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동훈 용인세브란스병원장 “의료산업화는 환자에게 이익이죠”
[인터뷰] 최동훈 용인세브란스병원장 “의료산업화는 환자에게 이익이죠”
  • 한정석 미래한국 객원기자
  • 승인 2020.05.14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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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 용인세브란스병원장

올해 3월 개원한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의료산단을 추진하고 있는 연구중심병원이다. 최동훈 병원장은 의료산업화와 연계된 디지털 병원이 환자 진료의 질을 높이게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 우리 의료산업에서 가보지 않은 길을 가시는 것 같습니다. 성공할 자신은 있으신지요.

저희가 디지털 병원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감을 갖는 이유는 디지털의료산업센터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건 우리 병원의 확고한 의지가 담겨 있는 산물인데요, 제가 병원장을 그만두더라도 후임자가 중단할 수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과가 있고 과원이 있고 학생이 있으면 마음대로 없앨 수 없는 것이죠. 디지털 병원 계획이 중단되지 않도록 과를 만들고 전임 교수 두 명을 뽑았습니다. 또 일반 사무직도 뽑고요. 병원 내 직제를 새로 만든다는 것은 총장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사안인데 이사회를 통과해서 그대로 실행했습니다.

다른 병원에서는 이런 사례가 아직까지 없습니다. 다른 병원은 그냥 기계 하나 사들이고 전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면 디지털화 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말씀드렸다시피 그런 정도는 병원장이 바뀌고 추진하던 사람이 바뀌면 없어질 수 있는 것이죠. 다만 의과대학 내에서 너무 앞서나간다는 지적도 있어 디지털의료산업센터로 일단 출범시키고 내년이나 후년에 디지털의료산업학과로 만들어주기로 했습니다.
 

- 우리 의료산업에서 가보지 않은 길을 가시는 것 같습니다. 성공할 자신은 있으신지요.

저는 의료도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병원의 특징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 보니 언론에서 강조하는 4차 산업이 눈에 띄었고 또 빅데이터나 AI가 시대 흐름이라는 것은 상식적인 이야기이니만큼 병원에 접목시켜보고 싶었습니다.

또 저 나름대로 공부도 하고 워크숍도 다니면서 새로운 기계를 사거나 시스템을 도입하는 정도로는 병원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저희가 추구하는 것은 디지털의료센터가 아니라 디지털의료산업입니다. 여기서 일하는 분들은 환자로부터 직접 이익을 창출하는 게 아니라 환자를 통해 시스템을 만들거나 의료 기구를 만들거나 로봇을 만들거나 하는 이런 산업화가 목표입니다.
 

- 말씀하신 대로 디지털 병원화 되면 환자에게는 어떤 이익이 있습니까.

우선 우리가 개발한 솔루션으로 환자의 안전이 강화됩니다. 두 번째는 더 편리해지는 것이죠. 교직원들은 잡무가 많이 줄어들어 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의료의 퀄리티가 높아지게 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 환자에 어떤 약을 투여할 때 10mm를 투약해야 하는데 100mm를 투여하는 등의 실수가 발생할 수 있죠.

이런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면 ‘사람이 하는 일이라서’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이 말은 반대로 말해 반복적으로 하는 일은 정밀기계 자동화가 훨씬 편하고 정확할 수 있다는 뜻도 됩니다. 디지털이 하면 훨씬 잘 하겠죠. 하지만 중간에 체크하는 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결국 두 번 체크하는 겁니다. 의사가 오더를 내리고 간호사가 약을 주면 결국 의사, 간호사 두 명이 일을 하는 것인데 디지털이 한 번 더 체크하는 셈이죠. 그리고 디지털이 거를 경우 의사가 한 번 더 본다든가 하게 되면 환자 안전을 한 번 더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겁니다.

또 다른 장점은 주52시간제로 근로단축제와 전공의인 레지던트의 경우는 주80시간이라는 규제에 묶여 있기 때문에 환자를 보고 싶어도 못 보는 단점을 커버할 수 있다는 겁니다. 외부적으로 법적 제약이 많이 생겼기 때문에 일의 연속성이 끊어지는 것을 대비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또 환자 모니터가 어려운 주말에도 대비할 수 있습니다.

중환자의 경우 여태껏 있어 왔던 환자 모니터링에 플러스 센트럴 모니터링을 다시하고 그걸 알람시스템으로 디지털화 하면 누가 따로 챙기지 못했던 일을 한 번 더 챙길 수 있게 됩니다. 알람으로 의사와 간호사에게 워닝(경고)을 줄 수도 있고요.

그러다 보면 확실히 안전도가 높아질 것 같습니다. 보통 디지털 스마트, 로봇 시스템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막연히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지만 기계나 AI 시스템을 잘 이용하면 환자가 미처 이 시스템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최적의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의사 간호사의 휴먼 인프라와 디지털 인프라가 결합, 보완되면서 최적의 의료환경과 안전성을 갖출 수 있다는 겁니다.
 

의료선진이 의료산업화 이끌 것

- 용인병원은 산단(산업단지) 병원으로서 의료산업 시너지 효과를 위해 제약회사 R&D도 들어오도록 하게끔 초기부터 계획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상황이 어떤가요.

용인세브란스병원 개원과 함께 동시에 산단이 개발되었다면 금상첨화일 겁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디지털의료산업과 함께 옆에 산단이 들어서면 확실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을 테니까요. 예를 들어 줄기세포 치료약을 개발하는 제약사와 함께 임상연구와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할 수도 있고, 의료기기 회사들과도 협력을 통해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의료 케어를 개발할 수도 있습니다. 일종의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조금 복잡한 문제로 지금 중단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저는 큰 그림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길게는 30년까지 보고 있기 때문에 10년 내 1500병상을 만들고 더 가서는 주변 10만평 정도 땅을 사서 3000병상까지 늘리고 메디컬 컴플렉스 디지털 컴플렉스란 용어처럼 바이오, 벤처, 기계 등 여러 회사와 공동개발 할 수 있도록 연구도 같이 하고 산업화도 같이 할 수 있도록 만들 겁니다.

저는 이러한 목표를 30년 장기계획으로 보기 때문에 이번 병원 개원 때 산단이 같이 개발을 시작하지 못해 아쉽기는 하지만 올해 안 됐다고 절대 끝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추진해나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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