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중부일보가 여론조사기관 아이소프트뱅크에 의뢰해 지난 7월 5일부터 6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4.26%를 기록해 27.05%를 얻은 이재명 경기지사를 7.21%p 앞섰다.
이어 이낙연(11.87%), 추미애(4.61%), 홍준표(4.45%), 안철수(3.16%) 후보 등이다. 중부일보는 6월 실시된 5번의 여론조사에서 여당과 범야권 각 상위 4위에 오른 후보군 8명을 적합도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이 여야 대선 후보 적합도에 대한 성별 응답 결과 남성은 윤석열 35.25%, 이재명 30.32%이고, 여성은 윤석열 33.28%, 이재명 23.84%로, 윤석열과 이재명의 지지율 차이가 남성(4.93%p)보다는 여성(9.44%p)에서 더 크다. 연령층에 따라 지지율의 차이를 보면, 만 18∼20세와 50대에서는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으나, 30대에서는 윤석열 34.80%, 이재명 20.28%로 14.52%p 차이가 나고, 60세 이상에서는 윤석열 43.94%, 이재명 23.01%로 20.93%p의 큰 격차가 난다.
반면 40대에서는 이재명 39.57%, 윤석열 27.89%로 이 지사가 11.68%p 앞섰다. 지열별로는 서울과 인천,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강원에서 윤 전 총장이 우세하나 기타 지역에서는 이 지사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출렁이는 여론조사 결과
그러나 두 후보 간의 지지율은 여론조사의 기관과 시점이 달라지면 상이한 차이가 발생한다. 이는 여론조사 방식, 표본오차, 시점에 따른 민심의 변화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일요신문이 조원씨엔아이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지난 6월 27일부터 29일 사이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95% 신뢰수준, ±3.1%p)를 보면 <그림 2>와 같다.
이 조사에서는 윤석열 34.3%, 이재명 23.7%로 무려 10.6%p의 차가 난다. 앞의 중부일보 조사에서의 약 7.2%p 차보다 더 컸다. 이 두 조사의 기간은 약 1주일 정도 차이가 나서 대선 후보 선호도에 약간의 민심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색은 연초까지만 해도 ‘3강 구도’를 형성하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4% 응답자 지지를 받으며 두 자릿수 지지율이 무너진 것이 특이하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지난 6월 29일 출정식 이전(일요신문 조사)과, 윤 전 총장의 장모 최모 씨가 1심 재판에서 법정 구속된 지난 7월 2일 이후(중부일보 조사)에도 큰 변동이 없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윤석열과 이재명 간의 지지율을 다른 조사 결과에서 보면 <표 1>과 같다. 이 표에서 보면 처음 3개 기관의 조사는 윤 전 총장이 7.6%p, 9.9%p, 1.1%p로 앞서 있으나, 마지막 두 개 기관인 뉴시스와 엠브레인·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공동 실시(양자 대결인 경우로 한정)한 여론조사는 도리어 이 지사가 각각 1.5%p와 10%p 앞서고 있다.
따라서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의 격차는 무려 9.9%p에서 -10.0%p의 엄청난 차이가 난다.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각 여론조사업체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20대 대선에서는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림 1>에서 야권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윤석열,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후보가 있고, 이외에도 최근에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 원희룡 제주지사,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면 이들 야권 후보들이 단일화 가능성이 있는가?
지난 6월 20일부터 23일까지 국민선택여론조사연구소는 ‘야권후보 단일화 가능성’과 ‘야권 후보 선호도’에 대한 여론조사(응답자 805명)를 실시했다. 그 응답 결과를 보면 <표 2>와 같다.
‘야권 후보들의 국민의힘 입당 후 동시 경선 실시’가 42.2%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국민의힘 후보 선출 후 장외 후보와의 단일화’는 26.8%의 선호도를 보였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야권 후보들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동시 경선하는 것을 선호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고 하겠다.
이 여론조사에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선출이 야권 후보 단일화에 영향을 주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105명, 13.0%), 부정적(103명, 12.8%), 보통(201명, 25.0%), 긍정적(191명, 23.7%), 매우 긍정적(205명, 25.5%)으로 나타나 30대의 이준석 당대표 선출이 야권 후보 단일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49.2%)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25.8%)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젊은 대표이기 때문에 기존 계파나 세력에 휘둘리지 않고 야권 단일화를 이룰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조사에서 ‘야권 후보 선호도’ 1순위 조사 결과는 <표 3>과 같이 나타났다. 국민의힘 당원이 아닌 윤석열(선호도 44.6%)과 최재형(선호도 34.5%) 후보가 1, 2위로 조사되어 향후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가 국민의힘에 가장 큰 과제임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실시되고 있는 각종의 대선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 등에서 그 결과를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는가에 대한 얘기들이 주변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등록되어 있는 여론조사기관 수는 2021년 7월 10일 현재 76개로 대단히 많고 이 기관들 간의 과당경쟁으로 인해 일부 여론조사 기관들이 졸속으로 저렴하게 여론조사를 실시하다보니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여론조사를 하지 못해 신뢰성이 떨어진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여론조사기관이 어떤 정치적인 편향성을 가지고 한쪽을 밀어주려는 의도에서 소위 ‘통계적 왜곡’을 감수하고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여론조사의 신뢰성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여론조사는 표본조사로 행해지므로 표본조사에는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표본오차가 수반된다. 표본오차는 모집단을 전수조사하는 대신에 표본을 조사함에 따라 발생하는 불가피한 통계적 오차로, 이는 오차범위로 명시하고 받아들인다.
그런데 여론조사를 기획하거나 실시하는 과정에서 비표본오차가 발생해 여론조사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비표본오차의 대표적인 것들은 표본추출방식이나 조사방식에서 오는 차이, 질문지 작성의 편향성, 표본의 대표성 미흡 혹은 무응답 무시에서 오는 차이, 조사단위의 누락이나 조사원의 부족한 자질과 정치적 편향성 등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비표본오차가 표본오차를 능가해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제 2022년 대선이 그리 멀지 않다. 선거 관련 여론조사가 신뢰성, 공정성 등의 문제점을 많이 내포하고 있지만 그래도 국민의 여론을 읽는 중요한 방법이므로 이를 무시할 수 없으며 실제로 여론조사가 자유민주주의를 이끄는 중요한 도구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기관이나 이를 시행하는 기관이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국민으로부터 여론조사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앞으로도 여론조사의 가치를 높이는 길이 될 것이다.
또한 여론조사가 우리나라의 정치를 국민의 뜻에 맞게 올바르게 가도록 촉구하는 중요한 매체 역할을 하기 위해서도 신뢰성과 공정성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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