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시장의 기억... 한국의 자본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신간] 시장의 기억... 한국의 자본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3.3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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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태호는 대원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과 심리학을 전공했다. 2004년 연합인포맥스 기자로 언론사에 입문한 뒤 이데일리를 거쳐 현재 한국경제신문 마켓인사이트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증권/국제/산업/금융/부동산부를 돌며 경제 분야 전반에서 경험을 쌓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부터 자본시장(capital market)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위기발 대형 경기 침체와 기업의 연쇄 파산을 취재하며 주로 채권과 금리, 기업신용(credit)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웠다. 기자로선 이례적으로 한 분야를 10년 넘게 전담하면서 자본시장의 밑바닥부터 거시적인 흐름까지 유기적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언론사 증권부의 취재 영역을 기존 주식 및 채권의 유통시장에서 발행시장으로 넓힌 ‘자본시장 취재 1세대’ 기자 중 한 명이다. 역사적/통계적 관점으로 경제 현상을 분석하는 ‘데이터 저널리즘’을 지향하면서 2008년 국내 기자 최초로 ‘자본시장 성적표(league table)’를 만들어 보도했다. 

《시장의 기억: 한국의 자본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는 짧게는 수년간, 길게는 수십 년에 걸쳐 한국 자본시장 100년사에서 벌어진 역대 사건들을 대추적하여 그 전말을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과 100여 컷의 삽화로 재조명하고, 각각의 사건이 현재에 미친 영향을 2019~2020년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하며 그 속에 새겨진 경제위기의 패턴을 집대성한 경제경영서이다.

〈권두 스페셜〉로 책의 맨 앞에서 자본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는 ‘컬러 인포그래픽 섹션’ 6종(①한국 자본시장을 뒤흔든 주요 사건, ②한국 자본시장의 주요 정책, ③한국 자본시장 인프라 변화, ④경제성장률과 주요 금리 정책, ⑤주가지수와 주식형펀드 설정잔액, ⑥환율과 경상수지)은 그 자체로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콘텐츠여서 이 책의 백미이자 하이라이트이다.

저자인 이태호 기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부터 자본시장(capital market)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경제 전문 저널리스트로, 금융위기발 대형 경기 침체와 기업의 연쇄 파산을 취재하며 주로 채권과 금리, 기업신용(credit)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웠다. 언론사 증권부의 취재 영역을 기존 주식 및 채권의 유통시장에서 발행시장으로 넓힌 ‘자본시장 취재 1세대’ 기자 중 한 명이며, 기자로선 이례적으로 한 분야를 10년 넘게 전담하면서 자본시장의 밑바닥부터 거시적인 흐름까지 유기적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는 경륜을 쌓았다. 한 세기에 걸쳐 도도히 흘러온 한국 자본시장의 역사 속에서 유의미한 흐름과 맥을 짚어줄, 새로운 형식의 한국 경제 타임라인을 펼쳐 보이는 이 책은 저자가 발로 뛴 모든 현장 경력을 쏟아부은 역작이다.

일제강점기 쌀 선물시장의 흥망부터 2020년 3월 기준금리 0%대 인하에 이르기까지, 당시 언론의 헤드라인을 연일 장식할 만큼 거대 파장과 후유증을 낳은 주식/채권/외환시장의 역대 사건들을 33장면으로 엄선해 다룬 이 책은 흥미진진하면서도 격정에 휩싸이게 하는 스토리텔링, 객관성을 뒷받침하는 방대한 데이터의 제시가 압권이다. 매 장면마다 전후 상황을 실감 나게 재현한 이야기를 통해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누구나 쉽게 현장감 느끼며 ‘팩트’의 전모를 이해할 수 있다.

각각의 33장면 안에서는 GDP나 물가 같은 거시경제적 변화뿐만 아니라 투자와 관련한 인간의 심리, 정치와 사회적 변화, 기술적 진보의 영향까지 국가 기록, 개개인의 증언, 기업들의 사사, 통계 자료 등을 토대로 한국 자본시장을 정교하게 들여다보고 폭넓게 조망할 수 있다. 이러한 특장점은 저널리스트로서의 소명의식이 낳은 미덕으로, 이태호 기자가 지난 10여 년간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에서 일하는 각 분야의 말단 직원부터 최고위 금융당국 관료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직접 만나 취재하며 배운 ‘시장의 작동 원리’를 일반 독자들에게 상세히 전달하고자 한 열띤 의지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역사는 ‘예측의 도구’이자 ‘시행착오의 기록’이다. 기억의 상실은 실수의 반복을 낳고 진전을 가로막는다. 한국에서만 유독 성행하는 ‘테마주’ 투기 현상은 망각의 부끄러운 부산물이다. 자본시장을 도박판으로 받아들이는 일부의 인식은 100년 전의 쌀 선물 거래나 반세기 전 ‘채권파동’ 때와 달라진 게 없다. 과거의 망각은 1970년대 말 ‘건설주파동’을 일으켰고 20년 시차로 ‘닷컴 버블’과 ‘비트코인 열풍’을 낳으며 경제 주체들을 위험으로 몰아넣었다.

