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관찰의 힘... 최고의 성과를 만드는 습관
[신간] 관찰의 힘... 최고의 성과를 만드는 습관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4.08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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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것을 바라보되, 다른 것을 발견하는 능력,
이것이 바로 ‘관찰의 힘’이다!

1980년대에 대한민국의 신발 산업은 한 해에 40억 달러가 넘는 수출 실적을 올리던 효자 종목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한국인 노동자의 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한국을 생산 거점으로 삼았던 해외 주문처들이 생산 기지를 동남아 지역으로 옮기면서 대한민국 신발 산업은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이때 권동칠은 두 가지 결단을 내렸다. ‘토종 브랜드’와 ‘세상에 없는 신제품’이 그것이다. 신발업체가 하나둘 도산하던 시기에 그는 오히려 토종 브랜드 트렉스타를 출범시키고 세상이 깜짝 놀랄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연이어 세상에 내놓으며 세계 아웃도어 시장을 뒤흔들었다.

트렉스타가 세계적 기업의 반열에 오른 뒤 권동칠은 강연과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같은 질문을 여러 차례 받았다. “트렉스타의 신기술은 어떻게 탄생한 것입니까?” 그때마다 그는 “일상을 깊이 관찰한 결과.”라고 딱 한 마디로 대답한다. 듣는 이에 따라서는 시시한 답변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권동칠은 강조한다. “일상 속에 답이 있고, 그것을 찾아내는 눈을 기를 때 미래가 열린다.”고.

신발업계에 뛰어든 뒤로 권동칠은 주위로부터 “신발에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신발만을 생각했다. 사람들이 신고 다니는 신발을 살피고 걸음걸이를 관찰하고 신발 뒤축이 어떤 형태로 닳았는지 들여다보았다. 새롭고 특이한 것을 발견하면 수첩에 메모를 해두었다. 직업병에서 비롯된 그의 이 오랜 습관은 훗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세계 최초’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밑그림이 되었다. 애정을 갖고 오랫동안 바라보는 동안 거기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굴해내는 능력을 갖게 된 것이다.

허리가 안 좋아서 신발을 신고 벗을 때 불편해하는 아내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겠다는 생각에서 ‘핸즈프리’ 기술의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얼음 위에서도 잘 미끄러지지 않는 ‘아이스그립’은 설원을 뛰어다니는 북극곰에게서 힌트를 얻었다.

각 개인의 발 모양에 최적화된 ‘단 하나뿐인’ 신발을 만들어내는 ‘네스핏’ 기술은 2만 명의 발을 관찰한 끝에 탄생했다. 누구나 비슷한 일상을 향유하고 비슷한 것을 보고 경험하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같은 것을 보면서도 다른 것을 발견할 때 새로운 것이 탄생한다. 창조적 아이디어는 지능이 뛰어나고 많이 배운 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통념을 깨고 다른 관점에서 사물과 현상을 바라본다면 일상은 얼마든지 숨겨진 보석을 보여준다.

트렉스타가 UN군에 군화를 납품하고, 대한민국 국군의 군화 공급업체로 선정된 배경에는 일상의 불편함을 해소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한다는 권동칠의 신념이 바탕이 되었다. 군에 입대한 뒤 휴가를 나온 길에 인사차 들렀던 직원의 걸음걸이가 불편해 보이는 것을 발견한 그는 당장 군화를 살펴보았다. 군화가 불편하다는 사실은 군대 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 케케묵은 숙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사람은 없었다.

이때부터 트렉스타는 우리나라 군인들의 발을 편하게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군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군납업체로 선정되기는 하늘의 별 따기. 그래서 트렉스타는 해외 시장을 먼저 개척하는 방식으로 우회하여 대한민국 국군에 군화를 공급할 수 있었다.

소비자가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도 관찰에서 비롯되었고, 나아가 소비자의 욕구를 미리 파악해서 제품으로 연결하는 것 역시 관찰에서 비롯되었다. 관찰은 일상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문제해결능력, 자연에 숨겨진 비밀을 발견하는 통찰력,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는 공감력, 통념을 부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의력과 연결된다. 열정과 애정을 갖고 이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바라볼 때 일상과 세상은 거대한 ‘아이디어 창고’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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