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패!”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반사회적 폭력을 일으키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깡패라는 단어는 원래 우리말은 아니고 영어의 ‘GANG’과 우리말의 패거리가 합쳐진 말이다. 깡패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사용됐던 것은 아마도 해방이후이며, 미군정 시대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된 듯하다. 깡패라는 단어가 적용되는 근현대사의 인물로는 이승만 정부시절 유명했던 정치깡패 이정재가 유명하다.
정치깡패 이정재는 정치깡패의 시조라고도 할 수 있는 김두한 밑에 들어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정재가 본격적으로 세를 떨친 것은 6.25전쟁 직후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 동대문시장 인근의 토지 일부를 사들이고, 상인들에게 세를 놓으면서, 그 자금을 바탕으로 정치권에 접근했다. 부패한 이승만 정권과 함께 성장한 이정재는 한때 무소불위의 세를 떨쳤지만 결국 박정희 정권에 의해 처형됐다.
좀 더 과거로 내려가면 정치깡패라고 불릴만한 인물로는 조선의 일곱 번째 임금인 세조가 있다. 세조는 나이 어린 조카를 보위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세력을 모아 당시의 대신들을 척살하고 스스로 왕위에 올랐다. 이른바 계유정난(癸酉靖難)이라고 하는 사건이다. 이 사건 이후 조선은 당파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 오늘날에는 누가 정치깡패라고 할 수 있을까? 오늘날 정치깡패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과거 군부독재시절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최근 정치깡패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의 조건을 보자면 몇 가지가 있다. 가장 먼저 거짓말에 능숙해야 한다. 그리고 “내 것은 그냥 내 것이고, 남의 것도 한 바퀴 돌리면 내 것”이어야 하는 사람들이 정치깡패에 가깝다. 또 요즘 정치깡패는 법에도 능숙해야 하고, 세를 이용해 부를 축적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런 조건을 두루 갖춘 사람들은 우리는 현대판 정치깡패라고 한다. 현대판 정치깡패가 만든 성남 대장동 사건은 혀를 내두를 정도의 고액이 오고 갔다. 서민들은 로또 당첨금만 있어도 행복할 터인데 로또의 수십 배, 많게는 수백 배의 고액들이 오고 갔다는 뉴스에 기가 질릴 정도이다. 정치깡패가 아니고서야 택지개발 사업을 통해 이런 거액을 만져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문제는 누가 진짜 정치깡패인 것이냐는 것이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치인들은 무리를 지어 “난 아니고 당신이 정치깡패야”라고 고함을 지르고 목청을 높인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당신이 진짜 몸통이야”를 외치는 덕분에 국민들은 누가 진짜 정치깡패인지 알 수가 없다. 결국 정치권에 대한 혐오만 남을 뿐이다.
그랬고 근래에도 그랬지만 정치에 대한 혐오는 민주주의를 갉아먹는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이다. 정치혐오는 투표를 포기하게 만들고 자신의 의무에 고개를 돌리게 만든다. 이번 성남 대장동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을 일벌백계해야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성남 대장동 사건과 관련된 사람은 관리자에서부터 시공사 그리고 이권에 관계된 사람 모두,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해 처해야 한다. 다시는 정치깡패가 정치에 혐오를 덧씌우지 말아야 이 땅의 정치가 한 발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것이 나라 발전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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