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이 국회에 바란다
2030이 국회에 바란다
  • 미래한국
  • 승인 2024.01.0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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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공방 아닌 정쟁으로 민생법안 처리 산적
이진우(25)

21대 국회 임기가 200일 남짓 남았다. 각 정당은 당연히 현재 내년 4월 22대 총선에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21대 국회 후반부에 들어오며 여야는 산적한 민생법안이 아직 수두룩함에도 불구하고 서로에 대한 공격과 방어에 집중하느라 여전히 제대로 된 입법 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야의 불필요한 정쟁과 정치적 수단 이용이 증가되고, 이로 인해 각 정당 간의 감정이 쌓여 이른바 협치, 혹은 초당적(bipartisan) 협력은 21대 국회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9월 21일 본회의에서 처리하지 못한 보호출산제, 머그샷법, 실손보험금청구 간소화법, 음주운전상습차량 예방을 위한 도로교통법 개정안 등의 민생법안들은 여야가 합의해서 소관위원회에서 처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정쟁과 감정싸움 때문에 결국 본회의가 중단되어 처리되지 못했다. 

여야가 최근 이른바 ‘정쟁 법안’에 몰두함에 따라, 서민 주거, 청년, 저출산 같은 많은 민생법안들이 제대로 논의도 되지 못한 채 소관위원회 혹은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물론 정치공학상, 의회 내에서 협치와 초당적 협력을 이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의회정치에서 여야의 건강한 정책적 공방과 갈등은 민주정치에 있어 여론 수렴의 과정이자 더 나은 입법을 위한 필수불가결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결과 없는 소모적 정쟁의 지속적 발생, 여야의 본질 잃은 감정싸움이 지속된다면, 선진 의회 정치는 유토피아적인 이야기가 된다. 미국의 경우 긴급한 국가적 안건이나 이견이 적은 법안 등에 대해서는 컨센서스에 의한 초당적 협력을 이룩해왔다. 존슨 행정부, 레이건 행정부, 그리고 최근 IRA 통과와 의사당 난입사건 조사 등 다양한 초당적 협력과 협치의 예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비록 200여일 밖에 남지 않은 21대 국회이지만, 여야간 이견이 적은 민생법안들에 대해서는 초당적 협력을 통해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논의하는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한다. 또, 22대 국회에서는 이견이 적은 민생법안에 있어서는 감정적인 힐난과 정쟁과는 다른 별개의 트랙으로 분리해, 여야 간 상식적, 건설적, 초당적인 정책적 논의와 협력이 이뤄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9월 1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정권 국정 전면 쇄신 및 국무총리 해임·내각 총사퇴를 촉구하는 인간 띠 잇기 피켓 시위를 펼치고 있다. / 연합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9월 1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정권 국정 전면 쇄신 및 국무총리 해임·내각 총사퇴를 촉구하는 인간 띠 잇기 피켓 시위를 펼치고 있다. / 연합


대정부 질의에서 막말, 고성 난무 
맹주현 (29)

요즘 정치나 시사 관련 유튜브들을 보면 대정부 질의 영상들이 많이 나온다. 같은 내용의 영상이라도 채널 성향에 따라 썸네일과 제목이 전혀 상반되게 달리는 경우가 많다. 주로 상대방을 이겼다든지, 상대방이 이상한 이야기를 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런 것들을 보면 요즘 사람들이 대정부질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느낄 수 있다. 마치 정부와 야당의 공개 격투장 같다. 

정치에서 상반된 의견이 대립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라 여긴다. 하지만 국정운영에 대한 피드백이 아니라 대부분 막말과 인격 공격성 발언들이 많다. 집권을 위해 서로가 얼마나 엉망인지 강조하여 서로 대결하고 할 수는 있겠지만 그 자리가 왜 특히 대정부 질의여야 하는지 의문이다. 

아마 집권 정부를 최대한 비판, 비난해야 자신의 당에 득이 된다고 생각해 그러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대정부 질의는 막말, 고성, 비난, 개인 청문회의 장이 아니라,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대신해서 각 정부 부처가 어떻게 현안들을 처리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잘 되어가는 것은 더 잘 되도록 개선점을 조언하고, 그렇지 못한 것은 변화할 수 있도록 충고해줘야 하는 자리이다. 이곳에서는 여러 정책 질의와 토론이 있어야 한다. 

