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우리가 완성해 간다”
“대한민국은 우리가 완성해 간다”
  • 미래한국
  • 승인 2010.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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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대학생포럼 변종국 회장
▲ 지난 9월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대학생포럼 주최 비전선포식


‘보수’ 기치 내건 최대규모 대학생 모임


취직을 위해 너도나도 좋은 스펙을 쌓기에 열중인 시대에, 좋은 스펙 쌓기는 물론 국가의 미래까지 고민하는 대학생 조직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총련을 제외하고 전국 최대 규모 대학생 회원 수를 자랑하는 ‘한국대학생포럼’은 대학생 단체로서는 이례적으로 ‘보수’를 표방하고, 국가적인 이슈에 대해 대학생으로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9월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컨저브(Conserveㆍ대한민국 지키기)와 컴플리트(Completeㆍ대한민국 완성하기)를 기치로 내건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건국과 경제 성장, 민주화의 가치를 지키고(Conserve), 나아가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도약시킬 원동력으로서 이러한 가치들을 더욱 공고히 해 완전한 대한민국을 이루겠다(Complete)는 것이 이들의 포부다.

<미래한국>은 한국대학생포럼 변종국 회장(연세대 정치외교학과ㆍ26)을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보수, 그리고 이들이 만들어가고 싶은 대한민국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변종국 회장은 ‘한국대학생포럼에 대해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대해 “저희 단체에 있는 대학생들이 어떤 대학생들이냐를 말씀드리는 것이 단체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공부와 토론으로 진정한 보수 배워

“저는 한국대학생포럼에 있는 친구들은 슈퍼맨, 슈퍼우먼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개개인도 똑똑하고, 발전적인 동시에 국가의 미래를 고민하는 친구들이죠.”

젊은이들이 보수적인 활동을 한다고 하면 으레 보수 단체의 산하 조직이거나 유력 인사가 주도하는 젊은이 조직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기 싶지만 한국대학생포럼은 지난해 3월 자발적으로 결성된 조직이다.

변 회장은 지난 2008년 7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시위를 보면서 이러한 단체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즉흥적으로 들었다고 한다.

“제가 군대에서 제대를 하고 나올 때에 한창 촛불시위가 있었어요. 그때 저는 군인 신분이었기 때문에 시위에 참여를 못했죠. 객관적으로 볼 때 저것이 맞나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 제 이념적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인터넷 댓글을 봤는데, 보수고 진보를 떠나서 정말 말도 안 돼는 이야기들이 올라오고 있더라고요. 이래선 대학생들이 안 되겠다 싶어서 뜻이 맞는 친구들끼리 우리끼리 공부도 해보고, 대학생 단체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생 단체를 결성하자는 결의를 했지만 단체의 성격을 어떻게 할 것이냐를 놓고 처음에는 진통을 겪기도 했다.

“한국대학생포럼을 만들어보겠다 해서 몇몇이 노력했는데, 그 안에도 색깔이 다양하다보니 6개월 동안은 내부 의견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결국에는 제가 이겼는데, 이런 활동을 하려면 돈도 많이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제가 장학금을 학교에서 받고 있던 게 있어서 2학기 분을 다 쏟아 부었어요. 무려 2학기 등록금을 쏟아 부으니까 ‘정말 독하다’, ‘정말 하고 싶은 마음이 있나보다’ 해서 친구들이 저를 많이 따르게 됐죠.”

이렇게 시작된 한국대학생포럼은 공부와 토론을 통해 우리 사회의 진정한 보수가 뭔지 생각해보고 특정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가 하면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대학가에서 음모론이 돌고 있을 때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사실을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6ㆍ25 전쟁 60주년 기념주간 행사를 기획해 21개 참전국 용사들에게 감사편지 액자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지난 8월 15일 광복절에는 이날이 광복절일 뿐 아니라 ‘건국절’이라는 것을 알리는 전단을 배포했다.

언론 사업도 한국대학생포럼의 중요한 사업 중 하나. 대학생포럼은 투데이타임즈(www.todaytimes.kr)라는 자체 인터넷 신문국을 가지고 있는데, 기자단만 50여명에 달한다. 방학 때에도 안보 캠프, 기업 시찰 캠프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변 회장은 이렇게 다양한 사업들 중에서 6ㆍ25 전쟁 60주년 기념주간 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고 뿌듯한 활동이었다고 소개했다.

“6ㆍ25 기념행사는 저희 포럼이 했던 가장 큰 사업 중 하나였어요. 4월부터 계획을 했는데, 저는 거기에 매진하면서 한 학기 휴학을 했어요. 그때 백선엽 장군을 모시고 강연을 들었고, 6ㆍ25 관련 에세이나 감상문 콘테스트를 했어요. 21개 참전국 대사관에 찾아다니면서 그 나라말로 쓴 감사편지를 액자에 담아서 직접 전달하고 이디오피아와 룩셈부르크는 국내에 대사관이 없어 직접 일본으로 가서 대사관에 편지를 전해줬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이런 일을 했을까, 뿌듯해요.”

