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북한 전쟁 고아들의 동유럽 이주 역사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감독 김덕영) 특별상영회가 대만에서 최초로 개최된다.
특별상영회는 대만 차세대 씽크탱크 그룹(Taiwan NextGen Foundation) 주최로 오는 18일 오후 6시(현지 시각), 타이베이시에 위치한 소셜 이노베이션 랩(Social Innovation Lab)에서 열릴 예정이다.
영화 제작진은 특별상영회를 개최하는데 유럽 의회(EU Parliament) 벨기에 대표부 쭈사 아나 페렌치(Zsuzsa Anna Ferenczy)의 도움이 컸다고 밝혔다.
김덕영 감독은 자신의 SNS를 통해 ‘28년 만에 처음으로 대만 국기를 바라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대만에서 특별상영회를 개최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김 감독은 “오늘 대만에서 저희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이 공식 첫 특별상영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처음 떠올랐던 것은 28년 전의 대만 대사관 국기 하강식이었다”며 “(대만과의 국교 단절은) 수출과 무역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길이었다고 하지만, 28년 전보다 결코 번영된 나라로 발전해가고 있다고 확신이 안 드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어 “대만인들은 홍콩을 보며 자신들이 선택해야 할 미래가 무엇인지 깨닫고 있는 것 같다”며 “자유와 인권, 진정한 민주주의를 아시아에서 지켜내기 위해 대한민국과 대만이 다시 손을 잡고 미래를 향해서 나아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 이하는 김덕영 감독의 SNS 글 전문-
'28년 만에 처음으로 대만 국기를 바라봅니다'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이 대만에서 특별 상영회를 개최하게 됐습니다. 저희로서는 엄청난 일이 또 벌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1992년 9월 23일, 서울 명동에 있던 대만 대사관이 철수하면서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대만의 국기는 볼 수 없었습니다.
아쉽게도 그렇게 28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오늘 대만에서 저희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이 공식 첫 특별 상영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처음 떠올랐던 것은 28년 전의 대만 대사관 국기 하강식이었습니다.
28년 전보다 물질적 풍요와 테크놀러지가 발전했다고 하지만, 과연 세계는 예전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변했을까? 문득 생뚱 맞은 질문도 떠오릅니다. 중공의 약진은 전 세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모든 국가들에게는 커다란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수출과 무역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길이었다고 하지만, 28년 전보다 결코 번영된 나라로 발전해가고 있다고 확신이 안 드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홍콩 보안법 사태로 수많은 홍콩인들이 중공의 전제주의를 실감했습니다. 전 세계인들과 평화롭게 공존하리라 예상했던 21세의 꿈은 모조리 파괴되고 있습니다. 대만인들은 홍콩을 보며 자신들이 선택해야 할 미래가 무엇인지 깨닫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 대만 특별상영회는 EU Parliament 벨기에 대표부로 현재 대만에서 활동 중에 있는 쭈사 아나 페렌치(Zsuzsa Anna Ferenczy) 님의 도움이 큰 힘이 됐습니다.
Anna 님의 어머니는 공산주의 체제 아래 루마니아에서 많은 박해를 받았던 분이기도 합니다. 누구보다 공산주의의 폐해와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분이기도 합니다. 영화를 감명 깊게 관람하신 Anna 님께서 대만의 영향력 있는 정치, 사회적 지도자들에게 대만 특별 상영회를 적극 주선하셨다고 합니다. 다시 한번 Zsuzsa Anna 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12월 18일, 저녁 6시. 감독의 자격으로 상영관에 모인 대만의 관객들에게 영상으로 인사를 드릴 예정입니다. 자유와 인권, 진정한 민주주의를 아시아에서 지켜내기 위해서 대한민국과 대만이 다시 손을 잡고 미래를 향해서 나아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대만 차세대 씽크탱크 그룹, 台灣世代智庫 Taiwan NextGen Foundation은 대만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이 많이 모여 있는 단체라고 합니다. 그들과 영화를 같이 보면서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서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도 너무 큰 의미가 있습니다.
대만에 계시는 한국 교민 여러분들도 상영관에 가셔서 많이 응원해주시면 진심으로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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