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신년특집 분야별 전망 ] KPOP 경제적 가치, 평창 동계올림픽의 3배
[ 2020 신년특집 분야별 전망 ] KPOP 경제적 가치, 평창 동계올림픽의 3배
  • 김문 미래한국 편집위원·텐크로스 대표
  • 승인 2020.01.1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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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연초가 되면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많은 예측이 쏟아져 나오지만 수많은 전문가가 참여해 만들어진 예측보고서들이라 할지라도 그 예측이 완전히 빗나가거나 방향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만큼 미래는 변수가 많고 그 누구도 수많은 다양성이 어떻게 융합되어 새로운 것들이 만들어질 것인지에 대해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정치, 경제, 사회 문제는 과거의 지표나 순환되는 루틴의 관찰을 통해 보편적, 근시적 미래를 예측하기 수월하다. 특별히 생활과 연계되어 있는 경제 지표나 신변과 관계된 사회나 정치 문제에 대해서는 굉장히 민감하고 빠르게 사회가 체크업하고 반응하기 때문에 오차가 있다 하더라도 상당히 빠르게 대처해나간다.

하지만 문화 분야는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예를 들어 예술가의 양성 방법이 어떤 검증된 기관이나 루트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 어떻게 튀어나올지 모르는 보이지 않는 루트를 통해 양성된다. 유행도 예전처럼 하이포지션의 예술가들을 통해 메가트렌드가 만들어지고 그것들이 미래를 선도하는 방식이 아니다.

하부 구조(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다양성 추구를 통해 만들어진 유니크한 창조물들이 오히려 대중을 열광시키고 유행을 선도하는 시대가 되어 가고 있어 문화 분야는 다른 분야와 달리 더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도 예측해 본다면 2020문화트렌드의 중심은 역시 KPOP이다. 1세대 한류를 드라마콘텐츠가 이끌었다면 2세대 한류는 단연코 KPOP일 것이다. BTS는 계속해서 전 세계의 한류 열풍을 이끌고 그들이 만드는 일렉트로닉 기반의 힙합은 계속 트렌드의 중심에 서 있을 것이다.

BTS의 음악은 KPOP 음반생산시장의 방향성에 많은 영향을 줬다. 이를 통해 랩을 기반으로 한 일렉트로닉, 그리고 힙합, EDM 등이 한국 음반시장을 주도하고 역시 대형 기획사들을 통한 아이돌 제작은 계속될 것이다.

아이돌 소비시장이 10대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2020년은 40대 이상의 여성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일본에서 한류 열풍이 불었을 때 40대 이상의 주부들이 한국의 아이돌과 배우들에게 열광했던 것처럼 4만 달러 시대의 한국 여성들에게도 이런 유행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돌 시장의 거대화로 다른 장르의 음악들이 소외될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필자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손쉽게 자신을 PR하고 기획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다양성은 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하부구조(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창작은 하나의 아트로 자리 잡게 되고 이들 SNS나 유튜브를 통해 생성된 콘텐츠는 오히려 아이돌 콘텐츠보다 더 강력한 유행으로 자리 잡고 한류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대형 콘텐츠가 장악

한류의 근원지인 일본과 한국의 관계 악화로 KPOP가 주춤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지만 이미 한류는 특정 어느 나라에서만 유행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그렇게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한류의 경제적 가치는 세종대와 세종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한국 대중음악의 글로벌 진출’이라는 세종포럼에서 노건식 사운드리퍼블리카 대표의 주제 발표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57조 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경제적 가치 2조5000억 원의 3배에 해당한다고 한다.

한국의 안방 TV 역시 예능과 드라마가 대세를 이룰 것이고 예능은 당분간은 먹거리와 개인의 사생활 탐방에 집중될 것이고 이런 콘텐츠는 전 세계에 수출되거나 콘텐츠기획이 수출되어 많은 수입을 창출해 나갈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콘텐츠는 40대 이후의 전유물이 될 가망성이 높고 10대에서 30대들은 TV 매체가 아닌 휴대폰으로 모든 콘텐츠를 소비하게 될 것이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대형 콘텐츠 허브들에 의해 유통구조가 정리되고 새로운 대항마들이 다른 방식을 통해 만들어지겠지만 넷플릭스나 유튜브에는 아직 역부족일 것이다.

