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싱크탱크들, 이렇게 운영된다
미국 싱크탱크들, 이렇게 운영된다
  • 미래한국
  • 승인 2010.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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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커크 미래한국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 도널드 커크 미래한국 편집위원


워싱턴= 싱크탱크는 미국에서 거의 모든 주요 현안에 대한 ‘대화’의 일부를 형성한다. 우파에서부터 좌파에 이르기까지 싱크탱크는 은퇴한 대사, 교수, 언론인, 작가, 사상가들의 안식처로 이들은 이곳에서 논평, 연구와 분석, 토론을 하고 세미나에 참여하고 TV에 출연한다.   

많은 싱크탱크는 워싱턴 DC 내 매사추세츠가(街) 근처 거리에 포진해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 국제평화를 위한 카네기재단, 전략국제문제센터, 미기업연구소, 헤리티지재단, 케이토연구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모두 몇 블록 안에 다 있다. 이들은 저마다 다른 정치적 견해를 대변하고 있지만 한 가지 공통의 임무가 있다. 그것은 국가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쳐 의회, 행정부, 백악관 관계자들이 그들의 아이디어를 읽고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다.

싱크탱크 안에 있는 사람들은 보통 독특한 관점을 갖고 이목을 끌고 싶어하지만 로비스트로 등록돼 있지 않다. 어떤 사람은 많은 봉급을 받지만 메시지가 국가 정책에 반영되었을 때 엄청난 액수를 받는 로비스트들 만큼은 아니다. 로비스트들은 그들의 노력으로 어떤 기업이나 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내용이 정책에 반영되면 상당한 액수를 요구한다.

모든 싱크탱크는 정부로부터 독립을 유지하며 자유로운 운영을 위해 기부금을 필요로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오랜 미국 싱크탱크 중 하나인 뉴욕의 외교관계위원회에서 1974년부터 1975년까지 매년 기자 한 명에게 제공하는 연구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수년 간 외교관계위원회는 전통적인 미국의 기성세력으로 여겨져 왔고 진보적 비판가들은 이를 비판해 왔다. 한국은 종종 외교관계위원회의 주요 관심사로 최근 한반도 정책에 대한 장문의 분석을 발표하기도 했다.

모든 싱크탱크가 이념적으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헤리티지재단은 보수라는 평판을 받고 있다. 미국기업연구소(AEI)는 좀 더 온건하지만 여전히 보수적인 성격이다. 케이토연구소는 정부의 무간섭을 추구하는 ‘자유주의자’(libertarian)들로 규정되고 있다.

▲ 워싱턴 헤리티지 재단 전경
헤리티지재단과 AEI는 북한에  단호한 정책을 촉구하지만 케이토연구소는 주한미군이 한국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 케이토연구소의 이 견해는 좌파적인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한국이 자위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주한미군이 필요 없다는 생각이다. 매사추세츠가로부터 내 한 블록에 위치한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의 한미연구소는 북한과의 화해 및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싱크탱크 간에 아이디어를 주고 받는 정신은 건강한 것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시각을 들을 수 있다. 그렇다면 누가 싱크탱크의 활동을 위한 비용을 대는가. 어떤 경우는 한 명의 큰 기부자가 내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기업들이 세금 감면과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을 친구로 삼고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법으로 싱크탱크를 후원한다. 

미국과 달리 한국의 주요 싱크탱크 대부분은 한 개 이상의 정부 부처에 속해 있는 것 같다. 나는 외교안보연구원, 국방연구원, 통일연구원과 같은 싱크탱크의 전문가들에게 자주 전화하고 있고 이들은 그 때마다 잘 대답해준다. 세종연구소는 조금 다르다. 이곳은 독립적으로 운영하지만 프로젝트를 위해 정부와의 관계에 의존하고 있다. 정부와의 이런 관계는 도움이 되지만 종종 비판의 대상이 된다.

정부의 후원이 전혀 없는 시스템과 정부가 후원하는 시스템 중 어떤 것이 나은지는 단정해 말하기는 어렵다. 요점은 싱크탱크가 자유롭게 사고하는 사람들이 행정부와 정치인들의 공공정책을 보완하는 제안, 아이디어, 시각을 만들어낼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어떤 시스템도 완벽하지 않다. 모든 싱크탱크는 치우쳐 있다며 비난받고 있다. 나는 싱크탱크 전문가들이 누가 그들을 후원하는지와 상관없이  개방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기꺼이 대화하기를 바란다.#

번역·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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