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어가는 한국기업에서 배우자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기업에서 배우자
  • 미래한국
  • 승인 2010.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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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풍향계 / 일본

닛케이신문 3/4 사설

 

세계시장에서 한국기업의 약진이 눈부시다. 한국기업이 전기·전자산업 중심으로 부진한 일본기업을 따돌리고 경쟁력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제 겸허하게 한국기업으로부터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일본 국내시장만 보면 잘 알 수 없지만 세계시장에 눈을 돌리면 한국기업의 과감한 진출에 놀라게 된다. 2009년 박형TV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1위가 삼성전자, 2위가 LG전자다. PC에 내장되는 DRAM에서도 삼성이 1위다.

핀란드의 노키아가 세계 1위인 휴대전화 분야에서도 2위가 삼성, 3위는 LG이다.

승용차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성장 시장인 중국에서 2위이며 인도에서도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경영실적도 호조를 보여 2009년 삼성전자의 연결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90%가 늘어난 10조9,200억 원(약 8,700억 엔)인 바 일본 전자업계 최대 규모인 파나소닉의 2010년 1~3월의 예상이익 1,500억 엔에 비해 훨씬 크다. 삼성만이 아니다. LG전자의 2009년 이익은 약 3,300억 엔인데 일본의 전기전자 회사 1위에서 9위까지의 이익의 총계는 6,400억 엔에 지나지 않았다.

일본과 한국이 같이 세계적 불황의 영향을 받았으나 한국기업은 리먼 쇼크 때 원화가치가 엔화에 비해 많이 떨어져 일본과 경합하는 제품이 많은 수출시장에서 유리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기업의 호조는 환율 효과 때문만은 아니다. 첫째, 불황 때 적극적인 투자와 신속하고 대담한 경영 판단 둘째, 고부가가치 상품의 집중적 판매전략 셋째, 선진국 시장만 아니라 신흥·개발도상국 시장에 대한 꾸준한 해외전략의 세 가지 노력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LED TV가 그 전형적인 예다. 전력소비가 적은 LED를 사용하는 LED TV는 판매 시작과 기술에서 모두 일본이 앞서 있었으나 삼성은 이를 미국시장에 대량 투입하여 80%를 넘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

일본이 차세대 전략상품으로 꼽는 3차원 TV분야에서는 파나소닉보다 앞서 삼성이 먼저 판매를 시작했다. 기술과 디자인에서 일본의 우위성이 거의 사라지면 상품화 속도가 승패를 결정하는 것이다.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한국기업은 오너가 경영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신속한 투자 판단면에서 일본이 불리하기는 하지만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의욕과 결단, 꾸준한 노력은 일본기업이 참고로 해야 할 점이며 무엇보다 위기 의식의 차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인구가 일본의 반에 못 미치고 경제규모도 일본의 1/5인 한국은 지속적 경제성장의 활로를 해외시장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LG전자의 해외종업원 비율은 70%가 넘으며 삼성, LG 모두 해외 매출이 전체의 80%를 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경합기업이 적은 것도 한국의 특징이다. 1997년의 아시아 통화위기 때 정부주도로 대규모 산업 구조 조정을 실시한 결과 현대자동차 그룹의 국내 점유율은 70%를 넘는다. 많은 기업이 국내시장에서 경쟁하는 일본과 달리 한국기업은 국내에서 번 자금을 연구개발, 설비투자 그리고 해외시장 개척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의하면 한국은 일본보다 국내시장 규모는 작지만 주요 기업 당 국내시장 규모로 보면 승용차는 일본기업의 1.5배, 휴대전화는 2.2배이다. 휴대전화의 경우 일본에는 샤프를 비롯한 6개사가 있지만 한국은 삼성과 LG 2개사가 맡고 있다.

일본은 인구 감소로 앞으로 국내시장 축소가 불가피하다. 경합 기업끼리 국내에서 소모전을 한다면 해외로 진출할 여력이 축소할 수 밖에 없으며 한국기업과 경쟁이 안 될 것이다. 과감한 업종별 재편으로 규모의 이익을 도모해 집중투자와 자원배분을 강화하는 경영전략을 진지하게 검토할 시기가 되었다. #

정리/ 김용선 객원해설위원 (태평양 아시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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