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 고향 부산, 이대로는 안 된다”
[인터뷰] “내 고향 부산, 이대로는 안 된다”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1.02.0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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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오는 4월 7일 실시된다.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 3월 대선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크다. 여론조사를 보면 부산에서는 야권인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은 편이다. 출사표를 던진 야권 후보 중 국민의힘 후보 박형준 동아대 교수에 이어 이언주 전 국회의원의 출마 포부와 공약이 무엇인지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 이언주 후보님이 부산시장에 출마하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영도의 딸로서, 늘 영도 앞바다를 바라보며 큰 꿈을 키워온 저는 국회의원이 된 후 부산을 오가면서 항상 마음 한 켠에는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제 고향 부산이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특유의 활력이 시들어가며 시민들이 의욕을 잃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정치인으로서 너무나 마음이 아팠기 때문입니다. 비록 수도권의 국회의원이었지만 “내 고향 부산, 이대로는 안 된다”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계속되는 문재인 정권의 실정(失政)을 지켜보면서 어느 순간 마음속에서 적극적인 의지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부산 시민들과 대화하면서 느끼는 정권교체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 그것에 부응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것이지요. 사실 부산 출신인 문 대통령은 부산을 위해 한 것이 하나도 없어요. 야당 또한 부산 시민의 삶을 나아지게 하기 위해 제대로 한 것은 별로 없습니다.

특히 저는 외국인 투자 자문과 자동차 에너지 등 글로벌대기업에서 임원으로 종사했고, 국회에서도 산자위 부위원장 등 산업 현장에서 20년 가까이 관계했습니다. 부산의 일자리 문제가 본질적으로 산업구조개편 실패의 문제이고 실물경제 현장을 잘 이해해야 하므로 제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급속한 산업 전환기에 부산은 경제혁신 속도가 너무 느립니다. 정치 경제 행정 모든 분야에서 세대교체를 통한 혁신이 절실합니다. 

거대한 빌딩이 들어서도 시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고, 행복해지지도 않았습니다. 청년들이 왜 부산을 떠나겠습니까? 일자리가 없으니까 떠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너무나 화가 났고, 온 몸을 던져 부산을 시민이 잘 사는 도시, 세계 최고의 글로벌 도시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내년 대선에서의 정권교체를 위한 교두보를 부산에서 만들어보자고 결심하면서 부산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게 됐습니다.

부산 선거는 오거돈 심판 정권교체 시발점 돼야

- 대표 공약 3가지를 든다면 무엇입니까?

일단 코로나19라는 역병이 몰고 온 부산 서민 경제 파탄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시급합니다. 시장이 되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쓰겠습니다. 
다음으로는 기업 친화적인 도시를 만들겠다는 점을 꼽고 싶습니다. 기업들이 부산 그리고 아예 대한민국을 떠나고 있습니다. 떠났던 기업들이 부산을 다시 찾아오도록 해서 사람들이 부산에서 일자리를 쉽게 구하고 부산에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광범위한 자치권 확보도 시급합니다. 부산 스스로 성장과 발전의 정책을 확립해 태평양 도시국가로 성장하도록 만들겠습니다. 싱가포르, 도쿄, 암스테르담 등의 세계적인 도시들과 경쟁할 수 있는 물류도시로 부산을 키워내겠습니다.

- 야당으로서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의미를 규정하신다면?

‘오거돈 심판’ 선거라는 점을 먼저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성폭력으로 얼룩진 오거돈 시장과 유재수 사건으로 대표되는 부패를 철저히 심판하고 일소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산시장과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정권교체의 시발점이기도 합니다. 6·25전쟁 당시 부산에서부터 수도 서울 수복의 발판을 만들어낸 것처럼 2021년 부산을 교두보로 2022년 정권을 반드시 탈환하겠습니다.

또한 이번 보궐선거는 부산 세대교체의 시발점이기도 합니다. 1972년생으로서 산업화 세대도, 민주화 세대도 아닌 저는 세대교체의 상징입니다. 제가 당선되는 것을 계기로 중앙정치에도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 것입니다. 글로벌 감각과 실물경제 감각을 갖춘 저를 통해 부산의 새 시대, 글로벌 도시 부산의 르네상스 시대를 불러올 선거이기도 합니다.

- 부산 경제가 어렵습니다. 경제 회생 정책은 무엇입니까?

