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중국과 인도의 대결시대
21세기는 중국과 인도의 대결시대
  • 미래한국
  • 승인 2010.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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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 박사의 전략이야기] 이춘근 뉴라이트 국제정책센터 대표
▲ The Economist 2010년 34호 (8월 21~27일)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국제정치 상식에 의하면 이글의 제목은 그야말로 웃기는 것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의 신문이나 잡지 혹은 방송들에 의하면 21세의 대결은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며 그 대결에서 중국이 승리할 것이라는 것이 압도적인 대세다. 그래서 우리나라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는 미국 보다는 중국과 잘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필자는 이미 여러 곳에서 중국이 패권을 장악할 것이라는 생각은 옳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에 대한 중국의 패권 도전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며 미국이 21세기 중에도 계속 세계 패권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근거와 논리를 제시했다. 이번 전략이야기에서는 미국이 지속적인 세계 패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의 또 다른 근거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민주주의 체제 인도의 경제성장 주목

전략이야기의 제목 ‘21세기는 중국과 인도의 대결시대’는 영국에서 간행되는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2010년 34호, 8월 21~27일자 커버스토리에서 빌려 온 것이다. 이코노미스트지 커버 그림은 튼튼한 근육질의 두 남자가 팔씨름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한 남자의 팔에는 용, 다른 남자의 팔에는 호랑이 문신이 새겨져 있다. 각각 중국과 인도를 상징하는 것이다. 커버스토리의 제목은 21세기의 대결: 중국 대 인도로 바로 이 글의 제목과 같다.

21세기의 세기적 대결은 당연히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라고 알고 있는 한국인들에게는 상당히 혼란스러운 일이겠지만 이미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인도의 급성장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그들 대부분은 인도의 급성장을 21세기 세계정치에 대단히 ‘긍정적’으로 작용할 힘이라고 본다.

중국의 성장을 마치 20세기 초반 독일의 급격한 국력 신장처럼, 결국 세계적인 전쟁과 갈등을 일으킬지도 모를 우울하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과는 정반대로 인도의 성장에 대해서는 대단히 우호적으로 본다는 사실이 특이하다.

▲ The Economist 2010년 40호 (10월 2~8일)
2010년 34호에서 인도와 중국의 대결을 21세기의 대결이라며 특집으로 다루었던 이코노미스트지는 최근호(40호, 10월 2~8일자) 커버스토리에서는 아예 인도와 중국의 경쟁에서 인도가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호랑이가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는 그림의 표지에는 인도의 성장은 어떻게 중국의 성장을 앞지르게 될 것인가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인도 역시 중국 못지않은 엄청난 속도의 경제 발전을 이룩하고 있는데 이코노미스트지를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이 인도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이유는 인도의 경제 발전은 중국과는 전혀 달리 ‘민간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인도의 경제 발전은 이미 민주주의를 이룩한 정치체제 속에서 정통적인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맥락 아래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앞으로 더욱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하며, 그처럼 폭발적인 경제성장이 급속히 이루어지더라도 그것은 인도 사회에 구조적 갈등이나 변혁을 초래할 가능성이 없는 안전한 것이다. 반면 중국의 경제성장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다. 일부 중국에 아첨하는 서양 학자들이 정치 발전(즉 민주주의 건설)과 경제 발전은 별개라고 주장하고 있고, 중국 정부는 당연히 그렇다고 말하고 있지만 경제 발전과 독재정치가 영원히 공존할 수 없다는 것이 정치학의 진리다.
 

경제발전과 독재정치는 공존할 수 없다

민주주의를 경제 발전의 산물로 보는 학자(대표적으로 미국 정치학자 세이무어 마틴 립셋)와 정치가(한국의 박정희 대통령)들이 있다. 이들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의 주장 속에는 가난한 나라는 민주주의가 되기 어렵다는 의미가 함축돼 있고, 가난한 나라의 경제개발 독재를 정당화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주장은 역사적 사실들로 증명됐다.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돌파한 국가들 중 민주주의를 하지 않는 나라가 없으며 한국도 그 무렵 민주화에 성공했다.

중국은 경제성장을 이룩했는데도 불구하고 공산당의 일당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수많은 다른 민족들을 중국이라는 굴레 속에 억압하고 있는 나라다. 그래서 국내적으로 조급하고 강경한 정책을 쓸 수 밖에 없는 중국정부는 최근 일련의 대외 행태들(천안함 사건, 일본과의 영토분쟁)에서 보듯 국제정치적으로도 조급하고 강압적인 정책을 시행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전 세계는 중국의 힘의 증강을 두려움의 눈, 의구심의 눈으로 보고 당연히 중국의 성장을 가능한 한 제어해야 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반면 인도의 성장은 민주주의적 강대국의 출현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세계가 이를 환영하고 겁을 먹지 않는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인도의 성장은 서양 국가들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도 그 자체의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또한 인도를 통해 중국의 성장을 견제하려는, 강력한 서방 국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라고 쓰고 있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재임 중 인도를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로 만드는 대전략에 성공했다. 기 소르망은 이를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만들어 소련 공산주의와 대결하려 했던 닉슨 대통령과 키신저 장관의 탁월한 전략에 필적할 만한 성공적인 정책이라고 평가한다. 냉전시대 동안 단 한 번도 미국의 편이 된 적이 없는 인도가 지금은 미국과 동맹 수준의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미 양국이 북한 급변사태 시 중국을 여하히 대할 것이냐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미국은 적극적이었다 하고 한국은 소극적이었다 한다. 미국은 인도를 통해 그리고 우리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 할 것이다. 이미 일본의 해외 투자국 1위도 중국이 아니라 인도라 한다.

일본이 이처럼 행동한 전략적 의미를 우리는 알고 있는가? 미국이 북한 급변사태 시 중국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려는 전략적 의미와 그 결과를 우리는 모른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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