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재확인한 제주 주민소환투표
부작용 재확인한 제주 주민소환투표
  • 미래한국
  • 승인 2009.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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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중계_중앙일보

광역단체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실시된 김태환 제주지사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부결됐다. 투표율이 11%로 유권자의 3분의 1에 못 미친 때문이다. 예상됐던 결과지만 그래서 더욱 안타까운 게 사실이다. 소환 발의 자체가 제도의 남용 또는 악용이라 지적될 만큼 무리했던 까닭이다.

주민소환이 발의된 건 김 지사가 제주 강정항에 민·군 복합항구를 설치하려는 중앙정부의 계획안을 받아들였다는 이유다. 오늘날 같은 글로벌 시대에 제주 해역은 군사·경제적인 전략 요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중국·일본 등 이웃 강대국들이 ‘대양(??) 해군’의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시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대양으로 뻗어나가는 길목인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건 너무 당연하고 오히려 늦은 감마저 있다. 게다가 그 결정은 제주도민 전체의 여론조사까지 거쳐 수용된 것이었다. 그런데도 주민소환을 무리하게 추진해 20억원 가까운 세금 낭비와 도민 분열이라는 상처만 남기게 됐다.

차제에 주민소환제도를 손질해야 한다. 2007년 광역화장장을 유치하려다 주민소환이 발의됐던 김황식 하남시장의 경우 역시 투표율 미달로 부결됐다. 주민소환제 도입 이후 실제 발의된 두 건 모두 자치단체장이 국책사업을 추진하다 지방행정이 마비되고 재정적 낭비를 초래한 부작용만 낳고 말았다.

/중앙일보 사설 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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