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평론가 유재일 “민주당은 카르텔조직 정당, 지금 보수로는 못 이겨”
시사평론가 유재일 “민주당은 카르텔조직 정당, 지금 보수로는 못 이겨”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5.1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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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대한민국 우파의 기둥이라고 하는 박정희 대통령을 생각해보면 우파의 리더십은 분명해야죠. 방향을 설정하고,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성과를 내고 국민들이 으쌰으쌰 하도록 만들어주고 그랬잖아요. 보수 지도자들이 그런 말 못해요? 그런데 지금 보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무슨 비전을 보여주느냐고요. “대한민국 한번 해봅시다.” 이런 메시지를 내면 표가 안 와요? 중도유권자들이 왜 반응을 안 하겠어요?”


“결국은 대한민국 보수에서도 트럼프 같은 사람이 나와야 한다니까요? 표로 보면 보수가 이기기 위해 노동자표가 필요해요. 노동자표를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어요? 트럼프는 노동자표를 갖고 오잖아요. 외교안보에서는 국익우선주의로 가고요. 그 방향이 ‘가난한 당신들 노동자, 정치에서 소외된 당신들한테 이득이 됩니다’ 해서 투표 안하던 사람들까지 투표하게 만들고, 결국은 민주당을 이겼잖아요”

4·15총선 참패 후에도 보수진영의 갈등과 분열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보수의 갈 길과 재건 문제를 두고 백가쟁명식 갑론을박도 진행 중이다. 때론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것이 해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친문 시사평론가로 활동하다가 조국 사태를 전후로 반문으로 돌아선 유재일 평론가를 미래한국이 만났다. 유재일 씨는 12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이기도 하다. 최근엔 시민단체 미래대안행동 사무처장을 맡으며 한국판 제3의 길을 모색 중이다.

시사평론가 유재일

- 4·15총선 전에는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보수 지지층 일각에서는 야당이 선전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있었습니다. 막상 결과를 보니 여당의 압도적 승리였죠. 선거 끝난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이번 선거 결과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선거전 들어가기 전엔 여론조사, 기타 등등으로 볼 때 해볼만한 선거였죠. 선거전 들어가서 완전히 죽을 쑨 것이죠. 이렇게까지 (비관적인 성적이 나올까) 어느 정도 예상을 했어요. 미래통합당은 선거팀도 없고, 메시지도 없고, 중앙에서 한 게 거의 아무것도 없잖아요. 막말논란 나왔을 때도 그렇고 이슈 발생했을 때 전혀 대처를 못했죠.

선거전에서 완패한 거죠. 또 코로나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우리나라가 선방하고 있다는 집권여당의 선거 프레임도 성공했고요. 원래는 코로나로 인해 전망이 어두웠는데 유럽에서 확 퍼지면서... 특히 이탈리아가 살렸죠. (원래 코로나 시작은) 중국 이외에 우리나라 밖에 없었잖아요.

그런 상태에서 선거 치렀다면 얘긴 좀 달랐겠죠. “이거 뭐야, 중국에 문호를 개방해서 나라를 이렇게 만들어?” 이랬던 여론이 결국 “우리가 잘 막았네” 이렇게 변해 버린 것이니까요. 이게 제일 크지 않았을까요? 저는 이번 선거 결과보다 보수야당이 2016년 이후 4연패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그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반대로 질문하고 싶어요. 좌우의 득표율을 보면 크게 변하지 않았어요. 보수 득표율이 40%에서 플러스, 마이너스라는 사실은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근데 선거 결과는 확 달라졌단 말이죠. 이건 통합진보당 없어져서 그래요.

- 통진당이 없어져서 그렇다고요?

박근혜 대통령이 통진당을 없앤 게 (통진당 해산 : 2014년 12월 19일) 완전히 자충수가 된 거에요. 기본적으로 보수는 많이 득표하면 43%, 적게 얻으면 38% 정도로, (득표가) 계속 여기서 왔다 갔다 합니다. 소선거구제에서 38에서 43이면 이기든 지든 그 의석 수내에서 왔다 갔다 하는데, 이번에 의석수가 크게 달라진 건 그 이유에요.

