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신년특집 분야별 전망 ] 수출 투자 소비지표 악화로 경제붕괴 가속
[ 2020 신년특집 분야별 전망 ] 수출 투자 소비지표 악화로 경제붕괴 가속
  • 오정근 미래한국 편집위원·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 승인 2020.01.1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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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발표한 정부의 2020년 경제전망은 경제성장률을 2.4%로 예측하는 등 현실을 도외시한 장밋빛으로 가득하다. 2020년 경제성장률을 2.3%로 보는 한국은행의 2020년 경제전망도 대동소이한 수준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이 중요한 것은 단순한 전망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전망은 재정정책을 비롯한 중요 경제정책의 기초가 되고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은 통화정책의 기초가 된다. 진단이 잘못되면 잘못된 처방을 가져오고 그 결과는 경제위기를 심화시키게 된다. 벌써 과도한 성장률 전망을 토대로 산정된 2020년 세수에 큰 폭의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되는 실정이다. 정부와 관변 연구기관이 2.3~2.4% 성장을 예측하는 데 비해 민간연구기관과 외국연구기관들은 1.6~1.9%로 성장률이 2%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의 경제전망 문제점을 보면 우선 2019년에 -10.6%를 기록한 수출증가율이 2.5%로 반등하고 2019년에 -7.7%를 기록한 설비투자증가율이 5.2%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부분 반도체 등 IT제품 수출과 투자가 반등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에 토대를 두고 있다.

그러나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친노조 반기업 정책기조에 변함이 없어 기업해외투자만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과도하게 낙관적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건설투자도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힘입어 마이너스증가율 폭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나 최근 도입된 분양가상한제 여파로 큰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민간소비증가율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나 가계부채 증가와 일자리 악화로 가계소비여력이 줄어드는 추세를 고려해 볼 때 개선되기 힘들다. 결국 2020년 경제성장률은 2% 달성도 만만치 않아 잠재성장률(2.7~2.8%)을 크게 하회하는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경제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수출은 2018년 12월 이후 큰 폭의 마이너스 증가율을 지속하고 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서 수출이 이 정도로 전례가 없이 장기간 참담한 추락을 지속하면 경제는 붕괴될 수 밖에 없다. 자연히 설비투자증가율도 큰 폭의 마이너스 증가율을 지속하고 건설투자도 정부의 연이은 규제로 위축되고 있다. 일자리 붕괴로 가계소비도 추락하고 있다.

이러한 수출 투자 소비의 부진을 반영해 산업생산증가율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반면 제조업 재고는 증가하고 제조업평균가동률은 70%대 초반 수준으로 급락하고 있다. 수요가 이처럼 부진하니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년여 0%대를 지속하고 작황 영향을 받는 농산물과 국제원유시장 영향을 받는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상승률도 3월 이후 0%대를 지속하고 있다. 광의의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는 GDP 디플레이터 증가율은 2018년 4분기 이후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며 낙폭도 커지고 있어 경제가 디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 마디로 경제 전반이 완전히 붕괴되는 모습이다.

경제 전반이 이 정도로 완전히 붕괴되고 있는 모습은 위기 기간을 제외하고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 2년 반 여 만에 한국경제는 ‘문재인 불황’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완전히 위기국면에 진입했다. 50대 상장사의 재고는 6월말 145조 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영업이익은 반토막 나고 있다.

그런데도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 주주들의 거센 요구로 배당은 늘려 투자 여력도 훼손되고 있다. 무디스는 내년 한국기업의 신용등급을 무더기 강등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2일 한국경제가 50년래 최악의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데도 경제추락이 외부환경 탓이며 소득주도성장정책의 효과가 이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등 회피와 변명으로 일관하고 잘못된 정책을 수정할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어 2020년 경제도 암담한 실정이다.

엄습하는 금융위기의 공포

한국은 외채도 많은데다 외국인 주식보유비율이 높아 원화가치 하락으로 환차손이 예상되거나 기업수익 악화로 주가 하락이 전망되면 외국인투자자금 이탈이 일어나지만 외환보유액도 넉넉지 않고 한미 한일 등 달러기준 통화스왑도 체결되어 있지 않아 외환위기를 초래할 우려가 상존하는 나라다.

현재 만약 위기가 발생할 경우에는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도 이탈하고 만기가 돌아오는 외채의 만기연장도 어려워지고 자본유출도 발생하는 등 약 2000억 달러 내외의 외환보유액이 부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디플레이션을 동반하는 장기불황으로 추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유출 우려로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정책 운용에 제약이 큰 실정이므로 규제혁파, 노동개혁, 감세를 통한 투자환경개선 등 미시적 정책이 절실하다.

그러나 좌파이념에 치우친 현 정부 경제팀의 정책노선으로 볼 때 규제혁파, 노동개혁 감세 등 정책은 기대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대로 불황이 지속되고 이미 70% 초반까지 추락한 기업 가동률이 더 하락해 기업부실이 심화되면 그 여파로 금융부실이 증가해 은행위기(banking crisis)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새해에는 대외환경도 개선보다는 악화 우려가 더 클 전망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되는 과정에서 미국과 일본이 최장 호황을 기록하는 등 장기간 지속되어 오던 세계경제회복 기조가 새해에는 주춤할 전망이다. 미중통상전쟁도 조기에 타결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한국경제의 의존도가 높은 중국경제는 성장률이 드디어 6%를 하회하고 경상수지도 균형수준 내외로 악화되는 등 불안이 커질 전망이다.

원화환율은 위안화환율과 동조화 현상을 보여오고 있어 중국경제 불안에 따른 위안화환율 불안은 원화환율 불안을 초래해 외국인투자자금 이탈의 촉매제가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설상가상 한미 한일 관계 악화로 2선 외환방파제인 달러기준 통화스왑도 없어 외환위기(currency crisis) 가능성도 높아질 새해가 될 전망이다. 한미 한일관계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

2019년 수출이 격감하여 10년 만에 두 자릿수의 하락세를 보였다. 2020년 전망도 대외환경도 개선보다는 악화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다.
2019년 수출이 격감하여 10년 만에 두 자릿수의 하락세를 보였다. 2020년 전망도 대외환경도 개선보다는 악화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다.

긴급 비상대책 절실하다

새해는 총선의 해로 벌써부터 현금살포 재정정책도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위기 시 방파제인 재정건전성마저 튼튼하지 않으면 구제금융 마련도 어려워져 더 많은 기업들이 쓰러지고 더 많은 국민들이 일자리를 잃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등 고스란히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다.

규제혁파, 노동개혁 감세 등 기업투자환경 개선, 한미 한일관계 개선을 통한 국제통상과 국제금융외교 강화, 재정건전성 제고 등 경제정책 만큼은 탈정치적인 비상한 대책이 절실한 해가 될 전망이다. 1997년 금융위기가 선거의 해에 일어났다는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오정근 미래한국 편집위원·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오정근 미래한국 편집위원·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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