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들이 눈뜨면 김정일정권 붕괴할 것”
“북한주민들이 눈뜨면 김정일정권 붕괴할 것”
  • 미래한국
  • 승인 2011.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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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 인터뷰중인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홍순경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3일 故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후임으로 선출돼 현재 북한민주화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홍 위원장은 태국 방콕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참사관으로 일하던 도중 북한체제에 회의를 느껴 1999년 탈출했다가 2000년 국내에 입국했다. 고인이 된 황장엽 비서의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그를 보좌하던 홍순경 위원장은 이제 2만여 국내 입국 탈북민을 이끌어갈 상징적 존재가 됐다. <미래한국>은 지난 12월 말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실에서 홍 위원장을 만나 북한정권을 바라보는 탈북민들의 시각과 역할에 대해 들어보았다. 

- 먼저 황장엽 선생에 이어 북한민주화위원회를 이끌게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어떤 활동계획을 갖고 계신지요.

자유민주주의사상과 인권의 가치 등을 북한주민들에게 알려주고 북한 내부가 스스로 시장경제와 개혁개방으로 나가도록 힘쓸 예정입니다. 아울러 북한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에 북한의 실상을 그대로 알려줘서 단합된 힘으로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가도록 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지난 남한정권의 햇볕정책에 하실 말씀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북한의 외교관 출신으로서 이를 평가하신다면?

햇볕정책은 북한주민들에 대한 햇볕이 됐어야 했는데 결국 북한정권을 위한 정책이 돼 버렸어요. 햇볕정책을 통해 북한의 정책이 변한 것도 없고 북한주민들의 생활이 나아진 것도 없지 않습니까. 변화가 있다면 결국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것과 그것으로 대한민국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햇볕정책은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만든 실패한 정책이라고 결론지을 수밖에 없겠지요.
- 90년대 중후반 북한정권이 붕괴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는데 김정일 정권은 아직 적어도 외면상으로는 건재해 보입니다. 

황장엽 선생이 남한으로 오실 때 북한에는 아사자와 탈북민들이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었어요. 많이 가봐야 5년 이내로 무너질 것이라고 봤지요. 하지만 그 예상이 빗나간 것은 그러한 시각이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좌파정권과 국제사회가 북한을 오판해 살려준 점에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대량으로 퍼주고 외교적으로도 활동 반경을 많이 넓혀주지 않았나요. 김대중 대통령이 마치 북한의 외교부 장관처럼 각 나라들을 다니면서 북한을 도와주었어요.

- 김정은의 세습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김정은 체제가 공고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겁니다, 김정일이 5년 내에 사망한다면 김정은 자기 체제를 굳히기 어려울 것입니다. 왜냐하면 김정일의 세습독재에는 장기간의 공작이 있었지요. 그때 북한의 경제형편도 지금과 같이 최악의 상태가 아니었고 사회주의에 대한 희망도 있었습니다. 민심도 김일성을 따랐어요. 하지만 지금은 모든 형편이 그때와 다릅니다. 국제적으로도 사회주의는 모두 망했고 민심도 반정부로 돌아선 지 오래됐지요. 특히 김정일의 경우 27세 나이에 대장 칭호를 붙였는데 군에서 10여년씩 있던 사람들이 불과 몇 개월만에 대장 칭호를 단 김정은을 인정하겠습니까. 대놓고 말을 못할 뿐이에요. 그만큼 틈새가 벌어지면 걷잡을 수 없을 수 있어요.

- 북한은 남한과의 체제경쟁에서 진 것을 모두 미국의 압박으로 돌립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미국이 언제 북한에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명령한 적이 있었나요. 순전히 자기 책임인 겁니다. 한 가지만 보죠.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이 공동 경작하던 시스템을 개인생산으로 돌리니 생산량이 2배 3배씩 늘었지요. 북한은 왜 그걸 못했습니까. 미국이 하지 말라고 했나요? 자기들이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핑계를 대는 건 정신나간 행동 아닙니까? 중국처럼 개방개혁으로 갔다면 북한도 먹고사는 문제는 진작에 해결됐을 겁니다. 그런 것을 하지 않고 외국의 핑계를 대는 것도 어이없지만 그런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남한의 일부 사람들도 정신나간 자들 아닙니까?

