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단체를 찾아서② 자유지성300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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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한국
  • 승인 2010.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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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위기마다 正道 외치는 원로 지성인들의 목소리
▲ 자유지성300인회 여상환 대표

경제호황과 함께 노조운동이 급격히 팽창하던 1989년 무렵, 온갖 노사분규가 터져 나오면서 사회적 혼란이 극에 달했다. 당시 노태우 정부는 진정한 민주화 정신과는 별도로 학원과 직장에서 ‘책임 없는 자유’를 부르짖는 이들의 요구를 감당하기 어려웠고 정치화된 반정부 세력의 활동으로 국법질서가 위기를 맞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때 이한빈 전 숭전대 총장, 장하구 전 종로서적 회장, 김성열 전 동아일보 사장, 엄규진 전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장 등 뜻 있는 인사들이 모여 ‘자유지성300인회’를 발족시켜 국가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며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자유와 지성의 목소리를 발하기 시작했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자유지성300인회’는 이 나라 원로들의 대표적 모임으로 자리매김 했지만 여전히 청년 같은 기개를 펼치며 나라의 백년대계를 조망하고 있다. <미래한국>은 자유지성300인회 6명의 공동대표 가운데 여상환 대표(국제경영연구원 원장)를 만나 단체의 취지와 활동에 대해 들어 보았다.

최근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파병 결정을 앞두고 찬반 논란이 있을 때 ‘자유지성300인회’는11월 6일 파병을 찬성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적어도 1만 명의 병력을 아프가니스탄에 파송하라고 촉구했다.

또 지난 11월 12일에는 ‘왜 수도를 분할하려 하는가?’라는 제목의 긴급성명을 발표, 행정수도 분할을 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를 두고 벌어진 국론 분열에 대해 ‘행정수도 분할 이전은 옳지 않으니 그만두라’는 원로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기드온 용사 300인’ 역사에 근거

이처럼 자유지성300인회는 지난 20년간 국가와 민족을 지키는 국민정신의 파수대로서 묵묵히 그 역할을 감당해왔다.

자유지성300인회는 1989년 10월 4일 종로 2가 YMCA 2층 대강당에서 한국 지성을 대표하는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의욕적으로 출범되었다. 당시는 노태우 정부 시절로 학원 소요, 노사분규, 통일문제 등 사회 각 분야의 민주화 욕구가 분출되면서 일대 혼란을 겪고 있었던 시기였다. 그해 6월 ‘나라를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며 뜻 있는 80여 명의 인사들이 국정의 효과적인 대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발기인 대회를 가졌다. 이후 보다 많은 회원 동지들이 참여하여 10월 창립총회를 갖고 자유지성300인회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의 발전과 평화적 민족통일에 관한 제반 사항을 연구, 전파 및 지원함을 목적으로 한다”며 창립취지를 선언했다.

현재 자유지성300인회 회원은 250명에 달하고 대학총장, 학장을 역임한 박사급 원로, 장관, 차관, 경제계, 법조계 인사, 국회의원, 공익단체장 등 각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출범 당시 회원들은 50대의 장년들이었으나 지금은 70대의 노년이 됐다는 점이 세월의 무상함을 실감하게 하지만 이들의 국가와 민족을 향한 열정은 그때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함이 없다.

출범 당시 자유지성300인회라는 명칭에 의문이 제기되었지만 구약성서 사사기 7장에‘기드온의 용사 300인’의 고사에 근거했다는 점을 회원 모두 동의해 주었다고 한다. 회원 대부분 장로 출신의 기독교인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이 지향하는 민족구원의 염원을 담은 셈이다.

나라운명 좌우하는 지성인들의 역할

이들은 창립총회에서 7개 항목의 ‘자유지성인 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은 지금도 ‘자유지성300인회’의 중심 이념이며 격동의 시대를 지켜온 행동지침이라고 한다. ‘자유를 파괴하는 세력에 대해 전투적 민주주의를 주장한다, 시장경제의 기능과 정책을 지지한다, 교육의 질적 향상과 학원안정을 강조한다, 노사분규로 국제경쟁력이 약화되어서는 안 된다, 불신풍조와 부도덕성의 만연을 불식한다,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민주화를 추구한다, 북한의 지식인과 청년학생들의 민주화와 자유화 기운을 지지한다’ 등 7가지 선언을 대한민국의 자유와 미래를 지키는 최고의 가치로 삼고 이 나라의 자유지성을 표방하는 활동을 해왔다.

여상환 공동대표는 “시대를 살아가는 지성인들의 역할에 따라 나라가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며 “나치의 바람이 불었을 때 당시 독일의 지성들이 무기력한 채 비판적 안목을 포기하고 타협을 일삼은 결과, 히틀러의 등장에 빌미를 주었다”고 지적했다. 여 대표는 자유지성300인회가 “대한민국을 살리는 우파 지성인들의 모임으로서 대한민국을 파괴하려는 어떤 세력과도 타협 없이 정정당당하게 싸워왔다”고 말했다.

자유지성300인회는 중대한 국가적 사안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해왔고 각종 세미나와 강연회를 통해 격조 있는 논문을 발표함으로써 국가적 현안의 새로운 국정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계간으로 발간되는 ‘자유지성’은 회원들의 탁월한 주장과 논문이 게재돼 한국의 오피니언 리더로서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다.