신산업 전환이 정답입니다. 신산업으로 잘 전환하면 부산의 미래가 열릴 것이고 신산업 전환에 잘 대응하지 못하면 전국에서 제일 못 사는 도시가 되고 말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전환 이룰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기업활동 활성화에 있다고 봅니다. 규제를 철폐하고 기업인들이 마음껏 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합니다. 공장 부지 조성, 기계 대여 및 합리적인 노동 정책이 필요합니다. 이것을 위해서는 광범위한 자치권이 뒤따라야 합니다.  부산 자치를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영어 공문서 통용, 영어 인허가 허용 등 글로벌 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조건들을 부산에 조성해서 세계적 기업은 물론이고 중국이나 베트남 등 해외를 떠도는 기업들이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인프라 확충과 컴퓨터 코딩. 전산 개발 인력 확충 등을 통해 대학부터 새 시대에 맞는 일자리와 연결될 수 있도록 개편하겠습니다. 부산 전체가 하나의 글로벌 도시국가로서 독자적 생존 능력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언주는 이것을 해낼 수 있습니다.

- 동남권 신공항 문제에 대한 후보님의 공약은 무엇입니까?

부산 신항만과 가덕신공항, 고속철도, 고속도로가 다 연계돼야 부산이 대한민국의 물류중심도시, 동아시아의 물류 중심 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가덕신공항을 건설하려면 10조 이상이 들 수 있다고 봅니다. 정부 예산지원 더하기 민간의 자본 유치를 통해 10조보다 더 많은 돈이 들 경우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가덕신공항이 동남권의 물류 허브가 되도록 하면서 세계 5대 항만인 부산의 신항만과 연계해서 동아시아 최고의 물류센터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가덕신공항 건설을 통해 부산항을 일본과 중국과 대만의 최고 항만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 부산 시민들은 상수원과 지하수 등 수질 문제를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부문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부산시 여론조사가 있었습니다. 어떤 정책 안을 갖고 계십니까?

우선 낙동강 상수원의 오염 문제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그래야 원수가 깨끗해지니까요. 또 친환경 시설을 이용하고 노후 설비를 교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당연히 환경전문가의 꾸준한 관리와 자문을 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환경업계 종사자 및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철저한 환경 관련 전문지식 교육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해양, 하천 수질에 대한 교육은 필수입니다.

- 부산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고령화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원인은 무엇이고 대책은 무엇입니까?

어릴 때 부산 인구가 500만 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들으면서 자랐는데 지금 부산 인구는 340만 명 수준도 깨져 버렸습니다. 이대로 두면 300만 명 이하로 갈 수 있고 심지어는 인천시보다 더 떨어져서 제3의 도시, 제4의 도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왜 이렇게 부산의 인구가 격감할까요? 근본적으로는 일자리가 없어 청년들이 자꾸 외지로 떠나기 때문입니다. 유입 인구보다 유출 인구가 많고, 최근 들어서는 저출산 현상도 인구 감소에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2017년 기준 부산의 GRDP는 약 2500만 원 수준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꼴찌에서 세 번째입니다. 전국 평균은 3000만 원선에도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지요. 자본이 없고 일터가 없으니까, 다시 말해 잘 살 수 있는 여건이 안되니까 자꾸 사람들이 부산을 떠나는 것입니다. 빌딩만 지어 놓았다고 좋은 도시가 될 수 없습니다. 부산은 한국의 다른 도시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도시들과 경쟁해야 생존이 가능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친기업·친시장 정책을 펴야 합니다. 글로벌화 정책도 필수입니다. 영어 등 글로벌 도시에 걸맞은 외국어 교육을 강화하고 실용적인 직업과 연결될 수 있는 교육 시스템 갖춰야 합니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코딩교육, 외국어교육, 글로벌 마인드를 강화해서 부산 자체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그리고 살기 좋은 도시로 바꿔야 인구 감소를 막을 수 있습니다.

결혼을 하는 신혼부부에게는 자기 집을 쉽게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결혼을 한 부부들의 라이프 사이클에 걸맞게 초 장기 대출을 가능하게 하고 안 되면 부산시가 직접 그런 대출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를 해줘야 합니다. 누구든지 고등학교를 졸업하거나 대학을 졸업하고 일자리를 구하면 그들의 형편에 맞는 자기 주택을 구할 수 있도록 전폭적 금융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는 뜻입니다. 부산은 누구든지 형편에 맞는 주택에 살면서 아이를 키우고 행복한 삶을 설계할 수 있는 그런 도시가 돼야 합니다.

