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들의 어버이’김정일이 핵을 포기 못하는 이유
‘독재자들의 어버이’김정일이 핵을 포기 못하는 이유
  • 미래한국
  • 승인 2010.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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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은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못한다’

영국의 유력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2월 25일자에서 내린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독재자들의 어머니(The mother of all dictators)’란 제하의 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전문가들이 증거가 없음에도 김정일이 핵을 포기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고 믿고 일부는 김정일의 적대적 태도 이면에는 타협 및 동맹까지 맺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는 데 아연실색하며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코노미스트는 그 근거로 동서대 브라이언 마이어(Myers) 교수의 신간 ‘The Cleanest Race: How North Koreas See Themselves ? And Why It Matters’(아주 순수한 민족 : 북한은 자신을 어떻게 보며 그것이 왜 중요한가)의 내용을 소개했다.
마이어 교수는 김정일 정권의 존립 기반은 감시나 억압, 북한주민들에 대한 세뇌가 아니라 민족과 역사에 대한 강력한 신화에서 비롯된 ‘개인숭배’라고 분석했다.

어린 아이와 같이 깨끗하고 순수한 한민족을 보살피는 지도자가 나와서 중국, 일본, 미국처럼 나쁜 어른들의 학대에 맞서 싸워야 하는데 그 지도자가 바로 김일성·김정일 부자인 것이다.

김일성이 아이들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그림이나 최고통수권자인 김정일이 ‘어머니 장군’이라고 불리는 것은 이들이 북한주민들에게 ‘부모’처럼 숭배되고 있는 상징이라고 마이어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이런 기괴한 부모상은 파시스트인 일제 히로히토 천황을 따라한 것이라며 히로히토 천황은 자신을 순수한 일본 민족의 심장이라고 했고 일본인들은 자신들과 하나인 천황을 위해 기꺼이 죽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소개했다.

김일성은 2차 세계대전 후 일본 천황의 정치선전가들을 모아 북한 신화를 만들었는데 그 결과 백두산은 일본 후지산처럼 신성시되었고 김일성이 히로히토 천황이 탔던 말과 같은 백마를 타고 백두산 정상에 서 있는 모습의 그림이 나왔다.

결과는 성공적이어서 북한 아리랑 축전 때 수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보인 매스게임은 서늘한 스탈린식 공연이 아니라 순수한 혈통과 동질성을 축하하는 것이었다.

이런 점에서 일본, 특히 제국주의 미국으로부터 순수한 한민족을 보호하는 것이 김 부자의 핵심적인 정통성의 근거인데 마이어 교수는 김정일이 미국과의 대결을 결코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미국과 긴장관계를 종식하기 위해 협상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유지하기 위해 하는 것이며 핵개발은 김정일이 외세에 대항하는 국가 최고 방어자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마이어 교수는 이런 배경에서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은 김정일 정권을 종식하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분석했다. #

아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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