이번에 민주당이 49%를 얻었단 말이죠. 그 원동력 중 하나가 통진당이 없어지면서 오게 된 정치 지형 변화에요. 통진당은 없어지고 정의당은 또 지역구를 못 낸단 말이에요. 정의당이 비례에서 10%가까이 득표했는데 지역구에서 1.6% 가져갔어요. 정의당은 비례로 하고 사라진 그 지역구 득표는 그대로 민주당으로 간다고요.

이렇게 되면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 때 통진당을 없앤 것이 선거구도에서 진보가 이길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준 거예요. 역으로 말이죠. 근데 이 말을 아무도 안 하더군요. 그러니까 보수는 제 자리 걸음을 계속하고 있는 거예요.
 

- 아무래도 좌파의 강점은 조직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단적인 예로 이번 선거 전 발생한 오거돈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도 선거에 악영향이 될까봐 그들 내부에서 조직적으로 은폐해 성공한 것처럼 보여요. 우파였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준이죠. 이런 좌파를 우파가 이길 수 있을까 싶어요.

일단 우파 에이스들을 밀어내고 있잖아요.
 

- 우파 에이스요?

우파가 마지막으로 이긴 선거가 언제였죠? 2012년 대선이었죠? 그 이후로 계속 졌잖아요. 그럼 제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특정인을 거론하긴 그렇지만, 2012년 대선에서 승리를 이끌었던 멤버들을 지금 미래통합당이 얼마나 밀어내고 있는지 말이죠. 공개적으로 드러나지 않다고 해도 본인들 치부와 좀생이 짓을 다 기억하고 있는.

낙선하고 자기 몫 안 챙겨줬을 때 삐져서 난리쳤던 사람들이 생존하기 위해 선택했던 방법이 뭐에요? 환관처럼 속 다 내놓고 친박 하는 거였잖아요. 무능력한 사람들이 내시 짓해서 주요 포스트를 다 차지했잖아요. 그러니 망해야지. 그리고 그 사람들이 자기 자리 지키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는데요. 아니, 대한민국 보수의 에이스들이 있다고 한다면 국회에 있어요, 아님 국회 밖에 있어요? 그러니까 보수에서 잘난 사람들 누가 지금 국회 안에서 정치하고 있냐고요.

보수가 그런 풍조를 만들어버렸잖아요. ‘저런 모지리들과는 내가 정치 못하지’ 이렇게 될 만큼 보수정당에 있는 인력 수준이 떨어져 버렸고, 또 인력(인재)충원이 되겠느냐고요. 그건 정말 한심한 일이죠. 저는 진보도 곧 그꼴 날 거라고 봐요. 자기 자긍심을 가지면 정치를 못하는 풍토죠.

간도 쓸개도 다 내놓고 시키는 대로 하겠다는 사람이 정치판에서 살아남으니 한국 정치가 어떻게 되겠느냐고요. 그렇게 하는 이유가 단순히 명예라면 모르겠는데, 이익 때문이잖아요. 그러니 온통 나랏돈 가지고 자기 자리 만들고 예산 빼먹고 자기 업체로 돌리는 식으로 여야 모두가 미쳐 돌아가니 나라 정치가 제대로 되겠어요?

시사평론가 유재일 씨

- 계속 실패하면서 나오는 얘기가 너무 강경한 스탠스 탓이다, 태극기 색채가 짙기 때문이라는 지적이죠. 그러면서 중도론이 등장하고요. 좀 더 진보적으로 가야한다는 건데, 그렇다면 중도보수, 중도를 주장했던 바른미래당파 유승민 등의 실패는 어떻게 설명하느냐는 거예요. 한국 보수당이 실패할 때마다 나오는 중도론은 어떻게 보시나요?

