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워스가 전달한 오바마 친서에 대한 진실
보즈워스가 전달한 오바마 친서에 대한 진실
  • 미래한국
  • 승인 2010.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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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뷰 -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
▲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특파원

이달 초 북한을 방문한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특사의 임무에 대한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보즈워스 특사는 이번 방문에서 북한을 6자회담으로 복귀시키기 위해 ‘매우 유용’하고 ‘솔직한’ 대화를 했다는 기자회견에서의 말보다 심도 있는 말을 나눈 것 같다. 서울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김정일에게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보즈워스는 “내가 메시지”라며 시치미를 뗐고 또 다른 질문에는 “김정일을 만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보즈워스 특사가 오바마의 편지를 전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편지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즈워스가 서울에서 말한 것을 볼 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견해”를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워싱턴에서 가진 다른 기자회견에서는 자신이 ‘메시지’라며 오바마의 서면 간청을 전달한 북한 측과의 대화에서 백악관의 말을 전했다고 암시했다.

보즈워스의 말장난은 북한을 상대할 때 누군가에 대한 신뢰를 쌓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보여준다. 북한이 보즈워스 방문 중 장거리 대포동2호는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발사한 것이라며 지난 4월 5일 미사일 실험발사로 유발된 대북제재들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것도 보즈워스가 아닌 유명환 한국 외교부 장관이 밝혔다. 북한은 지난 5월 25일 핵실험 후 한층 강화되어 부과된 제재들에 대한 취소 역시 주장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보즈워스는 이번 방북에서 북핵 프로그램 불능화 및 폐기를 위한 단계를 구체적으로 담고 있는 2007년 6자회담에서 타결된 2가지 협정 내용을 거론하지 않았을 것으로 믿어진다.

그는 대신 2005년 9월 19일 6자회담에서 서명된 합의서를 인용했다. 이른바 이 ‘공공선언문’은 구체적 양을 정하지 않는 방대한 대북지원 및 ‘평화체제’와 같은 매력적인 내용을 제공하는 대가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단어들로 꾸며져 있다.

미국과 북한은 2006년 10월 첫 북핵실험 후 합의한 2007년 협정들을 찢어버리고 폐기하기로 동의한 것인가? 보즈워스는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및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가진 대화가 ‘유용’하고 ‘솔직’했다고 말했는데 이 말은 다음날 북한 대변인이 썼던 동일한 표현이라는 점에서 그런 것 같다.

보즈워스는 2005년 공동선언문의 ‘요소’인 미국과 외교관계 수립, 정전협정를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북한의 기대에 대해 논의한 것을 부인하지 않았다. 북한은 6자회담으로 복귀하기 전 대북제재 철회는 물론 평화협정 체결과 미국과의 외교관계 수립을 요구할 것이 분명하다.

북한과 추가 회담을 하기로 했는지, 이를 위해 다른 날짜를 잡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보즈워스는 ‘No’라고 짧게 답했는데 이것은 이번 방북이 실망스러웠다는 것을 명확히 암시하는 것이다. 보즈워스가 영변 핵시설의 플루토늄 프로그램과 완전히 별개인 북한의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장래 회담에서 반드시 다룰 것이라고 말한 것은 중요한 진전이다. 미국 협상가들은 그동안 북한이 우라늄프로그램의 존재를 계속 부인하자 이를 간과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북한은 몇 달 전 농축우라늄을 통해 핵무기를 만들 준비가 거의 다 되었다고 자랑하면서 농축우라늄프로그램은 전면에 나왔다.

북한은 대북제재로 악화된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래리 닉쉬 미의회연구소 선임분석가는 특히 북한 미사일이 알래스카, 하와이 혹은 미 서부해안까지 도달할 수 있다면 미 협상가들은 다른 핵 전략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러한 우려가 평양에서 있었던 보즈워스의 만남까지는 전달된 것 같지 않다. 대신에 미 국무부는 쓸데없는 잡담이 어디로 이어질지 분명하지 않음에도 ‘다음 단계’에 대한 북한의 말을 기다리고 있다.#

번역/이상민 기자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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