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렇게 대북심리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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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한국
  • 승인 2010.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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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북방송·전단지 보내는 6人
▲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방송 듣고 北 주민 1,000명 이상 도움 요청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노무현 정부 때 북한의 요구에 따라 중단된 대북방송을 탈북민들이 힘을 모아 재개하자는 의견이 모아져 시작했다. 하루 4시간 방송하는데 뉴스가 15%, 황장엽, 조갑제 씨 등의 메시지, 강철환, 김흥관 씨 등 탈북민 단체 대표들의 탈북민 발언대 등을 방송한다.

재원은 처음에 탈북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조달했으나 2006년 미 국무부에서 단파방송 전파 임대료 충당 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자유북한방송을 듣고 도움을 요청한 북한 주민이 1,000명에 이르고 북한에 12명의 통신원을 두고 시시각각 북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대북방송을 심리전이라기보다 진실을 알린다는 자세로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1,200여명의 탈북민이 출연해 남한사회의 진실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줬다. 북한 주민들에게 자신들의 처지를 알게 함으로써 스스로 체제 변혁을 위한 운명의 개척자가 되게 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 비판을 많이 받았다. 진보연대가 방송국 앞에서 시위를 하고 심지어 내가 폭행을 당했다. 정부가 태도를 어정쩡하더라도 사명감을 가지고 방송하려 한다. 자유북한방송에서 북한의 화폐개혁 소식이나 박남기 처형 소식을 최초로 보도한 것에 보람을 가진다.

자유북한방송은 2004년 4월 하루 1시간 인터넷방송 송출하다가 2005년 12월부터 하루 30분 단파라디오방송 송출했다. 2006년 4월부터는 하루 1시간, 2007년 4월부터 2시간, 2007년 12월 3.5시간, 2008년 9월 4시간, 2009년 3월 5시간으로 계속 방송 시간을 늘 발전해 왔다.

이런 공로로 2008년 12월 국경 없는 기자회 올해의 매체상, 2009년 12월 아시아 민주 인권상(대만 민주주의 기금)을 수상하기도 했다.


북한의 개혁 개방 방법 제시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

▲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
2007년 12월부터 북한 개혁 개방의 방법을 제시하고 북한주민들의 이해 증진을 위한 취지로 방송을 시작했다. 매일 밤 12시부터 1시간 동안 동북아 전체 지역을 가청취권으로 단파로 방송한다. 북한이 철저하게 폐쇄된 사회이니만큼 개혁 개방을 위한 지혜와 용기 리더십을 알려주는 데 힘쓰고 있다. 북한 변화의 동력을 만들어주려는 것이다.

정부의 한민족방송은 외교나 대북 관계 등의 제한을 받아 할 얘기를 다 못하지만 민간방송인 우리는 할 얘기를 다한다.

북한의 간부, 지식인, 대학생, 군관 등을 대상으로 하는데 예를 들면 시장경제 프로그램 강연과 등소평의 개방 개혁 정책 등을 방송한다. 드라마, 다큐멘터리, 토크쇼 등을 하고 싶은데 여건이 어려워 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민주주의진흥재단(NED)에서 올 회계연도에 17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정부는 말로만 지원하지 실제로 해주는 것은 없다. 천안함 사건 이후 국방부에서 FM 방송을 시작했지만 확성기를 설치해놓고 아직 방송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못하는 얘기를 민간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을 고려해 민간방송에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정부 방송이야 북한 체제 유지에 도움을 주는 중국을 비판하지 못하지만 민간 대북방송은 할 수 있다. 북한의 간부들에게 북중관계나 급변사태 등의 현실 인식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개혁방송은 올해 2월부터 국내에서 처음으로 DVD를 제작해 대북 전단을 보내는 곳에 의뢰해 보내고 있다. 1, 2, 3차 서해교전, ‘강성대국의 조건’, 천안함 사건 등의 동영상을 다큐멘터리나 드라마 형식으로 제작했다. 북한이 의외로 DVD 보급이 잘 돼 효과가 클 것이다.


남북한 주민의 소통 매체 지향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

▲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
4~5년 준비해서 2005년 12월 첫 방송했다. 국내에서는 활동이 제한을 받을 것을 우려해 2005년 미국의 NGO로 등록했다. 열린북한방송은 남북한 주민의 소통 매체를 지향하고 있다. 남한 주민이 북한 주민을 상대로 방송을 하고 탈북민이 토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탈북민 주부와 남한 주부가 나와 생활 풍습과 에피소드를 얘기하고 남한 대학생과 북한에서 온 대학생이 청년문화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라디오 남북 친구’는 한국 대학생들이 직접 만들어 방송한다.

미국의 민주주의재단과 국무부에서 지원받고 있다. 작년과 올해는 행정안전부와 언론재단에서 탈북민과 북한 주민을 포괄하는 사업에 대한 명목으로 부분적 지원을 받고 있다.