(유승민 등 탈당파 실패와 복귀) 그 얘기는 제가 늘 하는 이야기에요. 중도가 그렇게 중요하면, 나가서 중도 좀 데려오지? 제가 그렇게 말하죠. 탈당하고 선을 긋고서도 실패했는데, 이 당 안에 들어와서 성공한다고요? 그게 중도라고요? 저는 이렇게 묻고 싶어요. 보수가 메시지를 강경하게 낸 적이 언제냐고요. 지금 보수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하는 말이 “가장 전통적인 보수의 단어를 생각해봐라” 이거에요. 예를 들면 부국강병과 같은 것이죠.

보수의 살길은 21세기판 박정희 정신 구현

- 부국강병이란 단어가 지금 젊은 세대에 먹히나요?

그걸 현재형으로 다시 바꿔야죠. 산업육성, 일자리 보호와 같은 말로요. 보수당이 노동자들에게도 이런 메시지를 던져 보라고요. “좌파처럼 하면 당신들 일자리가 생기길 하나, 일자기가 지켜지길 하나” 보수가 그렇게 도전적으로 이야기를 해야 돼요. 제가 얘기하는 게 뭐냐면, 중도적 유권자, 스윙 보터 층이 있는데 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보수의 메시지를 내야한다는 거예요. 흔히 말하는 중도 노선이란 건 없어요. 단지 중도의 표를 가져올 수 있도록 보수를 21세기 버전으로 세련되게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조금 전에 말한 버전으로 일자리를 만들어 준다고 하면 노동자들이 안 찍겠어요? 그렇다고 미래통합당이 구체적으로 산업정책이 있다거나 하지도 않죠. 민부론 같은 얘기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고요. 누군가가 나와서 “나라의 근간이 무너지고 있다, 산업이 무너지고 있으니 다시 육성해야 한다” 이래야죠. 아니, 박정희 대통령을 그렇게 좋아하면서 박통이 산업 육성하기 위해 폈던 교육정책 중 하나인 특성화고 공고, 숙련노동자 육성, 보수가 이걸 포기했잖아요?

대학졸업하고 군대 갔다 오고 스물여섯 일곱 이때 인생을 시작하는데, 보수나 진보나 애들이 이때 숙련노동 능력 하나 없는 이런 상황을 만들어 놓고 다 학벌주의로 갔잖아요. 조국이 보여줬잖아요. 진보도 얼마나 학벌주의적인지. 보수는 이런 걸 파고들어야죠. 학벌주의가 아니라 보다 더 빠르게 돈을 벌 수 있고, 그리고 그들의 노동인권을 우선적으로 보호하겠다, 보수가 이런 얘기 왜 못해요? 숙련노동자가 부국강병의 기본인데 숙련노동자들이 육성되는데 방해가 되는 것이 그들의 인권침해라서 청년들이 거부한다면, 그들에게 더 많은 권리와 자긍심을 심어주겠다고 해야죠. 박정희 대통령이 했던 걸 생각해 보세요.

기능공이 기능올림픽 나가서 메달 따면, 카퍼레이드를 해줬어요. 군대도 빼주고 훈장도 주고요. 그들에게 계속 “너희들이 나라의 근간이고 너희 삶은 명예롭다, 대학가는 것만이 훌륭한 게 아니다” 이렇게 했었잖아요. 아니, 보수는 박정희, 박정희 하면서 도대체 박정희의 뭘 계승했느냐 이렇게 묻고 싶은 거죠. 사람들이 아직도 박정희 대통령을 말하는 건 비전을 주는 대통령이었기 때문이잖아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우리가 몇 년 도까지 수출 얼마를 달성할 것이고 무슨 산업을 만들 것이다, 또 몇 년 도까진 뭘 어떻게 할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했고요. 보릿고개를 없애겠다고도 했죠. 이런 식으로 국민에게 약속하고 실제 그렇게 실천했잖아요. 이랬던 보수가 어느 순간부터 줄푸세, 747 이렇게 말해놓고 단지 정치구호에 불과한 헛소리가 돼 버렸어요. 사람들이 이젠 그러잖아요.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일 뿐이라고.

