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본이 은행지분 10% 소유해도 장악 못해
산업자본이 은행지분 10% 소유해도 장악 못해
  • 미래한국
  • 승인 2009.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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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린 한나라당 의원ㆍ선진경제연구포럼 공동주최 ‘금산분리완화ㆍ출총제 폐지 토론회’
▲ ◇선진경제연구포럼과 함께 ‘금산분리 완화와 출총제 폐지에 대한 토론회’를 주최한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나라·민주당 양당 의원들이 토론자로 참석, 열띤 토론이
금융업은 신성장 동력, 기업 투자하도록 규제 터줘야 출총제 폐지는 대기업ㆍ중소기업 모두 살리는 길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경제분야의 쟁점법안인 금산분리 완화ㆍ출총제 폐지에 대한 토론회가 지난 12일 국회 도서관 소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이례적으로 여야 의원들이 토론자로 참석해 열띤 논쟁을 벌였다. 이 법안을 다루는 국회 정무위원회는 여야 간사합의를 통해 의사일정에 합의하고 공청회를 열기로 하는 등 의사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한 다른 상임위와는 차별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서는 여전히 상대방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 수준에 그쳐 앞으로 이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할 수 있을지 논란이 예고되고 있다. 대기업 여유자금이 금융산업으로 투자되는 길 막혀 먼저 이날 토론회는 ‘금산분리 완화’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됐다. 금산분리를 완화해 금융업을 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자는 취지였다. 기존 법안은 산업자본이 원칙적으로 시중은행(또는 은행주식회사)의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4%(지방은행은 15%) 이상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산업자본은 비금융부문의 자본 총액이 25%이상이거나 비금융부문 자산총액이 2조 원 이상인 동일인(본인과 특수관계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현행 법에서는 기업들이 은행업에 진출하는 것이 사실상 원천 봉쇄되고 있어 대기업의 남아도는 자본이 금융산업에 투자될 수 없다. 이에 대해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경영학)는 주제 발표에서 “은행에 새로운 주인이 생기고 새로운 자본이 유입되어야 은행 서비스의 질도 높아진다”면서 “금산분리를 완화해 국내 기업 챔피언을 만들어야 국제 챔피언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가 지나친 신자유주의 투자금융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에 대해 “미국에서 난 금융사고는 시속 250km를 달리다가 난 것이지만 우리 나라의 투자금융 속도는 시속 50km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금산분리가 완화되면 은행이 재벌의 사금고가 될 것이라는 야당의 공세에 대해서도 “개정법에서는 산업자본이 은행지분을 10% 밖에 소유할 수 없다”면서 “이 정도 규모로는 은행을 장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대기업은 굳이 은행자금을 사용하지 않고도 채권을 발행해서 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대기업집단 경제력 집중 지속적으로 완화돼 출총제 폐지에 대해서는 ‘출총제를 폐지해야 대기업도 살고 중소기업도 산다’는 논리가 전개됐다. 현행 공정거래법 제 10조에 규정되어 있는 출자총액제한제도에서는 자산규모 10조 원 이상인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회사 중 자산 2조 원 이상 회사는 회사 순자산액의 40%를 초과해 다른 회사 주식을 취득 또는 소유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이 규제는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한다는 논리로 1987년 이래 재개정(1998년 6차 개정에서는 폐지된 적도 있음)을 거쳐 왔다.그러나 이주선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0대 대규모 기업집단(대기업)이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매출액 비중은 지난 1995년에서 2005년까지 59.7%에서 35.6%로 24.1% 급감했고, 같은 기간 고용률은 40.3%에서 25.6%로 14.7% 감소했다”면서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은 지속적으로 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선 선임연구위원은 또한 “2005년 삼성의 자산규모는 107조6,000억 원으로 26위인 동국제강에서 55위인 한국타이어까지 자산규모를 합친 것보다 많다”면서 “출총제를 유지한다면 대기업 내에서도 삼성 이외의 기업들이 출자를 통해 커나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은 이미 진출한 유망한 다른 회사에 출자를 행하는 방식으로 유망산업에 진출한다. 여야 입장 차이 여전, 이달 내 법안 처리 힘들 듯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 김종률 민주당 의원이 참석해 토론을 벌였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은 “현재 경제위기는 외환위기보다 훨씬 심각하며 그런 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규제를 풀어 기업의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김종률 민주당 의원은 “금산분리 완화와 출총제 폐지는 시장 효율화의 신화”라고 맞서면서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서은옥 기자 seo0709@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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