지난 노무현 좌파정부 하에서는 반핵반김국민협의회를 비롯, 애국단체들과도 협력해 소위 ‘우파 아스팔트’ 운동에 적극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유지성300인회는 몸으로 행동하기 보다는 가슴과 지성으로 행동하는 모범을 보이며 반국가적 세력을 향해 줄기차게 ‘올바른 목소리’를 외쳐왔다. 또 매월 1회씩 개최되는 강연회를 통해 ‘무엇이 옳은가, 무엇을 결단하고 행해야 하는가’를 국민들에게 알리며 ‘나라 살리기’ 국민적 캠페인에 앞장서 왔다고 여 공동대표는 말했다.

현재 조직의 면면을 살펴보면, 고문으로 김두현, 민경천, 윤석헌, 장하구 씨 등이 있고, 공동대표로 권명달, 김선호, 여상환, 이기홍, 이운연, 이현기, 장명섭 씨 등 여섯 명이 있다. 기능별 조직으로는 교육*청소년연구위원회, 사회*문화연구위원회, 경제연구위원회, 노사연구위원회, 통일연구위원회, 정치*외교연구위원회 등 6개 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각 위원회가 각 시점에서 상황을 점검하고 검토하여 의견을 제시하면 공동대표들이 의견을 모아 시국성명을 발표함으로써 회원들의 견해가 수렴되고 소통되도록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기본으로 돌아가자”

여상환 공동대표는 그동안 자유지성300인회가 관심을 쏟아온 국가적 과제 중 몇 가지를 소개했다. 자유지성회는 김영삼 정부 당시 한완상 총리가 취했던 대북정책에 대해 강력한 항의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에 대해 온정적 발언을 하는 총리에 대해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또 김숙희 교육부장관이 국방대학원에서 행한 강연에서 6·25전쟁을 해방전쟁이라고 언급한 일에 대해 비난성명을 발표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고, 맥아더 동상 철거를 획책하는 좌익세력에 대항하여 채명신 장군의 지휘 아래 주월사 해병전우들과 함께 동상철거를 저지한 바 있다.

전교조의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그 폐해를 조목조목 밝힘으로써 우리 교육에 경종을 울렸다. 특히 경희대대학원장을 지낸 김선호 공동대표가 세미나를 통해 전교조의 위험을 구체적으로 예시했으며 그 내용을 책자로 만들어 전국에 배포했다.

현재 자유지성300인회가 가장 주력하는 국가적 과제는 ‘국가도 국민도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여상환 대표는 “지난 10년간 좌파정권에 의해 저질러진 잘못된 일들이 각계 분야마다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이 묵은 때를 벗는 일이 시급하다”면서 “안보와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바른 인식, 올바른 국가관, 정당한 노사관계 등을 회복하는 일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중에도 2012년 전작권 환수 문제는 가장 시급한 과제다. 2012년은 북한에는 김일성이 태어난 지 100주기를 맞는 해이고 ‘강성대국 완성의 해’로 선언된 해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가 담긴 2012년에 미군이 한반도에서 공식적으로 철수를 시작한다는 것은 심각한 안보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2012년은 또한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국내적 혼란이 어느 때보다 가중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전환점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여 공동대표는 이와 함께 “현재의 6자회담이 중국의 관리 아래 방치되다시피 한 것을 과연 이대로 놔둘 것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중국은 등소평 시절부터 북한의 핵개발을 사실상 옹호하고 관리하고 인도해온 당사자라는 점에서 6자회담을 중국에 맡겨두는 것이 과연 옳은가”라고 질문했다.

그는 이어 “국군포로 문제, 무기감축 문제, NLL 문제 등 남북관계의 그 어떤 문제도 종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전체제를 평화협정체제로 전환시키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시도이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명박 대통령이 나라의 경제를 살리고 특히 서민경제를 살리는 일에 올인하고 있는데, 대통령의 이런 관심은 당연한 일이지만 자칫 본질을 외면하고 허상만 쫓는 결과가 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여 공동대표는 “경제문제보다 대통령이 무게를 두어야 할 국정현안은 헌정질서의 회복에 있다. 대통령이 시위대로부터 매 맞는 경찰을 관망하기만 한다면 이 나라는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인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며 “국가의 권위가 다시 세워져야 하고 본말이 전도되는 중용이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나라 지키는 24시간 등대

여상환 공동대표는 자유지성인회의 장기적 목표에 대해 “이 나라 청년들의 혼을 다시 일으키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전했다.

“고구려의 조의선인, 신라의 화랑, 백제의 싸울아비의 정신을 이어받아 후학들의 시각을 크게 만드는 일을 해야 합니다. 경제, 문화, 역사를 통해 다시 한 번 요동벌을 지배하겠다는 우리 선조의 웅혼과 기상을 회복해야 합니다.”

여상환 공동대표는 포항제철의 신화를 일궈온 기업인 출신이다. 포항제철의 창설멤버로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자유지성인회에 15년간 몸담아 왔다.

여 공동대표는 “자유지성300인회에서 국가경영의 또 다른 측면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최근 그간의 자유지성의 강연들을 모아 ‘한반도의 희망과 절망’이라는 책으로 묶어냈다. 이 단체의 20년 활동을 조감하며 이 나라의 역사를 돌아보게 하는 의미 있는 책이다.

여 공동대표는 향후 자유지성인300인회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주의의 기본노선을 지키며 한 차원 위에서 국가적 현안을 통찰함으로써 건전한 보수의 시각을 견지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앞으로 10년이 되든 100년이 되든 자유지성300인회의 목소리는 계속 이어져 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40대의 젊은 피로 수혈된 새로운 자유지성300인회로 거듭나 나라를 위해 24시간 등대의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창범 편집위원 cbkim47@hanam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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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궤사 2015-12-12 23:03:52
자유지성 300인회는 살아있는데 홈피는 어디갔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