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진단] 대남 강경노선, 북한의 속셈은.....예비수령 김여정 후계권력 구축과 ‘피의 숙청’ 예고
[전문가진단] 대남 강경노선, 북한의 속셈은.....예비수령 김여정 후계권력 구축과 ‘피의 숙청’ 예고
  • 유동열 미래한국 자문위원·자유민주연구원 원장
  • 승인 2020.06.3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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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16일 오후2시 50분경 북한 김여정의 지시로 폭파되는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2020년 6월 16일 오후 2시 50분경 북한 김여정의 지시로 폭파되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지난 6월 4일 북한 김여정(당 제1부부장)이 발표한 대남협박 담화를 계기로 북한의 대남 공세가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이의 특징은 높은 단계의 말폭탄 공세와 함께 남북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 완전 차단(6.9), 개성공업지구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전격 폭파(6.19) 등 중간단계의 적대적 행동을 배합하고 있다는 점이다.

향후 북한이 예고한 남북군사분야 합의서 파기와 비무장지대와 개성공업지구 및 금강산지구 군부대 재배치, 전연지역 내 각종 군사훈련 재개, 대남삐라 살포 외에도 국지전 규모의 무력군사도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왜 이렇게 대남 강경공세를 전개하는 것일까? 이를 주도하고 있는 김여정의 속셈은 무엇일까?

최근 김여정의 3차례(6월 4, 13, 17일)에 걸친 담화 및 북한당국의 발표문을 종합해보면 문재인 정부가 이른바 최고존엄(김정은)과 북한체제를 비방, 중상하고 모독하는 탈북자들의 대북전단살포를 방치, 묵인하고 있는 것은 북한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적대행위라는 것이다. 따라서 대남사업을 ‘대적(對敵)사업’으로 전환하며 문 정부와 상종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대적사업계획을 실행하겠다는 것이다. 남북통신선 차단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도 이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대남강경노선를 전개하는 배경에 대해 상당수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북한의 열악한 경제난을 들고 있다. 유엔, 미국 및 서방세계의 지속적 대북제재책으로 북한경제가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태에서 우한폐렴(코로라 바이러스 19)이 닥쳐 북한 경제가 한계에 달해, 이를 돌파하기 위해 대남 강경행동을 연출하며 경제난을 해소하려는 술책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만약 경제난 해소가 목적이라면 미·북 베트남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와 미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선언에서 약속한 ‘비핵화’를 성실하게 진행하고 대화에 나서면 대북제재 해제와 대대적 경제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이 이 방법을 선택하지 않고 대남 강경행동을 택한 이유에서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북한의 실물경제가 그리 심각한 국면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속되는 대북제재로 경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장마당의 물가 동향(2020.5월)을 보면 위기 국면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현재 북한 장마당의 쌀값은 1kg에 4300-4500원 대이며 달러 환율은 1달러에 8300원대로 지난 1년간과 대비할 때 비교적 안정적이라 할 수 있다. 즉 북한 일반 주민의 경제 상황이 한계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간접 확인할 수 있다.
 

김정은과 김여정. 최근 김여정의 행보는 북한내 권력 승계와 관련된 것 아닌지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김정은과 김여정. 최근 김여정의 행보는 북한내 권력 승계와 관련된 것 아닌지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예비 수령 김여정의 영도력 과시 시험대, 대남사업 지도

북한이 수위를 높이며 대남 강경노선으로 치닫고 있는 이유는 대남사업의 지도권을 부여받은 김여정의 영도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것이며 이를 통해 김정은의 비상 후계체제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려는 것이다.

김정은이 만 36세의 젊은 나이여서 후계체제 구축을 진행할 상황은 아니지만 돌발적 신변이상 등 변고(變故)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은은 체중이 110-120kg의 초고도 비만상태로 당뇨, 심장병, 혈압, 관절통 등 온갖 성인병을 앓고 있다. 일상적 생활은 가능하지만 돌연사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명색이 북한 통치자인데 자기가 변고(變故)를 당한 상황이 발생할 때 과연 누가 북한 김씨정권의 연속성을 유지할 것인가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북한 노동신문 6월 10일자의 ‘혁명의 피줄기를 꿋꿋이 이어’라는 기사에서 백두혈통을 강조하며 “대를 이어 꿋꿋이 계승되어야 하는 것이 혁명전통”이라며 “우리 혁명의 피줄기, 백두의 혈통을 굳세게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점도 후계구도 구축의 정지작업으로 보인다.

