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탐방] 전국청소년희망디딤돌 이은택 대표..."탈북민이 전하는 자유의 온정"
[단체탐방] 전국청소년희망디딤돌 이은택 대표..."탈북민이 전하는 자유의 온정"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6.21 08: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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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사태는 자유를 찾아 남으로 온 탈북민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전국청소년희망디딤돌의 이은택 대표(43)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어둠이 내려앉은 광장 곳곳에서 시위대가 횃불을 들고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것과 함께 ‘문제는 자본주의, 사회주의가 답이다’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 ‘북한이 우리의 미래이며 희망이며 삶이다’ ‘중고생이 앞장서서 혁명정권 이뤄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는 모습을 목도한 그에게는 어렵게 움켜쥔 자유를 다시 뺏길 것만 같은 불길한 전조처럼 느껴진 듯했다.

이 대표는 “탄핵사태 때 광화문에 ‘사회주의가 답’이라는 피켓을 든 청소년들을 보게 되었고 그것은 내게 큰 충격이었다”며 “탈북한 지 10년 만에 그 광경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이 자유의 소중함을 잊어가는 것 같아 그들에게 진정한 자유를 알리고 또 이웃의 불우한 청소년들을 적으나마 물질적으로 돕고자 단체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런 문제의식으로 전국청소년희망디딤돌은 2018년 7월 11일 설립됐다. 현재 회원은 설립 취지에 공감한 100여 명 정도로 많은 숫자는 아니다. 이들이 내는 정기·비정기 회비와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희망디딤돌이 더 뜻깊어 보이는 건 북한 체제로 인해 숙명처럼 여긴 가난과 핍박을 뚫고 자유를 찾아온 탈북민으로서 어린 세대에게 그 자유의 소중함을 전하고 봉사하는 모습 때문이다.

이 대표의 부모는 북한의 재일동포 북송사업의 희생양이었다. 제주가 고향인 그의 부모는 각자 10대 때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한다. 그곳에서 결혼해 터를 잡았지만 조총련과 북한의 선동에 속아 1960, 1961년 차례로 북송선을 타고 북한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모진 고생을 다한 부모 밑에서 태어난 그가 탈북한 뒤 맛본 한국에서의 경험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 대표는 “한국에 와서 경험한 첫 황홀함은 건설현장 용역 일꾼으로 뽑혀 일당 6만 원을 받고 교통비, 용역비를 제외한 금액으로 쌀 40킬로를 살수 있다는 현실이었다. 나는 북한에서 월급 3000원(2007년 기준)에 시장에서 쌀 1킬로 1500원 즉, 한 달 월급으로 쌀 2킬로를 샀던 사람이다. 그런 나에게는 하루를 일하고 쌀 40킬로를 살 수 있다는 현실이 천국과 같았다”며 “그런 내 경험을 바탕으로 남한의 불우한 청소년들을 돕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그 아이들이 학원 다닐 비용 없어 고민하는 가정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난 이후 그들에게 영어, 일어, 중국어 강의를 무료로 제공해주고 연 1회 소정의 장학금을 주고 있다”며 “우리 단체는 사회적으로 재난 사태가 일어난다면 봉사도 하고 능력이 되는 한도 내에서 지원도 하는 일을 목적으로 한다. 이번에 코로나 사태 때도 대구발 첫 시점에 우리 회원들, 장학생과 함께 대구에 마스크와 손 소독제, 실내소독제를 직접 전달하고 오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설립된 지 몇 년 되지 않은 단체라 자랑거리가 별로 없다면서도 그간 활동에 대해 뿌듯해 했다. 미국에 있는 NGO들과 협력해 청년들이 미국에 가서 세상 여러 가지를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왔는데 그 청년들이 미국 내 학교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와 자유에 대한 발표도 하게 되고 그 소식이 미국 언론에도 소개되면서 그들이 긍정적으로 모습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라며 “이 청년들이 그런 경험을 통해 자기 미래에 대한 진로를 바꾸면서 학부모로부터 고맙다는 전화도 받아 뿌듯했다”고 했다.

이어 “아직은 그들의 성장 마무리까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 나라를 이어가야 될 자유의 수호자들로, 사회의 역군으로 키워가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단체 활동을 하면서 다행히 우리 장학생들인 청소년들이 예의 있고 바르게 성장하려는 의욕이 강하다는 것을 느꼈을 땐 매우 기뻤다”며 “더 많은 불우 청소년들을 지원하고 싶지만 자금이나 환경 문제로 2018년에는 3명, 2019년에는 5명밖에 돕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청소년들에게 비관 아닌 낭만을 주는 희망디딤돌로

희망디딤돌은 3년차 되는 올해 장학금 지원 청소년 대상자를 10명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청소년 지원 사업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생각보다 낮고 무관심한 것이 걸림돌이다.

이 대표는 “때로는 현실의 벽 앞에서 무너지고 싶을 때가 있지만 작은 수의 청소년들일지라도 그들에게 소정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아이들과 부모들, 회원들이 기뻐하는 모습에서 계속 해나가야겠다는 결심을 다지게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 “이 일에 공감하는 회원들을 더 많이 모집하고 지원 학생 수도 더 늘려 청소년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현실적이면서도 더 희망적으로 앞날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울러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 본질과 자유의 소중함을 알리고, 빈곤한 국가들에 비해 현재 우리나라가 얼마나 좋은 나라인지, 아무리 어렵더라도 이 나라의 국민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지 알고 비관이 아닌 낭만으로 인생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청소년들로 성장하게 돕는 것도 우리의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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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5분tv 2020-06-21 14:13:21
한반도 정세.
고양이가 토끼에 달라붙어 목을 물고있는데 지키는 개들이 무관심하고 국민들은 낙엽 갈쿠리로 쥐새끼, 병아리 잡아 족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