지금 대정부질의는 그러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그저 한쪽은 어떻게든 정부를 비난하려 하고, 다른 쪽은 어떻게든 감싸려 하니 마치 지체 높은 사람들의 패싸움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 어떤 경우에는 정말 정책토론을 하면서 질의를 잘 하기도 한다. 새로운 정책들에 대해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런 국회의원들이 훨씬 많아지면 좋겠다. 

대정부 질의는 인사청문회가 아니다. 개인의 도덕성이 아니라 정책을 논해야 하는 자리이다.  많은 국민들이 정부 정책을 궁금해하고 있다. 많은 국회의원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이고 자극적인 언행 대신에 잘 드러나지 않는 정책들을 공론화하고 토론하면 좋겠다. 국무위원 또한 성실히 정책에 대해 준비하고 국민들에게 이해시켜주기를 부탁한다. 그렇게 할 때 대정부질의가 모두에게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의견 대립에도 상대방 존중하는 자세 있어야
안향아 (28)

나는 독일에서 13년을 살다 한국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았다. 내 짧은 소견으로 말씀드리면 현재 한국의 정치판은 사실 충격 그 자체로 다가왔다. 한국의 정치와 정치인들의 뉴스를 접하면서 느끼는 점은 한국 정치권이 많이 거칠고 기초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국회에서 일어나는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현상은 믿기 힘든 일이었다. 하나의 예시를 꼽기도 어렵고 민망할 정도로 한국에서는 막말 정치가 고착화되어 있는 관례처럼 보였다. 이러한 자극적인 모습들을 지속적으로 보는 것이 민망하고 스스로에게 안 좋은 모습으로 남는 것 같아 자연스럽게 뉴스를 멀리하게 된다.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정치는 독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민주주의 정치에서 발생하는 의견 대립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아니, 발전을 위한 갈등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의견 대립은 상대방을 존중하면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일어나는 모습은 국민들의 분노와 불신을 키울 것이다. 

사실 의견 대립이 아니라 상대방 자체를 비난하는 것이 거의 전부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변하는 이들로서 이들을 통해 국민의 이미지가 반영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의 투표권이,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정치답지 않는 행위’들이 정치로 불리는 우리 국가를 만든다는 것은 큰 실망이다. 

실망감이 점차 쌓이다 보니 국민들이 더 이상 정치인과 정치를 신뢰하지 않는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정치에 대한 불만족과 불신이 높게 나타나는 것이 현실이다. 한 나라의 국격은 상대방에 대한 인격 존중과 예의에서 올 것이다. 각 안건을 논하기 전에 가장 기초적인 요소들을 보완하는 것이 한국 정치의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회 대정부 질문
국회 대정부 질문


다수라고 밀어붙이는 정치에 국민들은 정치 불신
김민혁(27)

다수의 의사를 밀어붙여 관철하는 파벌 정치는 불가피한 면도 있다고 본다. 민주주의는 결국 다수결의 원칙과 주권재민 원리를 따르므로, 그것을 부정하지 않는 한 다수의 의사를 밀어붙이는 것이 어느 정도 정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날 국회, 정당, 그리고 정치 전반에서 그러한 불가피한 수준을 넘는 파벌 정치가 극도로 만연한 것이 문제이다. 파벌 정치의 악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대의민주주의인 이상 국민들의 의사 혹은 여론은 실시간으로 정치 영역에 반영되기 어렵고, 정치 영역에서 이뤄지는 일이 철저하게 여론에 따라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즉 현재의 소위 파벌 정치는 국민 전체 여론과 밀접하게 연관된 것은 아니기에, 단지 민의를 반영하거나 민주주의를 따르기 때문에 생겨나는 불가피한 부작용이라고 하기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극히 한정적인 국민의 의사만을 따르다 보니 발생하는,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행위가 될 것이다. 

국회가 '180석'이라는 별칭으로 대표되는 범야권의 압도적인 수적 우세에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정도의 수적 우세는 필리버스터 무력화처럼 특정 법안 상정 등에 반대할 대부분의 합법적 수단을 무력화하기 충분하다.