최소한 대한민국 우파의 기둥이라고 하는 박정희 대통령을 생각해보면 우파의 리더십은 분명해야죠. 방향을 설정하고,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성과를 내고 국민들이 으쌰으쌰 하도록 만들어주고 그랬잖아요. 보수 지도자들이 그런 말 못해요? 그런데 지금 보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무슨 비전을 보여주느냐고요. “대한민국 한번 해봅시다.” 이런 메시지를 내면 표가 안 와요? 중도유권자들이 왜 반응을 안 하겠어요?

- 중도표 안 온다고 생각하나 보죠.

등신들이죠. 그리고 실질적으로 하는 행동들을 보면 자신감이 없어요. 행동들을 진심으로 하지 않고 절박함이 없으니까 표나 얻어 볼 심산이라는 게 티가 나죠. 자기들에 절박한 건 그게 아니거든요. 머릿속에 있는 건 누구 라인, 어떤 라인을 타야 할까 이런 거니까요. 그리고 오늘은 또 어떤 업체 사장을 만나 예산 갖다 주어야 하나, 그럼 그 사람이 지역에서 뭘 할 것이고 나에게 (표를 주던, 돈을 주던) 어떤 이익을 줄까만 생각하잖아요.

정치인들이 하루 종일 나라일, 공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만나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되겠어요. 다 이해관계자들이나 만나죠. 그걸 국민들이 몰라요? 그리고 민주당이 조직적이다라는 것도 이유가 있죠. 87년 이후 민주화됐다고 하는데, 우리나라가 무슨 민주화가 돼요. 사실상은 카르텔화가 된 것이죠.

민주노총이든, 언론노조든 시민단체든 정치적으로 조직화된 무엇에라도 속해 있어야 사람 대접받는 것이고, 정치적으로 무장 해제되어 있으면 누구도 존중해주지 않고 말이죠. 이게 무슨 민주화에요? 카르텔화죠. 입에 풀칠 정도 하는 노동자라고 해도 조직화되어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나죠. 건설노조 난리 치는 것 보세요. 건설 노동이 험하네 어쩌고저쩌고 해도 어떻든 돈이 되고 삶을 안정화시키는 것은 확실히 잡고 가잖아요. 조직화되어 있어요.

그게 정화조 청소든 하수구 청소든 안정적인 일자리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이권, 세상 돌아가는데 필요한 이권은 조직화된 쪽이 다 장악하고 있고요. 가장 꼭대기 상층에서 꿀을 빠는 건 금융카르텔이죠. 민주화 이후 시민사회가 됐든 사회적기업이 됐든 금융, 노조 무엇이 됐든 협력업체 만들면서 카르텔을 만들고 조직화한 것은 민주당이라고요.

민주당은 정확히 말하면 이권 카르텔 정당이에요. 그게 사람들 눈엔 안 보이는 거죠. 보수가 망한 이유는 그 이권 카르텔들이 조직화되면서 민주당으로 집결할 때 보수는 재벌, 고학력 엘리트들, 자기들이 사회 주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만 모인 거죠. 그리고 자기들이 언론도 다 장악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이에 역전된 거예요.

교수 10명하고 길에서 청소하는 분 10명하고 똑같이 열 표지만 어떤 카르텔의 숫자가 더 많으냐고요. 보수는 폼은 나지만 표가 없는 쪽으로 간 거예요. 재벌의 경우, 진보에서 계속 감시했죠. 보수가 돈을 재벌에 의존했는데 시스템이 투명화 되면서 끊겼잖아요. 이제 진보가 정치자금이나 인원동원에서 압도적인 상황이 된 것이죠. 언제나 자기들은 잘난 사람들이고 세상 변화에 아쉬울 게 없었던 보수였던 거죠.

- 말씀 듣고 보니 민주당이나 미래통합당이나 강남에 살고 부동산 부자라는, 인적구성에서 별 차이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새삼 인식하게 되네요. 보수가 현재 지형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보세요?

둘이 차이가 안 나죠. 저는 대한민국 민주화가 아니고 카르텔화라고 얘기하는데, 이 카르텔화 이후 쪽수 많은 쪽으로 구성한 게 민주당이고 폼 나지만 쪽수 없는 쪽을 구성한 게 보수당이라고 봐요.