-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국민의힘 의원들이 용기를 냈으면 합니다. 너무 겁먹고 움츠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고 나라를 위해 옳은 일이다 싶으면 굳은 결심 속에서 결연히 행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많은 반기업적인 정책들 도입되고 공수처 같은 악법들이 국회에서 마구잡이로 통과되고 있는데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무기력하게 바라만 보고 있는 것 같아 정말 안타깝습니다.

또 젊은 세대를 향해 마음의 문을 열고 먼저 다가서야 합니다. 당은 젊은이들을 과감하게 발탁해 그들에게 기회를 주고 키워야 합니다. 다행히 최근 들어서는 20대들은 문재인을 싫어하기 시작했습니다. 30, 40대들도 점차 그런 경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이 국민의힘을 당당하게 지지할 수 있도록 먼저 젊은 세대들에게 손을 내미는 전략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산업화·민주화 뛰어넘는 새 세대가 부산 운영 맡아야

- 국민의힘 후보 결정을 어떤 방식으로 하기를 원하는지요?

경선 방식을 놓고 예비경선에서 100% 여론조사를 하는 안과 본경선에서 당원 2 일반 국민 8로 하는 방안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먼저 함께 고생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같이하고 있는 당원들의 의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예비경선에서는 당원 5 일반 국민 5로 하고, 본선에서는 일반 국민 80%, 당원 20%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 그 외에 하고 싶으신 말씀은

과거 정권에서 부산을 살릴 수 있는 수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성공시키지 못했던 사람들이 또다시 나와 부산을 발전시킬테니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만, 이미 그들의 실패는 검증됐다고 봅니다. 이번에는 새로운 사람, 과거에 대한 부채가 없는 사람,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을 뛰어넘는 그런 유능하고 새로운 세대가 부산을 맡아 운영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돼야 합니다. 여성인 제가 당선된다면 사상 최초의 여성 민선 광역단체장이 됩니다. 여러모로 파격적인 시도를 이뤄질 것인데 저 이언주를 통해 부산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부산시민들에게 당부 드립니다.

- ‘보수의 아이콘’이라는 별명을 갖고 계십니다. 태극기 보수 세력의 아이콘이라는 의미인지요?

보수주의는 태극기 세력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를 이끌고 있는 위대한 정치사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미국 공화당의 주류 사상이며 영국의 보수당은 그 정식 명칭부터 보수를 쓰고 있습니다. 독일 메르켈도 보수주의에 기반하고 있으며 에마누엘 마크롱도 보수당 출신의 대통령입니다. 

이 순간에도 전 세계의 대부분은 보수주의자들이 이끌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만 예외적으로 보수가 마치 적폐인 것처럼 프레임에 싸여 있을 뿐입니다. 보수는 천천히 점진적으로 현실을 바꾸자는 개혁론이며, 어설픈 청사진으로 현실을 망가뜨리는 한국의 가짜 진보와는 다릅니다. 보수주의자야말로 공동체 지향적입니다. 복지 시스템을 만들어낸 독일의 비스마르크도 보수주의자였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에서 위대한 정치사상인 보수주의를 진실로 실현하고자 하는 정치인입니다.

- 지난 총선에서 낙선하셨습니다. 부산시장 도전에 약점은 아니신가요?

영도의 딸로서, 확실한 연고가 있는 중·영도 지역구에 공천을 받았다면 100% 당선됐을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선거 40여 일 앞두고 전혀 연고가 없는 남구을 지역구 공천을 받았습니다.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고 결국 당선에는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낙선은 이언주가 못나서가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부산의 전체 시민을 위해 더 큰 일을 하라고 하늘이 도전의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 여성 후보로서 오거돈 시장의 성추행 같은 문제를 예방하려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필수적으로 부산광역시 직속 성폭력 대책위원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전용 핫라인을 둬서 위원회 전담 변호사가 성범죄 접수 및 신속처리를 담당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존의 ‘성희롱·성폭력 근절추진단’의 발전적 흡수 및 강력 대응체계를 수립하고, 분야별 전문가 중심의 성폭력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활동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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