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말’의 시대, 그래도 서늘한 名문장들 ...헝그리 사회가 앵그리 사회로
[신간] ‘말’의 시대, 그래도 서늘한 名문장들 ...헝그리 사회가 앵그리 사회로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2.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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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 가까이 나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칼럼을 써 왔다. 칼럼 쓰기는 지금까지 대학교수로서 내가 해왔던, 혹은 내가 할 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외도’였다. 물론 매번 산고가 고통스럽기는 했지만 솔직히 말해 ‘창작의 고통’을 즐긴 측면이 더 많다. 또한  내 칼럼을 읽어주는 독자가 그럭저럭 존재해 왔다는 것도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칼럼 쓰기는 나를 항상 시대와 세상에 대해 ‘깨어 있게’ 만들었다. 언제나 ‘쓸 거리’에 배고픈 상태였기 때문이다.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헝그리 사회가 앵그리 사회로>(기파랑)를 펴냈다.

2002년부터 2019년 말까지 조선·중앙·동아·부산일보를 비롯한 신문잡지에 연재 또는 부정기 기고한 글 89편을 고르고, 집필 시기와 상관없이 주제와 키워드의 흐름을 따라 全 8부로 판을 새로 짠 두 번째 ‘칼럼선(選)’이다.

전 교수는 “당시론 시사 현안에 밀착했던 주제들은 이제 와 한 걸음 물러서서 보니 새로운 화두(話頭)를 쥐여주는가 하면, 어떤 것들은 다시 살아나 바로 오늘 아침 쓴 것처럼 무릎 탁 치게도 하고, 10여 년 전 그때나 이제나 달라진 것 하나 없어 가슴 먹먹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했다.

숫자를 따지더라도 서울대 동문 가운데는 6ㆍ25전쟁의 전사자가 민주화의 희생자보다 더 많을 것이다. 베트남전쟁 등 해외 파병의 경우를 포함하면 더욱 더 그럴 것이다. (…) 그럼에도 전쟁에 나가 죽은 자들이 모교로부터 받는 대접이 소위 민주화 운동에 나섰다가 그렇게 된 이들에 비해 확실히 열세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전쟁의 길’이라는 명칭 자체도 애매하기 짝이 없다. 처음부터 그것은 ‘호국의 길’이나 ‘애국의 길’이어야 했다.

‘애국을 말하지 않는 우리나라 대학들’ 중에서

일자리 창출의 원천이자 주역이기에 기업은 누가 뭐래도 ‘자본주의의 꽃’이다. 이에 반해 우리는 최악의 고용재난 속에 집권 3년 차를 맞이한 대통령으로부터 ‘혁신성장’이니 ‘포용국가’니 하는 거룩한 말만 반복적으로 듣고 있다. 밥이 나오는 곳은 복잡한 개념이 아니라 사업, 창업, 취업과 같은 간단한 원리인데도 말이다. 사람들은 국가의 자비나 시혜, 적선을 무작정 바라지 않는다. 대신 일할 수 있는 자유와 기회, 권리를 찾아 당당한 삶의 주체로 살아가길 원한다. 인간으로서의 자긍심, 국민으로서의 자존심 때문이다.

‘봉급 사회에서 배급 사회로 가는 나라’ 중에서

전 교수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브라운대 사회학 박사를 취득한 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및 미국 워싱턴주립대 방문교수와 한국미래학회 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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