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보는 눈] 기본소득제와 기독교 윤리
[시대를 보는 눈] 기본소득제와 기독교 윤리
  • 이종윤 미래한국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 승인 2020.06.22 0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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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어떤 조건 없이 개별적으로 국가가 지원하는 현금소득을 기본소득제라 한다. 재산, 건강, 취업 여부, 장차 일할 의사가 있든지 없는지, 어떤 자격 심사 없이 일률적으로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일정한 액수의 돈을 주기적으로 지급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사회 복지 프로그램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모든 사람에게 기초적인 생활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기본소득제는 20세기 들어 버트란드 러셀, 에리히 프롬, 마틴 루터 킹, 앙드레 고르 등에 의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으나 예수님이 이 제도의 원조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마태복음 22장에서 주신 포도원 주인이 일꾼을 고용할 때 일할 시간 다 지난 저녁 끝시간에 온 일꾼에게 와 먼저 와서 오랜 시간 일한 이의 품삯을 똑같이 주셨다는 비유의 말씀에서 예수님은 누구나 삶의 기본적 필요를 충당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제공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가르치신 것이라 한다.

이종윤  미래한국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이종윤 미래한국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그러나 이런 해석은 그 비유의 참의미보다는 해석자의 합리주의적 이해를 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이 비유는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채무자가 아니시고 물질보다 인간 생명에 더 관심을 갖고 계시며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된 자가 많다는 것을 계시하신 말씀이다.

아브라함 때부터 하나님을 섬긴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을 만난 이들보다 더 오래 더 많이 하나님을 섬겼으므로 하나님도 유대인들에게는 더 큰 복을 주실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에게 유대인이라 칭하는 네가 유대인답게 살지 않는 그들을 가르치신 비유이지 노동의 대가 없이 기본소득제를 주님께서 시행하신 것은 아니었다.

로널드 사이더가 1977년 복음주의 입장에서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국가의 신중한 개입을 요구하는 책을 출판했고 이에 대해 데이비 칠튼은 가난의 원인은 게으름과 타종교에 기원한다고 비판하고 사이더가 근면한 기독교인들을 거짓 죄인으로 만든다고 비판했다. 로널드 네쉬는 작은 정부와 자유방임주의 입장에서 문제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국가의 개입이 원인이라고 봤다.

창세기에서 아담은 하나님의 모든 피조물을 소유하고 다스리는 존재로 묘사된다. 그러나 아담이 범죄하여 에덴 동산에서 쫓겨나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노동하지 않으면 먹고 살 수 없는 존재”로 전락했다.(창3:17) 그러므로 가난과 부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죄와 타락에서 유래된 것이고 메시아를 통해 인간이 하나님의 부유하심을 회복케 되는 하나님 나라에서 궁극적으로 해결된다. ‘네가 얼굴에 땀이 흘러야 식물을 먹고’(창3:19) 땀 흘리는 노동은 저주의 산물이 아니고 ‘하나님은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1:28)하셨다.

생물을 다스리고 번성하라는 일감을 주신 것이다. 일하지 않고 기본소득을 받아 산다는 것은 성경원리에 배치되는 비(非)성경적일 뿐 아니라 ‘일하기 싫거든 먹지도 말라’(살후3:10)하신 말씀에 반(反)하는 반(反)성경적 제도로 노동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에 대한 오해를 가져와 국가 미래를  어둡게 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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