- 결국 북한경제의 붕괴는 미국이 아닌 북한의 자기 결정에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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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든 어디든 그 나라의 경제는 그 나라의 책임입니다. 북한의 경우 공산독재라는 체제 하에서 자유경제가 가능하지 못했던거죠. 국가계획경제 하에서 어떤 공장이든 자기 판단으로 경영할 수 없다면 발전이 있을 수 있었겠습니까. 북한은 어떤 지배인이나 책임자도 그 위에서 무엇을 생산하라하면 그 지령을 따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창조성, 창의성이 전혀 발휘될 수 없어요. 또 북한은 국민생활에 기본을 두는 것이 아니고 군사정책에 우선을 두다보니 일반 인민경제와 군수경제의 비례가 지나치게 왜곡돼 버렸습니다. 경제가 좋았을 때도 군수경제가 30%를 차지했는데 경제가 후퇴된 이후에도 50%까지 군수경제가 차지했어요. 당연히 발전이 불가능했던 것이죠. 결국 연쇄반응이 일어났는데 전력생산이 안되니 강철생산이 안되고 강철이 생산 안되니 철도를 놓을 수 없게 됐습니다. 산업 전반에 마이너스 연쇄효과가 발생하면서 붕괴의 길을 걷게 된 겁니다.

- 그렇다면 김정은은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개방개혁을 하려 할까요?

김정은도 김정일처럼 독재자로 남기 원할 것이기 때문에 개혁개방을 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북한주민들에게 그러한 것이 통하지 않을 거에요. 거기다가 지금 북한의 경제가 막바지에 다다랐는데 폐쇄정책을 고수한 들 망하는 것은 시간문제가 돼 버렸지요. 그렇다고 경제를 살리자고 개혁개방을 하게 되면 독재정권유지가 안된다는 점에서 김정은의 운명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맞이하며 죽어갈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결국 북한주민들이 시장경제와 개방에 눈을 뜨게 되면 김정일 정권은 붕괴로 가는 것이죠.

- 과거 김일성은 비교적 개혁개방 의지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김일성은 김정일을 73년에 정식 후계자로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그 모든 권한이 점진적으로 김정일에게 넘어갔지요.80년대 초반부터는 김일성-김정일의 연합정권이었다면 80년후반부터는 김정일정권이었어요. 그러니까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이 김일성을 만나려 했을 때는 모든 권한이 김정일에게 넘어가 있었을 때입니다. 당시 김일성은 대외적인 얼굴마담을 했을 뿐 실질적인 권한은 없었어요. 독재정권 하에서는 권력을 위해 아들이 아버지를 죽일 수 있고 아버지가 아들을 죽일 수도 있는겁니다. 그게 독제권력의 특성입니다.

- 중국이 순망치한의 관계로 북한의 생존을 끝까지 보존하려 하지 않을까요?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도 북한이 자신들에게 현실적 이익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잘 압니다. 경제관계로만 보자면 당연히 중국은 북한보다 남한과 우호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유리하지 않겠습니까. 다만 중국의 대북정책이 대미전략에서 비롯된 다고 본다면 중국과 미국의 관계변화에 따라 중국의 대북정책도 달라질 것으로 봅니다. 결국 중국도 변하지 않겠습니까.

- 국내에 입국한 2만여 탈북민 들의 생활은 어떻습니까. 남한에 온 것을 후회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까.

후회를 한다면 왜 남한에 온 탈북민들이 북에 있는 가족을 데려오기 위해 그렇게 안간힘을 쓰겠습니까? 물론 남한에 적응하며 산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지요. 탈북민에 대한 편견은 여전하고 잘못이 있으면 침소봉대해 알려지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하지만 정부나 국민의 대다수는 탈북민들에 대해 온정적입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자기가 노력하는 만큼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생활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 마지막으로, 이명박 정부가 이번에 마련한 새로운 통일정책에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통일부에서 2011년 통일정책에 있어서 대화보다 북한주민들을 변화시키는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고 한 것은 정말 잘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김정일,김정은 정권을 그대로 두고 교류협력을 해봐야 북한주민들을 외면하고 있는 김정일정권에 혜택을 주는 것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북한정권과는 상호주의에 입각하되 북한 백성들을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직접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북한정권과 거래하는 모든 지원은 소용이 없어요. 전혀 북의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아울러 북한을 탈출해 제3세계에 있는 탈북민들을 적극 구출해서 남한에 데려올 수있도록 정부와 국민이 관심과 지원을 해주시기를 기원합니다. 그것이 바로 북한의 김정일 정권에게는 압력이 될 것이고 북한주민들에게는 희망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한정석 편집위원  kalito7@empal.com 
사진/김동수 기자 dskim@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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