공연콘텐츠는 계속해 뮤지컬이 대세일 것이다. 한국은 이미 뮤지컬 국산화에 성공한 사례다. 외국의 뮤지컬을 수입해 공연하던 2000년대 초반이라면 2010년 이후부터는 자체 브랜드의 뮤지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 뮤지컬의 흥행 역시 한류에 일조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아이돌 캐스팅에 있다. 아이돌 캐스팅은 제작비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캐스팅하는 이유는 이들이 관객 동원의 대부분을 책임지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 팬들을 몰고 다니기 때문에 이들을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팬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반면 연극이나 오페라 등은 더 제작 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다. 물론 국가가 여러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많은 공연 단체들이 지원사업을 따내기 위해 일회용 기획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지원금을 딸 수 있는 대상도 관과 연관되어 일했던 단체에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기회를 잡는 것 역시 더 어렵다.

지원금을 받아 공연을 올렸다 해도 홍보나 마케팅 부재로 한 번만 공연되고 더 이상 공연되지 않고 사장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원금을 따내기 위해 공연을 기획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공연의 실체를 만드는 동안의 제작비는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 배우나 스태프들의 인건비도 지급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KPOP의 한류 열풍과는 반대로 문학, 연극, 뮤지컬 등은 오히려 관객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KPOP의 한류 열풍과는 반대로 문학, 연극, 뮤지컬 등은 오히려 관객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공연 콘텐츠는 뮤지컬이 대세, 연극과 오페라는 제작 환경 나빠

패션과 뷰티 역시 한류에 일조하고 있는데 드라마에서의 배우들 그리고 아이돌들이 입는 의상이나 메이크업이 세계적인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에서 패션과 메이크업 관련 인플루언서(많은 팔로워를 가지고 전문분야에서 영향력을 끼치는 유튜버들)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한국의 미용 산업도 글로벌해지고 있다.

트렌드 중에 유튜버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꿈을 물어보면 크리에이터나 유튜버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답하는 학생들이 대세라고 한다. 관중 시대에 자신을 가장 쉽게 표현할 수 있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사회관계망에 큰 변화를 줬다.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은 공중파를 통해 세상의 소식을 일방통행으로 접했지만 지금은 유튜브를 통해 주관적 사실들을 다양하게 접하고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예전에는 사회 돌아가는 이야기를 공중파를 통해 주입식 사실들을 입력했다 한다면 지금은 자신의 성향과 개인 취향 등을 통해 주관적인 정보들을 취득하고 즐긴다.

경제나 정치 등의 분야는 문화콘텐츠 거리가 아니었던 과거의 시절이 있다면 유튜브가 도래한 이후에는 이런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가 콘텐츠화되고 있다. 자신이 취향대로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있어서 자신이 직접취사,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물론 이는 정보의 포화로 진실이 왜곡되거나 잘못된 문제를 이야기하는 때도 많지만 문화콘텐츠창작 분야의 발전성에서 본다면 매우 자유로운 창작시대가 도래했다고 볼 수 있겠다.

한국인의 독서는 계속 줄고 있다. 2011년 평균 독서량이 OECD 평균 12.8권이었다면 2019년 7.3권이라고 하고 이 수치는 166위라고 한다. 심각한 수치이다. 한국인은 더 이상 책을 보지 않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창작의 근원이 문학이라고 하던 시대가 끝난 것일까? 또한 문화의 근간이 되는 연극이나 오페라 등 상업적 가치가 떨어지는 분야들 역시 트렌드부터 점점 소외될 것이다.

이것저것 두서없이 훑어봤다.  우리나라는 한류 열풍을 일으킬 만큼 혁신적이면서 뛰어나지만 근간이 되는 문학, 연극, 뮤지컬 등은 전혀 발전하지 못하고 오히려 내림세를 보인다.

상업적인 가치가 없으면 육성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고 그로 인해 가장 중요한 기본기가 우리 문화의 중심구조에서 빠지고 있다. 예술 역시 상업적 가치의 잣대에서 기준점을 찾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 문화는 어디로 가게 될까.

구조를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성경에도 반석 위에 세운 집이 풍파에도 쓰러지지 않는다고 했다. 과연 우리의 문화는 반석 위에 세운 집일까 아니면 모래 위에 세운 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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