술을 보호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하나 말해야 하는 것은 한일 지소미아는 미일 지소미아를 그대로 복사했다는 점이에요. 내용이 똑같아요.

미일 지소미아도 일본이 군사기술 부분 때문에 2007년까지 계속 미국에 미일 지소미아 체결을 거부했어요. 왜냐하면 미국 쪽에서 들어오는 군사기술 정보를 보호해줘야 하기 때문에 일본에서 그런 군사기술을 개발하지 못하게 되니까요. 일본의 군사기술정보뿐만 아니라 산업적 부분에서도 기술개발이 저해된다는 것이 일본 측이 주장한 미일 지소미아 체결 거부 이유였습니다. 일본의 군사기술은 한국보다 훨씬 우수합니다.

세계 내로라 하는 회사 중에 약 50개가 첨단 군사기술을 갖고 있는 일본 회사였습니다. 그 군사기술 정보라는 것이 여러 군사정보와 함께 한국에 온다는 거지요. 한국은 이걸 보고해줘야 합니다. 그럼 한국 내에서 같은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지 못하게 됩니다.

일본은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몇 십 년간 미국에 대해 지소미아 체결을 거부했던 것이죠. 그러다가 2007년 1차 아베 정권 때 미일 지소미아를 체결했습니다. 미국과 함께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 싶은 아베신조가 총리가 되었으니 미국과 지소미아를 맺은 것이죠.
 

- 문 정부의 지나친 친북정책이랄까 친중정책이 ‘한국 정부 못 믿는다’, ‘미국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을 일본 극우세력(아베 정부)에 심어주고, 그 결과가 아베 정권의 군사무장을 부추기는 건 아닙니까?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남북이 하나가 되어 그 다음 하나가 된 한반도는 중국편이 되어 일본에 적대세력이 된다는 이야기는 일본에서 오래 전부터 계속 나왔던 얘기인데 그것을 한국의 일부 세력이 갖다 쓰는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였을 때부터 그랬어요. 일본 극우파에 있어서 통일된 한반도가 출현한다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말을 그들은 계속 해왔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극좌라는 얘기를 일본 극우 측에서 해왔어요. 남북이 하나가 되어 일본을 공격할 거라는 얘기는 일본 극우파가 만든 가짜 뉴스입니다. 그걸 한국의 일부 세력들이 똑같이 얘기하기 시작해서 저는 왜 그들이 같은 이야기를 하는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우리 입장에서는 일본보다 중국이 더 위협적인 존재 아닌가요?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한 미국이 한국에 중거리미사일 배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쪽 생각은 한미일 공조입니다. 한미일은 북한과 중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미일 공조인 것이에요. 그리고 그것은 냉전적인 사고라고 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옛날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을 설치했어요. 미국을 겨냥한 것이었죠. 쿠바 미사일 위기였죠. 그러나 소련이 왜 쿠바에 미사일을 설치했는지 이유를 아세요?

미국이 터키에 소련을 겨냥하는 미사일을 설치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쿠바에 미국을 겨냥한 미사일을 설치했던 것이죠. 미국과 소련이 서로가 서로를 겨냥한 것이었죠. 그때 미국의 케네디와 소련의 후루시초프는 양쪽 다 미사일을 철수하는 것으로 해결했어요.

그런데 우리는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 철수한 것만 기억하는 거예요. 지금도 중국 러시아 북한에서 볼 때 한국은 미국 일본 편이라는 거예요. 그런 면에서 한국은 일본에 지정학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지역이지요. 지정학적으로라는 말은 군사전략적으로라는 말이거든요.

그러므로 중국의 입장에서는 한미일이 중국을 겨냥한 사드 미사일을 설치한 셈입니다. 그것이 아무리 방어무기라고 해도 방어한 다음 공격을 한다는 전략이 숨어 있으므로 미국이 터키에 설치한 소련을 겨냥한 마사일, 소련이 쿠바에 설치한 미국을 겨냥한 미사일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 한국이 일본과의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한일관계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일본이 침략의 야욕을 느끼게 하는 군대를 부활시킨다거나 일왕을 국가원수로 만든다는 헌법 개정을 시도한다거나 하는 과거 회귀 세력, 한국을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는 혐한세력을 키우는 정책을 사용하는 그런 정권이 빨리 물러나야 합니다.

과거를 반성할 줄 아는 정권, 리버럴한 보수와 협력해야죠. 일본 민주당과는 협력해야 하지만, 아베 정권 같은 극우파 일본 정부와는 진정한 협력이 어려울 것입니다. 일본의 극우파는 분단된 한반도에 따로따로 영향력을 미치고 싶어 합니다.

아베 정권은 남북관계를 이간질할 것이고 한국의 경제적 부활을 계속 막으려고 할 우려가 있습니다. 한국이 경제적으로 강해질수록 일본에 위협이 되니까요. 그런 식으로 극우파 아베 정권과는 한국 측이 어떻게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일본 국민들이 아베 정권을 심판할 날이 올 것입니다. 마지막은 일본 국민에 의해 아베 정권이 심판받을 겁니다. 아베 정권 패배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게 아닙니다. 일본 내에서는 아베 정권의 스캔들이 많으니까요. 적어도 아베 정권에 상당히 불리한 선거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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