학교 공부에, 취직 준비로 바쁜 대학생들이 어른들도 해내기 힘든 일을 어떻게 해낼 수 있었을까. 변 회장은 ‘사명감’ 때문에 이런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 17개 지부에 회원 1천여 명


“저희는 돈이 나와서 이런 일을 했던 것도 아니고, 오히려 저희 돈을 써가면서 활동을 해왔어요. 이 일이 좋았고, 누군가는 분명히 했어야 하는 일이었다는 생각을 했었고요. 70주년때에는 아무도 안 살아계실지도 모르는데, 지금 빨리 찾아뵙고,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겠다 , 그리고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역사에 대해 바르게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그렇게 하게 만든 것 같아요.”

한국대학생포럼이 하는 일과 추구하는 방향이 대학생들에게 먹혀들면서 포럼의 회원도 날마다 늘어나고 있다.

현재 한국대학생포럼의 회원 수는 1,000여 명. 서울, 경기 지역은 물론 전국에 걸쳐 17개 지부를 거느리고 있다. 지부는 각 대학마다 설치돼 있는데,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서울의 주요 명문 대학을 비롯해 지방대학에 이르기까지 구성원이 다양하다.

매주 수요일 열리는 비공개 세미나에는 60~70명의 대학생들이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비전 선포식이 끝난 다음주에는 ‘이승만을 어떻게 볼 것이냐’를 놓고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이승만을 앞으로 후배들에게 어떻게 얘기해 줄 것이냐를 두고 이야기를 하는 거죠. ‘이승만은 건국의 아버지’다 이렇게 한 마디 던지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포럼에서 패널이 나가고, 고등학생들도 나오고, 실제로 역사교육학과 친구들을 불러서 ‘너는 어떻게 교육할거냐’를 두고 담론을 나눠보는 겁니다.”

흔히 대학생들은 진보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변 회장은 진보적이라고 알고 있는 대학생들도 대화해보면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우리 사회에서는 워낙 ‘보수’에 대한 비판 논리가 많기 때문에 대단한 자부심이 없으면 보수로 살아가기 힘든 것 같아요. 저는 친구들과 얘기할 때 솔직하게 물어봅니다. ‘너는 국가 발전에 반대해?’ 친구가 ‘아니’라고 대답하면, 그러면 ‘너도 보수인 거다’ 이렇게 말이죠. 또 ‘나는 기업의 성장을 중요시하는데 너는 기업의 성장을 나쁘다고 생각해?’ 이렇게 물어보면 그런 것도 아니란 말이에요. 말은 기업을 욕하지만, 대기업에 들어가고 싶어하고요. 자기는 진보라고 얘기하지만 보수적인 생각도 가지고 있고, 또 보수라고 얘기하지만 진보적인 생각도 가지고 있는 것 같고요. 저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말하는 진보ㆍ보수는 종북주의자만 아니면 똑같다고 봐요. 남북관계 이 정도에서만 시각이 다르고 다른 것에서는 비슷비슷한거 같은데 , 어르신들이 정치권에서 진보ㆍ보수를 나누다 보니까 오해를 많이 사고 그랬던 것 같아요.”


대한민국의 긍정적인 면을 알아갈 것

변 회장은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그가 생각하는 ‘보수’에 대한 생각을 이어갔다.

“보수라고 평가하는 기준이 다 달라서 저는 보수가 뭔지 말씀을 못 드리겠어요. 하지만 제가 확실히 강조하는 것은 제가 인간으로 대우받고 싶어서 민주주의 혹은 자유를 추구하게 됐고 어린 시절 굉장히 가난했었는데 부모님이 열심히 사셔서 성공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노력한 만큼 얻는 시장경제적인 가치를 지닌 사회야말로 내가 꿈꿔야 하는 사회라고 생각을 했어요. 저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해서 맹신하지는 않지만, 굉장히 존중하고, 추구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저를 보수라고 보더라고요. 제가 보수이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어렸을 때부터 추구하다 보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저를 보수라고 부르고 있었어요.”

보수의 참 뜻을 고민하는 한국대학생포럼은 요즘 앞으로 그들이 만들어나갈 대한민국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지난 9월 8일 열렸던 비전 선포식(Conserve&Complete)은 대학생포럼이 지켜가야 할 가치와 완성해가야 하는 가치를 대외적으로 선포하는 자리였다.

“컨저브(Conserve)라는 것은 말 그대로 한자로 지킬 수(守)자가 되고, 컴플리트(Complete)는 완성하다 해서 이룰 성(成)자, 이걸 한문으로 보면 수성(守成)이에요. 사실 수성의 정치학이라는 것이 무언가를 지키고 완성한다는 개념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지켜야 할 가치를 받아들이고, 우리가 그동안 논하지 못했던 부족한 무엇이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을 완성해 가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비전선포식에서 컨저브&컴플리트를 대외적으로 표명한 겁니다. 하반기 사업도 그것과 연관이 돼 대한민국의 건국과정 그리고 경제성장과정, 민주화과정까지 긍정적인 면은 공부하고 습득하고, 나아가서는 사회, 정치 혹은 인권문제, 통일문제를 좀 더 고민해볼 겁니다.”#  

서은옥 기자 seo0709@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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