이런 상태에서는 이해관계나 기타 등등에서 시간이 갈수록 보수가 더 밀릴 수밖에 없죠. 하층민 노동자들이 어느 정도 카르텔로 구성돼 있고 조직화돼 있던 통진당을 박근혜 대통령이 박살내면서 그 조직이 민주당으로 기어들어갔다는 게 보수의 패착이라고 봅니다.
 

- 민주당이 극좌경향을 보이는 건 통진당 조직이 민주당에 들어갔기 때문이라는 뜻인가요?

민주당은 원래 명사집단이었단 말이에요. 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모두 기층민과는 상관없이 공중에 떠 있는, 기층민과 상관없는 정당이었는데 통진당이 부서지면서 통진당이 갖고 있던 기층민 사이의 조직이 들어가 민주당이 기층민들 시민사회단체들 기타 등등과 다 연결이 돼 버렸어요.

이건 기본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혁신과통합 때부터 시민사회단체를 끌어들이기 시작하면서부터 형성했죠. 80년대 민주화 족보가 찢겼는데요, 통진당이 와해된 이후 민주화 투사 타이틀 달고 일정 정도 업체를 운영하고 싶은 사람은 무조건 민주당과 연결된다는 간단한 키워드가 만들어진 거예요. 그렇게 되자 어마어마한 규모의 80년대 NL계열 그룹이 완벽한 정치세력화가 된 것이죠.
 

국민은 문제해결 능력을 지닌 세력에 응답할 것

- 말씀하신대로 세월이 흐르면서 이른바 진보와 보수가 엄청난 세력 격차로 벌어졌어요. 보수진영에서는 좌파의 성공모델을 따라 조직화에 나서야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그것으론 안 됩니다. 해결 방법은 간단해요. 진보에는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두 가지 색깔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찐(진짜)혁명가들’이라고 하는 사람들과 ‘쟤네는 우리를 버리고 가서 김대중에게 붙어먹은 쁘띠 브루주아들’ 이라고 지칭된 사람들, 이렇게 해서 가까우면서도 다르게 나뉘어져 있던 두 세력들(진보당, 녹색당, 노동당 등 포함)이 하나로 뭉친 것이고 보수는 지금 있는 대로 최대한 다 모였는데 이게 5대 4인 거예요. 그리고 이 5대 4가 소선거구제에서 보수에게 어마어마한 패배를 안겨준 것이고요.

지금 상태에서 보수는 이 숫자의 고착화를 피하려면 확실한 국가비전을 만들어야 해요. 이미 기층조직화에서는 저들을 이길 수 없는 상태로 갔어요. 현재로서 보수는 딱 한 가지 외엔 기대할 게 없어요. 좌파가 분열되길 기다리는 수밖에요. 저쪽이 분열되지 않고 이대로 계속 붙으면 힘들어요. 더욱 큰 문제는 통진당이 사라졌기 때문에 더 이상 색깔론도 통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리고 저 사람들이 실제 색깔에 문제 있다는 걸 은폐하고 있죠. 분명히 색깔에 문제가 있어도 “우리가 통진당이야? 민주당이 통진당과 같아?” 이러면 답이 없어요.

제가 보기엔 보수는 지금 진보를 어느 방향에서 공격해야 하는지도 몰라요. 그리고 자기네들이 아직도 주류인줄 착각하고 있죠. 보수는 개개인을 보면 잘 먹고 잘사는 주류인줄은 몰라도 정치적으로는 사회주도권을 100% 상실한 집단이에요. 제가 계속 얘기하는 게 있어요. “민주당 너희들은 노조당해라, 우리는 노동자당 할게” 결국에 가선 민주당이 카르텔 조직당이란 걸 기층민들이 알 수밖에 없어요. 그때 보수가 그들을 받아 안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는가, 현재로선 전혀 아니죠. 보수가 언제 기층민들을 향해 따뜻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 보수진영은 엘리트들이 모인 학술집단화 돼 있거나 아스팔트에 나가 태극기 운동하는 정도랄까요?