한 세기에 걸쳐 한국 자본시장이 남긴 발자취는 일확천금의 꿈부터 성공과 실패, 좌절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동시에 그 자체가 지닌 격정적인 순간들 때문에 어떤 투자 지침서보다 강렬하게 ‘시장의 기억’을 전달할 수 있다. 자본시장 전문기자로서 10여 년의 취재 경험을 살려 서사를 흥미롭게 풀어낸다면, 독자들에게 정보의 홍수 속에서 새로운 좌표를 찾아낼 계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자본시장의 역사는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게 반복된다. 이 책은 코로나19라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야기한 새로운 격변의 시기를 맞아 우리가 중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측할 수 있도록 시의적절한 도움을 준다. 과거 대부분의 사건도 지금의 코로나19와 같이 경제 주체들이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 사건들이 어떤 전개 과정을 거쳤는지 이 책을 통해 파악하고 통찰한다면 독자들 스스로 투자와 관련된 판단과 선택을 하는 데 매우 유용한 정보를 도출해낼 것이다.

기존의 자본시장 관련 책은 관료나 증권인들의 회고록 또는 연표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단순 사실 전달이 대부분이었다. 회고록은 객관성이 떨어지고, 단순 사실의 전달은 사건의 원인과 전개 과정을 살펴보는 데 한계가 있다. 관료나 증권인들의 회고록을 살펴보다 보면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이 있다. 특정한 사건에서 회고 주체인 본인과 본인이 속했던 조직의 잘못은 과소포장하고, 본인과 깊은 관계를 맺거나 은혜를 입은 사람(가령 대통령과 장관)의 일은 언급 자체를 회피한다는 것이다.

이런 특징은 아무리 시장을 당대 현장에서 가장 깊이 이해했던 당사자 내지 관계자일지라도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자명하다는 사실을 시사해준다. 한편으로 그들이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지위로 몸담은 기간이 길어야 10년 이내이니, 그 경험과 판단 및 평가의 영역도 한국 자본시장 100년사를 놓고 보면 극히 제한적인 셈이다. 따라서 100년사 타임라인의 변곡점을 이루는 33장면을 객관적이되 통합적으로 새로이 조명하는 데 있어서 ‘증거 제시’는 이 책의 집필 제1원칙일 수밖에 없었다. 오랫동안 ‘데이터 저널리즘’을 지향해온 이태호 기자의 직업정신, 온갖 노역을 마다하지 않고 방대한 근거 자료 수집에 몰두한 장인정신이 이토록 전무후무한 희소가치의 탐사기획 《시장의 기억》을 탄생시켰다.

이 책에 담긴 33장면은 시장을 뒤흔들 만큼 큰 사건을 추린 것으로, 그 시작부터 끝까지 사건을 둘러싼 궁금증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해방 직후부터 1980년대까지 자본시장은 매우 작았다. 그렇다 보니 그 작은 시장에서 벌어졌던, 기록에 남을 만한 대형 사건은 많지 않아서 역사 기록물을 토대로 주요 장면을 엄선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로는 어떤 전문가도 납득할 만한 핵심 주제를 선정하기 위해 폭넓은 취재를 진행했다. 이런 노력의 성과로 1991년 금리 자유화, 1999년 ‘펀드공룡’ 3투신(한국투자신탁/대한투자신탁/국민투자신탁)의 몰락, 2000년 채권 시가평가, 2003~2008년 원자재 슈퍼사이클 등 기존의 자본시장 관련서 목차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롭게 발굴한 주제들을 33장면으로 선정할 수 있었다.

매 장면마다 내용의 전개는 사건의 전후 맥락?개관, 사건의 현장 속으로, 그 사건이 남긴 것들의 순으로 펼쳤다. 포문은 해당 사건과 관련된 가장 인상적인 장면 한 컷으로 열고 사건의 발단부터 절정, 결말, 그리고 오늘날 미친 영향 순으로 그 전말을 모두 다루었다. 이때 사건이 현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2019~2020년 데이터를 근거로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잃어버린 기억’, ‘데자뷔처럼 떠오르는 기억’, ‘애써 묻어둔 기억’의 일들이 지금도 ‘꿈틀거리는 현실’임을 감지하게 하고자 했다.

