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어느 미니멀리스트의 고민...맥시멀리스트 세상에서 미니멀리스트로 살아남는 법
[리뷰] 어느 미니멀리스트의 고민...맥시멀리스트 세상에서 미니멀리스트로 살아남는 법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12.17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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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용준은 미국 인디애나주립대학교 경영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여러 기업을 거쳐 현재 제일기획에서 일하고 있다.

맥시멀리스트 아내, 두 아이의 아빠, 대기업의 교육 훈련 전문가로서 소비와 소유로 자신을 증명하는 평범한 삶을 살던 중 물건을 버리고 마음을 채우는 미니멀리즘에 매료되었다. 곧바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결심했지만 매복해 있던 일상 속 수많은 벽에 부딪혔다. 좌충우돌, 고군분투하며 미니멀리스트가 겪을 수 있는 단계별 증상과 고민, 포기의 유혹을 모두 거쳤고, 가장 궁극적인 가치를 실천하는 진정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 위해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은 미니멀리즘을 한 번쯤 원했으나 수많은 장벽 앞에서 포기했던 사람들을 위해 지극히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자신의 이야기를 모았다. 이 책을 통해 미니멀리즘을 동경했으나 시도하지 못한 사람들이 용기를 얻기를 바라고 있다.  저서로 『드래곤볼에서 경영을 배우다』, 『스타트업, 록스타처럼 성공하라』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유튜브 시크릿』이 있다.

미니멀리즘은 단순함을 향하지만
미니멀리스트의 길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덜어내고 비워내며 소유를 줄이는 것으로 보다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삶, 간결하고 정돈된 시간을 통해 복잡한 현대인의 일상과 정신을 치유시키는 미니멀리즘은 많은 이들의 위시리스트에 올라 있다. 하지만 여전히 물건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가족들과 살면서, 개인의 취향을 존중받을 수 없는 회사에 다니며, 소비를 부추기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를 지키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차피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치부해버리기도 하고, 무조건 물건만 버리는 것이 미니멀리즘이냐는 비판도 생겨난다. 그런데 여기, 누구나처럼 미니멀리즘에 매료되었으나 누구나처럼 쉽게 꺾이지 않고 혁명가에 버금가는 의지로 미니멀리즘을 지켜가는 한 사람이 있다. 두 아이의 아빠이자, 맥시멀리스트 아내와 함께 사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록스타를 꿈꾸며 자칭 콜렉터이기도 했던 그였으니 관념적인 미니멀리즘을 현실의 삶으로 바꾸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했다. 이 책에서는 재기발랄하고 유쾌한 그의 미니멀리즘 분투기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갈등하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조화롭고, 평화롭게 완성하는 미니멀리즘이 가능할까?


이 책은 우선 미니멀리즘을 실천해 나가는 사람들이 흔히 겪는 단계별 증상을 체크하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저자 자신이 몸소 겪었던 미니멀리스트 임상 체험을 통해 마련한 깨알 같고 친절한 해결법들이다. 그런 다음 생활의 반경을 넓혀가며 충돌 가능한 일상의 장벽들을 하나씩 부수어 나간다.

물건을 통해 삶을 증명하고 싶어 하는 맥시멀리스트 아내가 버티고 있는 가정에서의 미니멀리즘, 성장의 세포만큼 물건을 벌여놓는 아이들의 방해를 뚫고나갈 육아에서의 미니멀리즘, 수많은 서류와 자료, 업무가 폭발하는 회사에서 미니멀하게 일하는 법을 세세히 담았다. 맥시멀리스트를 설득하는 다양한 방법들, 소비 앞에서의 협상법, 미니멀리스트의 패션, 쓰레기 처리, 팬티의 문제부터 미니멀 라이프를 위한 점심시간 활용까지, 미니멀리스트답게 간결하고 핵심적인 노하우를 짚어준다. 경영학 이론, 사회학 이론들도 설득력 있게 버무려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물리적인 미니멀리즘을 넘어서는 정신과 마음, 관계의 미니멀리즘까지 확장해 다루면서 마음과 균형을 맞춰가야 하는 몸의 미니멀리즘도 빠뜨리지 않았다.

‘나 자신의 사소한 것부터 먼저 정리하라.’ ‘맥시멀리스트들에게 공감하고 그들의 소비를 긍정하라.’ ‘미니멀리즘 육아, 미니멀리즘 직장 라이프도 가능하다.’ ‘패셔너블한 미니멀리스트도 존재한다.’ ‘물건의 가짓수를 줄이는 것은 핵심이 아니다.’ ‘무엇을 버릴 것인가보다 무엇을 지켜낼 것인가에 집중하라.’ 등 미니멀리즘의 터널을 먼저 뚫고나간 저자의 전방위적인 가이드라인을 따라가보자.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을 남기고 이에 집중하여 궁극적인 행복을 찾으려는 노력이 미니멀리즘의 핵심

저자는 미니멀리즘이 버리고 비우기만 하는 ‘강박’이 아니라 인생의 가장 소중한 것을 남기고 이에 집중하려는 ‘강건함’이라고 말한다. 스스로를 끝없이 해석하며 자신에게 가장 가치 있는 것을 발견하는 연습, 이를 용기 있게 지켜내며 삶의 궁극적인 행복을 찾는 노력이 미니멀리즘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주윤발부터 테트리스 게임까지 진정한 미니멀리스트의 면모를 보여준 여러 분야의 인물들과 주제들을 찾아 조망해보면서 미니멀리즘의 방법론을 넘어 근본적인 힘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미니멀리즘이 외형적이고 물리적인 완성이 아닌 내면적이고 지속적인 일상의 방식임을 공유하고 누구나 자신만의 미니멀리즘을 용기 있게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매력적인 책이다.

정갈하고 단아하며, 엄숙해서 얼핏 경직되어 보이는 미니멀리즘의 첫인상과는 달리 이 책은 시종일관 유쾌하고 가벼운 글쓰기를 선보인다. 액자 속에 아름답게 정돈된 그림처럼, 보기엔 황홀하지만 다가가기엔 힘든 것이 미니멀리즘이었다면, 그 틀을 깨고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연신 실소를 자아내는 미니멀리즘의 실체를 보여준다고나 할까.

경영학을 전공하고 록스타를 꿈꾸었던 저자는 지극히 평범한 회사원이자 가장, 아빠로 살아가다 책 한 권을 통해 미니멀리즘에 매료된다. 마치 평범한 독자들이 그러한 것처럼 말이다. 지극히 평범한 생활인의 관점으로 어쩌면 궁상스럽고, 어쩌면 지질해 보이는 진짜 미니멀 라이프를 가감 없이 보여줌으로써 미니멀리즘은 특별한 환경을 갖춘 특별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기 방식으로 할 수 있다고 꿋꿋이 힘을 북돋운다. 저자가 했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다. 꿈꾸던 미니멀리즘, 오늘 당장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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