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상당수 “오바마는 이슬람 신도”
미국인 상당수 “오바마는 이슬람 신도”
  • 미래한국
  • 승인 2010.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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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5명 중 1명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무슬림(이슬람 신도)이라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종교와 공공생활에 대한 퓨(pew)리서치 센터가 지난 8월 18일 밝힌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18%는 오바마 대통령이 무슬림이라고 믿고 있다. 취임 직후인 2009년 3월에 비해 오바마 대통령의 종교가 이슬람이라고 믿는 사람이 7% 증가한 것이다.


미국인 61%, 오바마 종교에 의구심

▲ ▲지난 8월 13일 이슬람금식월 라마단을 맞아 백악관으로 초대한 이슬람권 외교관들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이 기독교인이라고 믿는 미국인은 2009년 4월 48%에서 34%로 대폭 떨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의 종교가 뭔지 모르겠다고 답한 사람은 43%다.

백악관은 이 여론조사의 결과에 오바마 대통령은 기독교인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백악관 선임 신앙고문인 자슈아 두보이스는 “오바마 대통령은 기독교인으로 기독교 신앙을 잘 지키고 있다”며 “이 여론조사 결과는 오바마 대통령의 적들이 퍼뜨린 잘못된 정보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그동안 해온 말과 고백을 볼 때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는 기독교인이다.

그는 2008년 8월 16일 새들백교회에서 열린 대선 토론회에서 릭 워렌 목사로부터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이 어떤 의미인지를 묻는 질문을 받았다. 오바마 당시 후보는 “나는 예수 그리스도가 내 죄를 위해 죽었고 나는 그분을 통해 구원을 받았다고 믿는다”며 “그것이 일상생활에서 내 힘과 유지의 근원”이라고 답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신뢰하는 것은 “말씀 뿐 아니라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기대를 수용한 것”이라며 “그것은 공의를 행하고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을 말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4월 6일 부활절을 맞아 열린 조찬기도회에서 “예수님이 인류의 죄를 위해 치른 희생에 감사한다”며 “부활의 구속 약속이 우리의 영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20대 초에 시카고 트리니티 그리스도연합교회(UCC)에서 침례를 받았고 그 교회 담임목사인 제레미야 라이트가 미국을 폄하하는 발언이 알려지기 전까지 20여 년 간 그 교회 멤버로 활동했다.

그런데 왜 오바마 대통령이 기독교인이라고 믿는 미국인들은 갈수록 줄고 있고 그가 무슬림이라는 믿는 사람은 증가하고 있는 것일까?

백악관은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는 달리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신앙을 좀 더 공개적으로 표현하지 않아 미국인들이 잘 몰라서라고 답하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0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가장 영향을 받는 정치철학자나 사상가가 누구냐’는 질문에 “예수 그리스도다. 왜냐하면 그가 내 마음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답하는 등 자신의 기독교 신앙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기독교 신앙을 잘 표현하지 않아 미국인들이 오해했다기 보다는 그가 취임 후 보여온 행동과 정책들이 미국인들로 하여금 그를 기독교인이 아니라 무슬림으로 생각하게는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오바마 아버지는 무슬림 신자

첫째, 기독교인으로 보기에는 석연찮은 그의 신앙과 정책들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1년 7개월 전 백악관으로 온 후 지금까지 교회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결정한 것은 한 교회에 등록하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가 교회에 가면 예배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신 개인적으로 기도하며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빗 채플에서 가족과 함께 가끔 예배를 드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민주당의 전임 빌 클린턴 대통령은 재임 시절 백악관에서 몇 블록 떨어진 파운드리(Foundry) 감리교회에 정기적으로 출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임 부시 대통령이 8년 내내 백악관에서 가졌던 국가기도의 날 행사를 열지 않았다. 매년 5월 첫 째주 목요일에 미국을 위해 전국적으로 기도하는 국가기도의 날에 오바마 대통령은 혼자서 기도한다며 국가기도의 날 백악관 행사를 취소한 것이다.

미국이 경제 침체와 테러와의 전쟁 등으로 어려울 때 대통령이 앞서서 하나님께 기도하는 모습을 보이며 국민들이 기도하도록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 조치는 그렇지 못한 모습이라며 미국 내 많은 복음주의적 기독교인들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경에서 죄로 규정하고 있는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옹호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해왔다. 동성애를 혐오방지법이 적용되는 한 항목으로 추가한 법을 적극 추진하고 채택, 교회에서 목사들이 동성애를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설교 등을 했을 때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처지가 됐다.

그는 동성결혼 지지를 위해 결혼을 한 남자와 한 여자 간 결합이라는 결혼보호법을 폐지할 것이라고 약속하고 있고 5월을 게이, 레즈비언, 양성애, 성전환자 긍지의 날로 선포, 지난 5월 28일에는 미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동성애자들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이들을 격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는 믿음으로만 구원을 받는다는 ‘오직 믿음’의 기독교 구원론과 관련, 애매한 입장을 표현했다.