좌파에 어떻게 대응하라고 얘기해줘도 듣지 못하거나 듣지 않더군요. 그런 점을 최근 많이 느껴요. 저도 보수에게 조언을 해줄 만큼 해줬다고 생각했는데. 하하. 보수가 지금 선거부정이야기만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어쩌겠어요. “계속 지시라” 할 밖에요. 이후론 진보와 보수 진영 차원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낼 수 있는 메시지를 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봐요. 좌 쪽에서 4% 정도만 가져오면 되거든요? 이걸 가져올 생각을 해야 하는데, 부정선거 얘기만 하고 있으면 더 떨어져 나가죠.

보수 분들에게 좀 직설적으로 말씀드리면 ‘꼴통 소리 못 들어 안달이 난 사람들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어요. “당신들의 그 행위는 꼴통 짓이에요” 이런 말을 직접 해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보수를 보면 정치집단 같지 않아요. 개인이 국회의원 되면 그것으로 만사오케이인, 목표가 거기에서 끝이 나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아쉬울 게 없는 사람들인 거죠. 자기가 국회의원이 되는 게 목표지 보수진영이 잘되거나 나라가 잘 되는걸 바라는 사람이 있나요?

보수팔이만 많지 진짜 보수가 있나 싶은 거죠. 보수라고 해서 얘길 들어보면 자기 정견조차 없는 사람들이 한 두 사람이 아니더라고요. 보수당에 보수다운 정견을 가진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되나요? 원고 보지 않고 즉흥적으로 자기 정견이 무엇이라고 밝힐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냐고요. 너무 적어요. 저는 지금 정치를 보고 있으면 이런 느낌이 들어요. 시대의 파고를 함께 타고 넘지 못하는 이들, 진보는 수구진보, 보수는 수구보수다.

민주당이 집권해서 지금까지 왔지만 코로나 이후에 이 사람들이 과연 새로운 세상을 타고 넘을 수 있을까? 저는 못한다고 봐요. 그럴 능력이 없다고 보죠. 문제 해결 능력이 없는 정치세력들은 결국 국민에 실망을 줄 수밖에 없고요. 국민들은 답을 찾기 위해 누가 답을 갖고 있는지, 이 시대의 과업을 해결할 능력자는 누구인지 찾게 되겠죠.

보수당이 망한 진짜 이유

- 보수진영이 헤매는 또 하나의 문제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문제인데, 아직도 정리가 안 돼 있어요. 이건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그 문제는 이제 감정의 문제지, 논리로 풀 단계는 지났다고 봐요. 그건 논리로 안 돼요. 감정적으로 푸는 건 박근혜 대통령이 수습하면 되는 거예요. 이번에 편지도 썼고요. 근데 그걸 뻥 찼잖아요. 그러니까, 그 문제마저도 서로 한발 양보하고 해결할 의지가 없는 거예요.

그럼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사라지면 보수의 구심점이 있어요? 현재도 박근혜 대통령이란 존재를 중심으로 해서 40% 가까이 나온 거잖아요. 근데 이 자체를 현실로 인정을 안 하는 거죠. 저는 (탄핵으로 상처를 받은) 그들을 위로하고 플러스알파로 가야한다고 보는 거죠. 쉽지 않은 문제에요. 이번에 유영하 변호사 등 몇 명 정도만 챙겼더라면 하는 거죠.

그렇다고 박근혜 대통령이 실세처럼 전권을 쥘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미래통합당이 위로하는 의미의 공천을 몇 명만 했어도 될 텐데, 그걸 그렇게까지 뻥 찼었어야 했는지 의아했어요.
 

- 총선 이후 조선일보가 김세연 의원을 띄우면서 중도, 특히 좌파의 조국처럼 ‘정치 아이돌’ 만들기에 돌입한 거 아닌가, ‘진보의 정치아이돌 만들기’를 따라가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보수의 아이돌 필요하겠죠. 근데 제가 하는 말이 있어요. "보수의 아이돌? 근데 너희들은 아니야" 그러니까 결국은 대한민국 보수에서도 트럼프 같은 사람이 나와야 한다니까요? 표로 보면 보수가 이기기 위해 노동자표가 필요해요. 노동자표를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어요? 트럼프는 노동자표를 갖고 오잖아요. 외교안보에서는 국익우선주의로 가고요. 그 방향이 ‘가난한 당신들 노동자, 정치에서 소외된 당신들한테 이득이 됩니다’ 해서 투표 안하던 사람들까지 투표하게 만들고, 결국은 민주당을 이겼잖아요.

