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추가도발 막을 유일한 방법
북한의 추가도발 막을 유일한 방법
  • 미래한국
  • 승인 2010.12.2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칼럼]이춘근박사의 전략이야기



북한이 왜 그렇게 도발을 지속하는지 질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북한의 도발을 우리 책임으로 몰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야당 정치인들, 좌파들, 종북주의자들은 이명박 정부가 지난 정부와 다른 대북정책을 택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지속적으로 도발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에도 북한의 도발이 끊임없이 지속됐다는 사실을 벌써 다 잊어버린 사람들이다.


北도발이 MB정부 탓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1999년 6월 15일 북한의 NLL 무력화 시도 결과로 야기돼 북한의 대패로 끝났던 서해 해전은 김대중 정부의 대북 햇볕정책이 본격적으로 시동된 이후의 일이었다. 북한은 2002년 6월 29일 월드컵이 한창이던 순간, 그리고 햇볕정책으로 인해 우리 해군의 손발이 사실상 묶여 있던 즈음, 보복 도발을 감행 대한민국 해군 장병 6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우리 경비정 참수리호를 처참하게 침몰시켰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가 선제공격하는 것을 자제하라고 했다. 숨을 데라곤 아무데도 없는 바다를 지키는 해군에 먼저 쏘지 말라는 말은 먼저 맞으라는 말과 같다. 맞기 싫으면 도망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리 해군은 도망가지 않고 NLL을 지키다 조국을 위해 전사했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명예는 정권이 두 번이나 바뀐 후 비로소 회복됐다.

대북 굴종정책이 지속되는 동안 북한은 열심히 핵무기를 개발, 김대중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 10월 제2차 핵 위기가 터지게 했고, 제2차 핵 위기는 햇볕을 계승한 노무현 대통령 시절 내내 지속됐다. 노 대통령 재임 중 북한은 최초의 핵실험을 단행했고, 미사일은 그야말로 아무 때나 마구 쏘아 댔다. 당시 대한민국은 북한이 고려해야 할 전략적 고려 대상조차 아니었다. 북한에 아부하는 정권이 지속되는 동안 북한은 오히려 마음 놓고 도발했다.

물론 북한은 이명박 정부 수립 이후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대북정책 때문이 아니라 도발을 지속해야 한다는 자체가 북한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북한의 도발 수준이 더욱 악성화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역시 북한의 체제적 속성에서 유래하는 것이다. 북한은 지금 더욱 강력한 대남 도발을 단행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처해 있다. 마치 마약 중독자가 중독이 심해질수록 마약 투여량을 높이지 않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2009년 이후 급격히 체제위기 상황에 빠져 들어간 북한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북한이 처한 상황은 김정일의 건강 악화와 불확실한 후계자 계승 문제, 최악의 경제난으로 인한 주민 불만 고조, 국제사회의 가중되는 압박 등으로부터 유래한 것들이다. 특히 국제사회의 압박은 김정일 정권 그 자체를 표적으로 삼는 것이었다. 이 같은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북한은 보다 강도 높은, 체계적인 대남 도발을 시작했다.

북한의 도발은 미군이 개입하기 어려운 지점에서, 대한민국이 전략적으로 북한보다 불리한 지역과 영역과 시점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됐다. 2009년 1년 동안 북한은 미사일 발사, 핵무기 실험 등 대남, 대미 위협용 분풀이성 도발을 감행했다. 2010년에 이르자 북한은 대남 직접 도발을 감행하기 시작한다. 1월 초 대한민국을 향한 성전(聖戰) 운운한 북한은 1월 하순 서해 NLL 부근에 해안포를 수백발 발사하는 도발을 단행했다. 이 무렵, 대한민국의 안보를 염려하는 많은 학자, 전문가들이 북한의 도발 유형을 구체적으로 예측했다.

이들의 예측에는 ‘북한은 우리 해군 함정을 격침시킬지도 모른다’ ‘앞으로 북한은 NLL 부근 해역이 아니라 서해 5도 그 자체를 향해 포사격을 가해 올지 모른다’ ‘북한은 아마도 서해 5도 중 주둔하는 대한민국 국군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고, 인구도 적으며, 크기가 작고 상륙작전이 용이한 섬을 하나 골라 점령하려 할지 모른다’는 것들이 포함돼 있었다. 2010년 3월 26일 북한은 우리 초계함 천안함을 공격해서 격침시켰고, 11월 23일 연평도를 무차별 포격했다. 그럼으로써 서해 5도에 거주하던 우리 국민들의 숫자를 대폭 감소시키는 상황을 만들었다. 다음번 도발 수순을 준비한 것이다.


北, 천안함·연평도 통해 김정은 ‘지도력’부각

우리가 북한에 대해 말만 강하게 했지 아무런 행동을 보이지 않은 결과, 북한은 자신들이 세운 작전 계획을 하나씩 실행에 옮기고 있다. 천안함을 통해 김정은은 전략론의 권위자로 부각됐을 것이다. 김정은은 단숨에 대한민국 군함을 절단내 격침시킬 작전계획을 수립한 군사전략가로서, 대한민국이 즉각 반격하지 못할 것을 미리 예측한 국제정치 전략가로서, 그리고 북한의 소행이 확실해도 시기적으로 어쩔 수 없으리라는 (G20 회의가 박두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이 무슨 재간으로 북한을 처벌할 수 있었겠는가) 사실을 예단한 대전략가로 칭송됐을 것이다. 그래서 비록 27세 밖에 되지 않았지만 북한의 100만 대군을 지휘하는 데 아무런 문제없는, 진짜 대장이라고 칭송될 것이다. 연평도 공격 이후 북한은 김정은을 포사격의 달인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전했다.

앞으로도 북한의 도발은 계속될 것이며 도발 목표 중 하나가 서해 5도를 점령하는 것임은 확실하다. 아니, 북한이 한국의 섬 하나 점령을 시도할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대처해야 만 한다. 천안함 공격은 대한민국과 북한의 군사력 충돌이었다. 연평도 공격은 북한이 대한민국 국민들을 공격한 것이며, 그들의 재산을 뺏은 것이다. 집과 가구들을 버려두고 피란 온 우리 국민들이 찜질방에서 비참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북한이 계획하고 있을 한 수준 높은 도발은 대한민국 영토를 일부나마 장악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북한은 국가의 3대 요소(주권, 국민, 영토)를 모두 유린, 대한민국을 욕보일 것이며, 이를 통해 김정은의 정권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북한 정권을 교체하는 것으로 우리의 대북정책을 바꿔야 한다. 그래야 북한의 다음 도발을 막을 수 있다. 현재의 북한을 놓아둔 채 도발의 고리를 끊으려면 대한민국은 ‘전쟁을 각오할 수 있는 나라’ 가 돼야 한다. ‘다음번 도발’ 또는 ‘추가도발’이 아니라 이미 ‘일어난 도발’에 대해 응징적 처벌을 가할 수 있어야 한다.#

 
이춘근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