지난 대선 직후 검찰수사권 완전 박탈법과 관련된 국면에서, 여권의 법안 반대가 이러한 방식으로 무력화된 바 있었다. 중요한 것은 적어도 그 당시에는 법안이 잘못되었다는 여론이 더 우세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범야권은 다른 정당의 반대와 전체 국민들의 의사에 반해 법을 제정할 수 있었고, 현재도 그렇게 할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렇게 수적 우세를 바탕으로 다수 국민들의 생각에 반하여 밀어붙이는 행위가 가능하다는 것은 현재의 파벌 정치가 건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방증할 것이다. 

개별 정당의 영역으로 가면 여권이나 야권 어느 곳도 다수를 차지한 파벌들이 다른 파벌들과 폭력적으로 적대, 비방해 왔다. 이렇게 되면 합리적이고 품위 있는 논의와 합의라는 건전한 민주정치는 실종되기 마련이다. 물론 정당의 권력을 창출하는, 정치 참여가 활발한 당원들은 상대 파벌을 적대시하고 그러한 파벌을 짓밟는 행위를 속시원하게 여길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행위들은 그 외 대다수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정치혐오와 피로감을 불러 일으키며 다른 당을 지지하는 국민들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그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당장 정당의 권력은 그러한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것이기에 파벌은 그러한 당원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행동하게 된다.

이는 정당의 관심사와 담론을 일반 국민들이 주목하는 관심사나 담론과 유리시킬 것이고, 파벌들이 상대에게 관용을 베풀고, 상대와 대화하려는 모든 시도를 수포로 돌아가게 만들 것이다. 궁극적으로 민주주의가 건전하게 유지되는 데 있어 상당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고 현재 대한민국의 민생과 미래에 대한 적신호를 보면 자각과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가짜뉴스 생산을 정치 수단으로 사용하면 안 돼
박준규(30)

정보홍수시대가 시작된 지는 오래되었다. 정보 홍수 속에서 양질의 정보를 추려내 활용하는 것도 능력인 시대가 되었다. 많은 정보 관련 사건들이 생기는데 특히 정치권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은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까우면서 흥미로웠다. 가짜뉴스 논란은 꾸준히 정치권에서 존재해왔던 것 같다. 근래에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김의겸 의원의 가짜뉴스 논란이 이슈가 되었다. 

일단 국민이자 유권자로서 국민의 대표로 선출된 사람들이 모여 국정 운영을 하는 곳인 의회는, 하나의 발언이 뉴스가 되고 통념처럼 퍼져나가는 특징이 있다는 것을 정치인들은 누구나 다 알 것이라 생각한다. 몸짓 하나까지 기사화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정치권에서 가짜뉴스를 생성해서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 같아 국민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국민을 대표하는 기구인 의회나 정치권에서 가장 기초적인 팩트 체크가 안 되는 것 자체도 국민들이 경악할 일이지만, 팩트 여부를 떠나 개인의 혹은 정치권 내 집단의 의도적, 전략적으로 생성된 ‘썰’, 추측 혹은 발언이 정치 공방에 있어 우위를 점하기에 효과가 있다고 계산이 되면 공론화해버리는 것 같이 여겨진다.

그렇게 의도적으로 생성된 썰이나 추측이 가짜뉴스라고 불리는 것이다. 쉽게 말해 여론 흔들기용 정치적 수단인 셈이다. 사실이 맞으면 맞고 아니면 말고의 태도가 국민들의 정치혐오를 더 심화시키고 있다. 정치가 이 정도 수준까지 된 것에 대해 대한민국 의회의 격에 맞는 것인지, 국민들을 대표하는 한 국가의 의회가 맞는지 청년들은 의아해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까? 이번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가짜뉴스 심의전담센터’를 출범하기까지 했는데, 이게 또 정치적 수단이 될 것이라 공방이 있다는 언론 기사가 나오고 있다. 결국 도돌이표일 것이라고 본다. 현재까지 미해결 상태로 온 것도 이런 악순환 때문일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권 내의 상호 신뢰도, 국민과 국민대표들 간의 신뢰도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표 선출에 있어, 국정 운영에 있어 가장 기초가 되는 신뢰, 국민대표들과 국민들 간의 신뢰가 이런 식으로 훼손된다면 결국 정치는 실패의 연속이 될 것이고 국정 운영은 악순환의 고리에 갇혀버릴 것이다.

청년들은 이런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결여된 정치를 바라보며 회의를 느끼고 있다. 또한 정치 혐오와 무관심 현상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대표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팩트에 기반한 신뢰의 기초를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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