그 사람들은 심지어 여론조사나 기존 모든 데이터에서 대답하지 않던, 나타나지 않던 사람들이죠. 우리나라에서 투표장에 나가지 않는 30~40%의 사람들, 이들 중에서 상당수, 십 몇 퍼센트만 끌어와 봐요. 결국 승부는 4~5% 정도에서 나는데, 이걸 어디에서 가져오겠느냐고요. 이 문제는 디테일하게 가야죠. 중도라고 뭉뚱그리는 건 디테일하지 않아요. 자영업자, 노동자 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내야하는지, 타깃팅 돼 있어야죠.

그리고 상대적으로 반문재인 정서가 높은 20대 남성 문제. 20대 남성도 이번에 투표율 별로 높지 않았잖아요. 미래통합당이 자기들을 지지해줄만한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낸 게 없어요. 심지어 이들을 향한 메시지도 민주당 쪽에서 나왔지 통합당은 없었다고요. 황희두(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전 위원, 프로게이머) 같은 삽질도 있었지만 민주당은 문제가 있든 없든 시도라도 했지만, 통합당은 이런 움직임에 맞서 어떤 사람들을 데려왔죠? 없어요. 이슈별 아이돌도 없고요.

가령 저쪽(민주당)에서 (페미니즘) 공격이 오면 “응, 너희들이 맞기 때문에 안 그렇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우린 성인지 감수성 판결 변호사를 영입할게” 이런 식이에요. 삽질도 이런 삽질이 없죠. 상대로부터 공격이 들어오면 전선을 긋고 받아쳐야죠. 미래통합당이 PC주의(‘정치적 올바름’으로 해석: Political Correctness, PC)에 반대한다는 메시지가 한 번도 없잖아요. 같이 끌려가는 거죠. 진보가 선빵을 치면 “맞아, 너희들이 옳은 거야, 그러니 우리도 따라하자” 이러면 되나요?
 

- 보수정당이 늘 그런 식으로 대응해왔죠.

그러니까 망하는 거죠. 이슈별로 선을 긋고 메시지를 선명하게 내야할 거 아니에요. 그런 건 없으면서 선거부정 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그걸 보면서 망조가 들었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 선거 결과로 보좌관들도 대거 잘릴 거 아니에요. 그럼 당직자들 누가 남고 누가 나가느냐를 갖고 또 피터지게 싸우겠죠. 옛날 같았으면 그 보좌관들 어디 자리라도 만들어줄 텐데 지금은 그냥 다들 실업자 될 걸요? 그만큼 보수의 하부 토대가 무너진 상태잖아요. 이러면 누가 장기적 관점을 갖고 보수에 충성을 하겠어요.

문제는 지지자들이 당비로라도 모아 진영의 토대를 튼튼하게 해서 ‘저 사람들 우리가 먹여 살려야 한다’ 해서 연구조직 만들고 태스크포스팀 만들고 해야 될 텐데, 그게 되나요? 지금은 보수 지지자들의 모든 인적, 금전적 화력이 모두 유튜브로 쏠리고 있고 그렇다면 유튜버들이 공적인 마인드로 그걸 보수를 리빌딩 하는데 사용하고 역할을 해야 할 텐데 지금 하고 있나요? 안 하죠. 솔직히 말하면 제대로 된 정치세력화의 모습을 하고 있는, 활동가의 모습을 갖춘 유튜버가 보수 중에 몇 명이나 있냐 이거죠. 저는 그게 안타까운 거예요. 이렇든 저렇든 그들이 정치자영업자라고 치자고요.