북한의 후계작업은 이른바 ‘수령후계자론’에 입각해 조선혁명위업을 대(代)를 이어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백두혈통이라는 김정은의 자식 밖에 없으나 3명 모두 10세 미만으로 권력을 승계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따라서 김정은이 친 여동생인 ‘김여정’을 비상시 후계권력 계승자로 지목하고 이의 영도체계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비상시’라는 접두어는 김정은이 건강하고 자식들이 장성했을 때는 후계권력이 이들에게 승계되기 때문이다.

김여정은 김정은을 직접 보좌하며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조직지도부 부부장, 김정은 서기실 부실장 등의 직책을 수행해 왔다. 현재 당 정치국 후보위원, 당 중앙위원, 당 제1부부장 등의 직책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3차례의 남·북회담 배석, 2차례의 미·북회담 배석, 시진핑과의 중·북회담 배석 등 권력의 핵심에서 김정은을 보좌하고 있는 북한 내의 유일한 실세이다.

비상시 후계권력 구축과 관련한 김정은의 고민은 김여정(1988년생)이 32세에 불과한 여성이라는 점이다. 과연 ‘예비(후계) 수령’으로 지목한다고 저항 없이 권력을 승계할지 또한 승계하더라도 북한 주민의 충성을 이끌어내 권력을 유지할지에 대해 걱정이다.

이를 의식해 김정은은 북한 김씨 정권의 목표이자 핵심과제인 전조선혁명(전한반도의 적화통일)을 수행하는 대남사업을 김여정에게 총괄하게 하여 그의 영도력을 과시하게 하는 장(場)을 마련한 것이다. 통상 북한에서 후계체제 구축과정 중 마지막으로 부여하는 ‘대남사업의 지도권’을 김여정에게 먼저 부여하며 비상 후계체제 구축을 마무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6월 5일 당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에서 김여정이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제1부부장’임을 밝혔고, 6월 8일 당 부위원장(대남사업 담당)인 김영철과 대등한 위치에서 대남사업부서의 총화회의를 주관하고 적대사업을 지시한 사례에서 김여정이 김정은 방침 하에 대남사업권(대남전략권)을 지도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김여정은 자신의 약점인 나이와 여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기존의 대남사업 패턴에서 벗어나 대담하고 통크게 공세적인 대남공작을 전개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려다 보니 대남강경의 수위가 높아지는 것이다. 사실상 개성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공사비 100억 원 상회)를 패쇄도 아니고 폭파한 것은 김여정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북한이 예고한 대로 더 놀랄 만한 대남정책을 실행할 것이다.
 

대대적 숙청 불가피

북한은 비상 후계권력체계 구축과정에서 대대적인 숙청작업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는 예비수령 김여정의 영도에 저항 없는 충성을 다짐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대남사업부서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사실 대북전단 살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그동안 이른바 최고존엄을 모독했던 대북전단 살포를 막지 못하고 방치한 책임을 수십년간 대남사업에 종사했던 대남일꾼들에게 물을 것이다. 김여정이 통크게 배짱 있게 대남사업을 지도하자 한국 정부가 부랴부랴 전단살포 금지법을 제정한다고 나서고 바짝 업드려 굴복시켰다는 ‘신화’를 연출하여 김여정의 영도력을 과시하고 충성을 다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김정은은 비상 후계 영도체계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향후 김여정에게 북한군 대장 정도의 군사칭호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직책을 부여할 것이다. 두 직책을 우선적으로 부여받으면 최고사령관(김정은)의 유고시 저항 없이 후계권력을 김여정이 계승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당(조선노동당)·정(내각)·군(조선인민군)에 예비수령인 김여정의 영도체계를 구축할 것이다. 김여정 지도 하에 당 조직지도부, 북한군 총정치국, 국가보위성을 동원해 각 부문에 대한 집중지도 검열을 통해 종파분자, 반혁명분자 등의 죄목을 씌워 핵심 간부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숙청하며 김여정의 영도에 충성하도록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김여정에 대한 우상화작업이 시작되면 ‘예비 수령’ 김여정의 후계권력이 가시권에 들어올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김여정의 대남사업 등 각 분야에서의 영도력을 과시하기 위해 강도 높은 비타협적인 대남 공세를 전개할 것이며, 내부적으로 새로운 영도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조직 및 인사 개편과 지속적 숙청작업이 진행될 것이다. 철권강업통치로 대변되는 반문명적인 김씨집단의 ‘피 냄새’가 북한 전역에서 진동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21세기 한국현대사에서 ‘또 하나의 불행’이 잉태되고 있는 것이다.

유동열 미래한국 자문위원
자유민주연구원 원장
전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
국가정보학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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