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2030 엑스포 도전은 미래를 위한 성공
[논단] 2030 엑스포 도전은 미래를 위한 성공
  • 신창섭 서울문화재단 이사
  • 승인 2024.01.1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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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발명왕 에디슨에게 기자들이 물었다. 수없이 실패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 실험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에디슨은 “나는 수없는 실패를 통해서 어떻게 하면 성공하게 되는지 그 방법을 알았다”고 답했다. 

엑스포 유치를 에디슨 실험에 비유하는 것이 다소 과장된 듯 싶지만 개인이나 국가의 도전은 미래를 향한 찬란한 꿈과 희망이 있기 때문이란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11월 29일 부산 동구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성공 유치 시민 응원전에서 부산의 2030엑스포 유치가 무산되자 시민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 연합
11월 29일 부산 동구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성공 유치 시민 응원전에서 부산의 2030엑스포 유치가 무산되자 시민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 연합

엑스포는 ‘Exposition internati-onale’의 줄임말로 ‘세계박람회’라는 뜻이다.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대표적인 지구촌의 축제이자 국제교류의 장이다. 한국은 1987년 ‘국제박람회기구(BIE)’에 가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엑스포 개최지’가 발표되는 지난 11월 28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원팀 코리아(One Team Korea)는 오늘 자정이 지나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온 힘을 다해 뛸 것”이라 말했다.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당연한 자세이고 국민을 향한 굳은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높게 평가한다. 또한 윤 대통령은 자신의 말 그대로 발표가 나는 순간까지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파리 ‘BIE 총회’에서 165개국이 참여한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 결과, 사우디아리비아(이하 사우디) 리야드가 119표를, 부산이 29표를 얻어 한국 유치는 성공하지 못했다. 최근 윤 대통령은 “엑스포 유치를 총지휘하고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킨 데 대해 죄송하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해 “문제는 국민을 결과적으로 속이고 우롱했다” “세계의 흐름을 보지 못한 관계기관들의 무지와 무능의 문제“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나 총선을 앞둔 민주당에서는 국민적 염원을 담은 부산엑스포 유치가 불발된 것을 크게 아쉬워하기보다는 공격하며 정쟁을 일삼으려 한다. 보다 대승적인 관점에서 한번 바라보자. 이번 엑스포 유치에 대한 대한민국의 도전은 결코 무의미하거나 헛된 것이 아니었다. 모든 것을 걸고 도전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었고 재도전을 위해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낼 만한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첫째, 무엇보다 여야가 끊임없는 치열한 정쟁 속에서도 모처럼 한 마음으로 합심한 장이 되었다는 점이다. 지난 4월 여야는 국회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유치 및 개최를 위한 결의안’을 참석 의원 239명이 만장일치로 의결하여 초당적인 협조와 지지를 약속한 바 있다. 

또한 개최 후보지 단체장인 부산광역시장을 포함하여 관련 지방기관, 중앙부처 공무원들 그리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기업 오너들이 모두 원팀으로 최선을 다해 뛰었다는 점은 역대 보기 드문 사례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1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투표 결과 부산이 탈락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
한덕수 국무총리가 11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투표 결과 부산이 탈락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

대부분 선진 유럽, 북미 국가가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

둘째, 이번 엑스포 유치에 대한민국의 손을 들어준 진정한 우방 29개 국가   (한국 포함)의 면면을 보면 대한민국의 국력과 위상을 실질적으로 높이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부분 선진 유럽, 북미, 오세아니아 국가 및 남미 유력국가 등이 국제적으로 영향력이 대단한 사우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겸 총리’ 및 오일머니를 의식할 만한데도 대한민국을 압도적으로 지지하였다. 유럽 선진국들이 같은 유럽 국가인 이탈리아를 제치고 우리의 손을 들어준 것이 이를 증명한다. 

밝혀진 대한민국 지지국들은 “그리스,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벨기에, 스웨덴, 스위스, 스페인, 아이슬란드, 오스트리아,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영국, 프랑스, 폴란드, 튀르키예, 미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감비아, 일본,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그리고 대한민국 (29개 국가)이다. 

반면에 사우디를 지지한 중동,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국가들은 오래 전부터 ‘제3세계’라고 부르는 ‘비동맹국회의’의 멤버로서 반미, 반유럽 정서가 강해 대한민국이 공략하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또한 사우디 오일파워를 상당히 의식했다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엑스포 유치 노력을 계기로 대한민국이 “BIE 회원국 182개국을 다니며 갖게 된 외교적인 새로운 자산을 계속 발전시키겠다(한덕수 총리)”는 국가적인 의지는 대한민국이 세계 무대에서 정치, 경제, 외교, 문화적 입지와 영향력 등을 더 크게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과외 소득임이 분명하다. 역대 어느 정부도 182개국의 최고 수장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교분을 다진 사례는 없었다. 

셋째, 국가 발전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 서울과 부산을 핵심으로 양축을 중심으로 하는 주변 도시들의 동반 성장 등 국가균형발전의 원대한 비전을 갖고 있음이 밝혀졌고 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바람직한 이정표이다. 요즘 국가의 경쟁력은 도시에서 나온다는 ‘메가시티 프로젝트’가 전 세계적인 트렌드이다. “일본의 경우 도쿄-오사카-나고야 3축 메가시티를 통해 초강력 도시화의 성공 모델로 이어지고 있다” (2023.11.7. 뉴시스) 

이번에 부산이 엑스포를 유치하여 성공적으로 개최한다면 세계적인 메가시티로 성장 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을 비롯한 국민 전부가 모든 것을 걸고 도전할 만한 충분히 가치 있는 국제적 이벤트임이 분명하다. 유치 실패를 이유로 윤 정부 출범 후 불과 1년 반 동안 온 국민이 단합하여 후발주자로서의 핸디캡을 딛고 추진한 열정과 노력을 일방적으로 폄훼해서는 안 된다. 그 패기와 도전만으로도 아름답고 높게 평가함이 당연하다. 

이는 “우리가 엑스포 유치를 통해 지향했던 목표는 분명하다. 글로벌 허브 도시, 부산을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만들어 남부권 전체를 발전시키는 견인차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한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의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이번 엑스포에 대한 도전은 지엽적이 아니라 대승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타당하다. 

“해외시장에서 자국 기업이 리콜을 한다고 해봐요. 독일·일본 언론과 국민은 ‘이것도 기술과 산업 발전의 한 과정’이라며 담담히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우리 기업을 너무 거칠게 공격해요. 돈도 주고 추켜세웠는데 뭔가 꼬인다 싶으면 바로 돌변해요. 기술은 실패를 털고 나갈 때 발전합니다”라고 ’포니의 아버지’ 이충구 前 현대차 사장‘이 인터뷰(2023.11.25. 조선일보)에서 밝힌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자기 발로 직접 뛰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피땀 흘려 노력한 자들을 쉽게 비난하고 지탄한다. 비난만 하는 자들은 국가를 위해 얼마나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봤는지 묻고 싶다. 실패했다고 실망하고 비난과 공격만 하지 말고 다시 힘차게 일어나 부산엑스포 재도전의 열기와 성취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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