이 책의 백미이자 하이라이트로 꼽는 〈권두 스페셜〉 인포그래픽 섹션은 ‘데이터 저널리즘’을 지향하는 이태호 기자의 소신과 재능이 빚어낸 희소가치 높은 자료들이다. 196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약 70년에 걸쳐 이뤄진 주요 시점별 금리 정책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만든 인포그래픽은 국내에 전혀 존재하지 않는 정보이다. 자본시장 인프라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인포그래픽 또한 국내 유일의 정보인데, 증권전산 사사 등 자본시장 주요 인프라별 역사를 꼼꼼히 살펴서 특히 지금의 첨단 IT 인프라에 익숙한 젊은이들에게 과거엔 어떻게 거래가 이뤄졌는지를 보여주고 싶어서 국내 최초로 만들어냈다.

이밖에 시점별 대형 금융 사건과 주요 정책 인포그래픽은 객관적으로 모든 시장 참여자들이 인정할 수 있을 만한 주제를 엄선해 새로이 만들었으며, 이 역시 참조할 수 있는 기존의 선행 자료를 발견하지 못한 가운데 저자가 최초로 만들어냈다.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주요 사건을 다룬 인포그래픽의 경우 기존에 보아온 자료들이 적잖이 있어서 언뜻 익숙한 내용으로 비칠 수 있는데, 기간에 있어 방대하기로는 전례를 찾기 어려워서 본 인포그래픽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언론계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되어 한 언론사에서 1년 반 동안 블룸버그 통신 단말기를 전담하게 되면서 ‘데이터 저널리즘’을 지향하게 되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자본시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숫자의 변화를 과거 통계적 자료에 기초해 제공하는 데 가장 앞서 있는 언론사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런 기사가 투자에 참고할 수 있는 가장 신뢰할 만한 지표라 판단했고, 덕분에 블룸버그는 현재 금융 정보 뉴스로서 가장 강력한 지위를 자랑하고 있다. 당시의 실무 경험을 통해 저자는 주관적 해설이 아닌 객관적 지표를 가공해 독자들에게 논리적이고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전달하는 일이 경제 전문 기자의 역할이라는 생각을 키우게 되었다.

이 책을 완성하기 위해 취재 및 집필 시 역점을 둔 사항은 통계와 수치에 기초하지 않은 사건 해설을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것이었다. 형용사 하나를 쓸 때도 통계적으로 납득할 만한 표현인지 검증하려 최선을 다했다. 기자 초년병 때부터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 등 통계 자료를 가장 능수능란하게 이용하는 기자 중 하나로 주목받았던 역량을 십분 발휘하여, 33장면을 이루는 모든 사건의 관련 보도들을 당시의 통계, 또 당시 취재 기자의 입장이 되어 실행한 분석을 통해 이중검증을 하려 했다. 이 모든 공력이 집필 공력 못지않게 긴 시간과 에너지를 요했다. 저자는 이런 데이터 저널리즘을 향한 열정이야말로 이 책의 독자들로부터 궁극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초 작업이라고 믿었다.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으로, 경제경영서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부한 삽화 배치, 그리고 〈비하인드 #1~9#〉를 꼽을 수 있다. 사건의 현장을 중계하듯이 보일 수 있어서, 또 사건에 얽힌 인물들의 실물과 캐릭터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경제 행위의 불완전성과 역동성을 비춰줄 수 있어서 당시의 보도나 기록 사진을 되도록 풍부하게 실었다. 그리고 모두 아홉 가지 이야기를 장별로 나눠 실은 ‘비하인드 스토리’는 독자들에게 당시의 사건이 벌어졌던 시대의 한 단면을 통해 좀 더 생생하고 깊이 있게 시대상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33장면에 비해서는 시대적 영향력이 작을 수 있지만 어쩌면 일반 대중들의 삶을 더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로 선정했다. ‘뉴트로’라는 트렌드 속에서 과거의 재해석이 활발한 요즘, 한국 자본시장 100년사의 굽이굽이를 재조명한 이 책을 통해 한국 경제의 저력을, 위기 때마다 있는 힘을 다했던 국민성을 재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속에서 코로나19의 위기가 몰고 온 불안과 공포를 떨치고 희망을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힘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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