2005, 2006년 미국의 리서치 기관인 인터미디어에서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북한에 있을 때나 중국으로 탈북해 열린북한방송을 청취한 사람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함 이후 남한 국민들의 대북방송에 대한 반응이 좋아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北 기념행사장에 삐라 떨어지기도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노무현 정부 들어 남북 장성급회담에서 대북방송을 중단하고 전광판 철수 결정을 한 이후 북한에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취지로 2004년 대북 삐라를 날리기 시작했다. 북한 주민들이 막연히 남한이 북한보다 잘산다는 것을 알지만 그 원인이 북한의 선군독재체제와 김정일 때문이라는 것은 잘 모른다. 자유주의와 인권이 무엇이고 대한민국의 현실 등 북한 주민이 궁금한 내용을 기재한 삐라를 날려 보낸다. 김정일 부인 등 가족 상황과 김정일이 겉으로는 소박하게 북한 주민과 함께 고통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는 갖은 호화생활을 하는 것, 잔인한 수령독재를 하는 것 등을 알리고 있다.

자유와 민주주의는 누가 주는 것이 아니고 북한 주민들이 직접 김정일과 맞서 싸워 얻는 것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작년에 한국에 입국한 3,200명의 탈북민 중 절반 가까이가 삐라에 대해 알고 있었다. 9월 9일 북한의 공화국 창건 기념일이나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 때는 평양의 광장에 삐라가 떨어지기도 했다. 여기서 보낼 때는 자유북한운동연합 뒤에 괄호로 조선인민해방전선이라는 단체 이름을 함께 쓴다. 운동이라고 쓰면 스포츠로 알기 때문이다.

천안함 사건 이전에는 정부에서 자제를 요청했지만 천안함 사건 이후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국민들이 삐라 날리는 소식을 듣고 후원계좌로 보내주는 돈으로 삐라를 날린다. 자유총연맹이나 재향군인회, 수잔 숄티와 남신우 씨가 운영하는 미국의 북한자유연합에서도 지원한다.


납북자 486명 신상 알리는 삐라 날려보내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2008년 10월 수잔 숄티와 바다에 나가서 처음 대북 삐라를 날려보냈다. 납북자 486명의 이름, 주소, 나이, 납북경위, 신분 등을 적어 보냈다. 김정일이 얼마나 악랄한지, 김정일이 중풍으로 쓰러진 사실 등 북한 주민이 알았을 때 동요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했다.

북한돈 5천원권을 함께 넣어보내자 남한의 좌익들이 문제 삼았다. 이에 통일부 장관이 남북교류법 위반이라고 고발했지만 검찰에서 혐의가 없다며 풀려났다. 북한 주민을 살리기 위해 삐라를 날려보내는데 남한의 좌익이 반대하는 것을 보면 기가 막힌다.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 천안함 사건 조사가 문제 있다며 유엔에 서한을 보낸 것을 규탄하기 위해 조금 전 참여연대 앞에서 시위하고 왔다. 참여연대 건물을 잘 지어놨더라. 납북자단체 회원 일부는 전단지에 납북자 명단을 넣어 보내면 납북자가 죽는다고 항의하기도 한다. 그러나 진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의 국방위에서 삐라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면 삐라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4개 국어로 납치 피해자 관련 뉴스 방송

아라키 가츠히로 일본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 대표

▲ 아라키 가츠히로 일본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 대표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에서 운영하는 시오카제는 2006년부터 단파로 송출하는 일본 유일의 대북방송이다. 아침 5시30분부터 6시까지와 밤 11시부터 11시30분까지 두 차례 방송하고 있다.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납치피해자들이 주 청취 대상이다. 남북한과 주변지역에서 들을 수 있는데 단파이다보니 미국과 유럽에서 청취한 경우도 있다. 방송 이름이 시오카제인데 바닷바람이라는 뜻이다.

일본어로 납치 피해자에 대한 정보 낭독, 납치 피해자 가족의 메시지 낭독 방송을 하고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납치 피해자에 대한 정보 낭독 방송을 하며 한국어, 영어, 일본어로 납치 문제에 관한 뉴스와 해설 방송을 한다.

유감스럽게도 북한에 있는 일본인 납치자들로부터의 반응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북한이 방해 전파를 발사하는 것으로 볼 때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성금으로 운영되는데 앞으로 정부에서도 약간의 지원금이 나올 예정이다.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는 한국의 이민복 기독북한인연합 대표에게 의뢰해 삐라에 납치피해자 문구를 써서 날려보내기도 한다. 일본에서 만든 삐라를 함께 보내기도 한다. 노무현 정부 때 내가 이민복 대표와 철원에서 삐라를 날리려 하자 경찰이 동원돼 못하게 한 일도 있었다. #

강시영 편집국장 ksiyeong@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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