그럼 정치자영업자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느냐를 봤을 때, (보수 유튜버들은) 정치 포르노를 제공하고 있어요. 그만큼의 성원과 금전적 지원이 쏠리면 정책을 만들고 연대체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각자 ‘인 마이 포켓’에 집중하고 있잖아요. 그리곤 쇼를 하고 말이죠. 연예인들이 돈 많이 벌었다고 기부 조금 하는 거랑 같은 행동들을 하는 그런 식으로 가게 되면 답이 없다고 봐요. 저는 그래서 좌우가 지금 이대로 가면 백퍼센트 대중독재로 간다, 우리 사회가 파시즘을 한번 겪어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중도 타령하는 보수 엘리트들은 이 정치투쟁에서 다 질 거예요. 새로운보수당 출신과 조선일보, 그리고 기층민을 대변하는 보수 유튜브가 있는데, 이 둘이 그런 식으로 놀면 민주당발 파시즘, 대중독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봐요. 그리고 대한민국은 대중독재를 겪으면서 이때까지 쌓아올린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죠.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 거잖아요. 안타까운 건 이 나라의 정치가 붕괴됐을 때 늘 외세가 개입했던 역사 때문이죠.

민주당이나 미래통합당이 국가비전에 있어 무책임한 상태에서 중국이나 미국이 개입해 이 나라 정치판을 정리하게 되고 대숙청이 일어나면서 통제 불능에 빠졌을 때 주도권을 중국이 잡느냐, 미국이 잡느냐에 따라 그 나라 시스템에 종속돼 버릴 수 있죠. 한심한 거예요. 역사의 대격변기에서 이렇게 가다간 2040년쯤에 이 나라 자주권이 다 상실될 위기인데, 그야말로 부국강병이 다 무너질 수 있는 기한이 20여년 남았는데 그러고들 있으니 답이 없죠. 박근혜 줄 탈까, 문재인 줄 탈까 고민했던 지식인이란 사람들이 미국 줄을 탈까, 중국 줄을 탈까 그것 안 할 것 같은가, 권력의 근원이 어디이고 나에게 올 이권이 어디에서 나올 수 있는지 냄새를 맡은 인간들이 결국은 외세에도 붙는다는 겁니다.

현재 한국 정치세력은 이놈이나 저놈이나 기본적으로 자주국으로서의 기본 마인드가 안 돼 있다, 국민들도 마찬가지라는 거죠. 지금 모습은 조선시대 동인 서인 싸움과 똑같아요. 국가차원에서 하등 쓸모없는 불필요한 자기들만의 자리싸움, 예산 싸움에 국민들까지 다 동원됐다는 거예요. 국민들이 김 대감 집 머슴들, 이 대감 집 머슴들이라도 된 것처럼 “우리 영감님한테 이러지 마세요” 이러고 있다는 거죠. 국민들이 영감님들한테 종속된 꼴이지 이게 무슨 민주주의인가요. 제대로 된 민주주의 시민교육이 없었던 후유증이죠.

- 시민단체 미래대안행동 사무처장으로 계시죠. 미래대안행동의 목표는요?

저희는 2년 후 다음 대선에 정치세력으로서 뛰어들 생각입니다. 지금 좌우는 모두 답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요. 바로 후보를 낸다는 게 아니라, 새로운 세력으로서 공적 마인드가 있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할 겁니다.
 

- 정당으로 발전한다는 말씀인가요?

정당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죠. 저는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많은 대선 후보들을 뱉어낼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하. 그런 분들과도 이야기를 나눠야죠. 대통령 후보가 세 명이 되는 천하삼분지계 상황이 오든 아니든 우리의 비전을 받아준 세력과 함께 가야죠. 현재 미래대안행동 구성원들은 대부분 이번 조국 사태 이후 좌에서 튕겨져 나온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우에서 오신 분들도 많이 받아들이면서 가게 될 겁니다. 대선 때 양쪽에서 국가비전이나 정책에서 제대로 된 메시지를 내지 않으면 우리라도 낼 것이고, 현재 인적 구성원들로 봐서 양쪽 캠프에서 활동을 원하면 각자 활동할 수 있도록 할 거예요. 가능하면 캐스팅보트 역할 정도는 할 수 있는 단체로 크면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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