그는 2008년 7월 12일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구원은 예수를 통해서만 된다는 것이 내 기독교 신앙의 개념”이라며 “하지만 나는 황금률의 신봉자로 내 믿음 뿐 아니라 지구상에서 내가 한 가치, 이상, 경험도 (구원의) 중요한 기둥”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점에서 내 어머니가 공식적으로 기독교를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지옥에 갔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둘째, 그의 개인 성장 배경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친아버지는 무슬림에서 무신론자가 된 사람이고 양아버지는 무슬림이다. 그의 어머니는 불가지론자로 하나님이 존재하는지 안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사람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자서전 ‘The Audacity of Hope’에서 “나의 어머니는 세계의 위대한 종교를 아는 것이 훌륭한 교육의 일부로 생각해 집에는 성경, 코란, 힌두교 경전이 그리스, 아프리카 신화 책과 함께 선반에 놓여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엄마는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에는 나를 교회로 끌고 갔고 중국 신년에는 불교신당과 신토사원으로 끌고 갔다”고 소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정식 이름은 버락 후세인 오바마다. 후세인이라는 중간 이름은 이슬람권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이름으로 무슬림이었던 그의 친아버지가 지어준 것이다. 그가 무슬림이라는 이미지를 주는 이름이다.

복음 전도자인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지난 8월 19일 CNN에서 자신이 기독교인이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말을 믿겠지만 “대통령의 문제는 그가 무슬림으로 태어났고 그의 아버지도 무슬림이라는 것”이라며 “유대교가 어머니를 통해 자녀에게 전해지듯 이슬람의 씨도 아버지를 통해 자녀에게 전달된다”고 지적했다.


“히잡 등 무슬림 종교생활 방해하지 않아야”

셋째, 그의 친이슬람 정책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이슬람권이 비난해온 이슬람 테러리스트를 수감한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폐지를 전격적으로 명령했다.

2009년 6월에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전 세계 이슬람권을 향해 이슬람은 미국의 일부라며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과 싸우는 것이 미국 대통령의 책임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서 기부에 대한 규제로 무슬림들의 종교적 의무 이행에 어려움이 있는데 나는 미국 무슬림들이 자캇(기부 행위로 무슬림들의 5대 의무 중 하나)을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찬가지로 서구에서 무슬림 여성들의 히잡(머리를 가리는 스카프) 착용을 금지하는 등 무슬림들의 종교생활을 방해하는 조치들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슬람을 옹호했다.

오바마의 카이로 선언 1주년을 맞아 지난 6월 카이로를 방문한 찰스 볼든 NASA 국장은 아랍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을 NASA 국장으로 임명한 목적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학, 수학, 엔지니어링에 대한 무슬림들의 역사적 기여를 소개하며 무슬림 국가들과의 관계를 증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인간을 달에 걷게 한 후 우주탐사를 주도해오며 미국의 선진과학과 자긍심의 상징인 NASA의 주 목적이 무슬림 세계와의 관계 증진이라는 것이다.

지난 5월에 발표된 2010년 미 국가안보전략보고서는 미국의 주적을 ‘폭력적 극단주의’(violent extremism)로 규정하고 있다. 부시행정부 때까지 이 보고서에서 주적은 ‘폭력적 이슬람 극단주의’(violent Islamist extremism)이었다. 이슬람을 뺀 것이다. 미국이 이슬람과 전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라지만 ‘이슬람권’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유명한 이슬람학자인 타리크 라마단은 지난 4월 말 6년만에 처음으로 미국에 입국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부시 행정부 시절 애국법에 따라 입국을 금지했던 조치를 무효화시켰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유명한 이슬람 교수인 아담 하빕의 미국 입국도 허용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런던에서 열린 G-20 회담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왕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 ▲지난해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G-20 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사우디 국왕에게 허리굽혀 인사하고 있다
당시 이를 두고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사우디아라비아 왕에게 절한 사람은 없었고 다른 이슬람 왕족들에게는 절하지 않고 ‘두개의 신성한 모스크 보호자’(The Custodian of the Two Holy Mosques)로 불리는 사우디 왕에게만 한 것은 그가 실제는 무슬림이라는 반증이라며 논란이 불거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8월 13일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 시작을 축하하는 만찬에서 최근 논란이 커진 9·11 테러 현장 옆의 모스크 건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와 같은 친 이슬람정책으로 미국 내 무슬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갤럽이 지난 7월 미국인 25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무슬림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의 업무 수행을 지지하는 사람은 78%로 최고다. 다음으로는 무신론자 및 불가지론자로 63%, 이어 유대인 61%, 가톨릭 50%, 개신교 43% 순이다.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는 나오지 않는 법이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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